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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02-[송상훈의 식물이야기] 향신료 식물5

프로필_송상훈

향신료 식물에는 생강과와 백합과, 미나리과도 상당수다.
생강과 식물로는 생강, 강황/울금. 태국생강이라 불리는 갈랑갈 Galangal, 소두구라 불리는 카다몬 Cardamom 등이 있고, 백합과 식물로는 양파 Onion, 셜롯 Shallot, 산파라 불리는 차이브 Chives, 달래 Wild Chive, 마늘 Garlic 등이 있으며, 미나리과 식물로는 딜 Dill, 셀러리 Celery, 커민 Cumin, 회향 Fennel, 캐러웨이 Caraway, 당귀 Angelica, 미나리 Water Parsley, 아니스 Anise, 고수 coriander 등이 있다. 그 밖에 지치과의 보리지 Borage, 마디풀과의 여뀌 Water Pepper와 수영 sorrel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중 강황/울금, 카다몬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보리지, 회향, 고수를 살펴 보자.

 

강황(터메릭 turmeric) / 울금(야생 터메릭 Wild turmeric)
생강과인 강황과 울금은 자바 원산이며 파초와 바나나를 연상하게 하는 넓고 큰 잎을 갖고 있다.강황은 독특한 후추향과 매운맛을 특징으로 하고 성질은서늘하다. 노란색 성분이 커큐민(Curcumin)이 울금보다 10배 풍부하다. 커큐민은 아주 오래 전부터 항염제와 피부질환 개선제로 쓰여왔으며 각종 암질환에 유용하고 혈관건강에 좋으며 치매도 예방한다. 울금은 상쾌한 향과 쓴맛을 특징으로 하며 성질은 따뜻하고 커큐민도 적지 않기에 강황과 비슷한 효능이 있다. 모두 카레요리와 곡물 요리와 혼합향신료에 두루 사용되는데, 향신료 중 7번째로 비싸다.

강황과 울금 구별은 어렵다. 우리 전통식물이 아니고 간혹 경작지를 발견해도 농부가 부르는 이름이 각각이며 구분점도 혼재되어서 그렇다.

전문가들도 구별 기준이 모호하다. 식약처와 한의학대사전에서는 식물 강황의 뿌리줄기를 강황이라 하고 잔뿌리 줄기 끝에 달리는 작은 괴근을 울금이라 한다. 즉 강황 줄기 바로 밑 뿌리는 강황이고, 그 뿌리에서 따로 뻗은 실뿌리에 달린 덩이를 울금이라 하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설명도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강황은 식물명이고 이를 소재로 만든 약품명이 울금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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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학술지에서는 둘을 다른 개체로 본다. 문제는 학술지 학명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지칭하는 강황과 울금 학명이 일본에서는 뒤바뀌고,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을 따랐으며 한의학자들도 이를 따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동일한 학명으로도 설명이 여기저기 다르다.
여기서는 중국에서 사용하는 학명에 따라 강황은 Curcuma Longa L., 울금은 Curcuma Aromatica Salisb.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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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황은 8~9월에 개화하며 잎은 앞면 뒷면 모두 매끄럽고 촉촉하다. 울금은 4~6월에 개화하며 앞면은 강황과 같고 뒷면엔 솜털이 있다. 강황은 줄기 바로 밑에 생강 비슷한 덩이뿌리가 있으며 울금은 뿌리에 잘면서 긴타원형의 덩이뿌리가 있다.
필자의 구분법 중 하나는 강황은 잎이 나는 줄기에 꽃이 피지만 울금은 잎줄기와 꽃줄기가 별도라는 것이다. 종류가 많아서 정확한 구분법이라 자신할 수는 없다.

 

카다몬(Cardamom. 소두구)
향신료 카다몬은 라벤더나 유자 흡사한 기분 좋은 향을 발산하기에 ‘향기의 왕’이라 불린다. 맛은 자극적이며 맵고 쓰다. 예로부터 인도, 스리랑카, 네팔, 고대 로마에서 많이 애용되었다. 같은 생강과인 강황/울금은 뿌리로 향신료를 만들지만 카다몬은 종자로 향신료와 오일을 만든다.

다년초 식물 카다몬은 습기가 많은 열대우림지역에서 높이 2~6m까지 자란다. 많은 잎이 두줄로 도열하여 줄기에 붙어 자란다. 꽃생강을 연상하게 하는 잎의 길이는 50~100cm로 길고 좁은 편이고 끝은 뾰족하다. 꽃자루는 80cm 정도 자라고 여러 개의 꽃이 원추형으로 달리는데 꽃피우는 기간이 길어서 종자 채취가 어렵다. 향의 보존을 위해 종자의 꼬투리를 제거하지 않고 말림이 보통이며 향신료로 만드는 공임이 만만치 않다 보니 가격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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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몬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네팔과 부탄에 자생하는 카다몬의 종자는 검고 쓰면서 향이 강해서 카레의 독특한 맛을 결정할 때 사용한다. 인도와 말레이지아에 자생하는 카다몬의 종자는 녹색인데 민트향이 좋아서 중동 베두인족과 북유럽에서 수요가 크다. 녹색카다몬은 커피나 과자에 섞기도 하고 차로 음용하기도 하며 구강염이나 소화장애 해소와 해열제로 활용하기도 한다. 향신료 중 샤프란과 바닐라 다음으로 비싸다.

 

보리지(Borage. Bourrache. 서양지치)와 컴프리(Comfrey)

지치과에서는 향신료로 쓰이는 식물이 드물지만 보리지는 자주 접하는 허브식물이자 향신료 식물이다. 시리아, 레바논, 지중해 원산이지만 햇볕이 잘 드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자생하는 보리지는 전체에 굵은 흰털이 가득하며 높이 15-~100cm 정도로 자라는데 아래 잎은 크고 위로 갈수록 작아진다. 파랗거나 흰 별모양 꽃을 오랫동안 차례로 피운다. 잎은 큰 편이며 물결 치는 듯한 가장자리가 특징이고 상큼한 오이 향이 난다. 성장한 잎의 흰털은 억세지만 향이 더 강하고 어린잎은 부드러우며 향도 약하다. 꽃과 잎, 과실 모두를 향신료와 오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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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로마시대에도 꽃과 잎으로 기분을 돋궈주는 술을 담궜다하니 신경안정 효과가 있는 듯하다.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생선과 육고기의 향신료로, 음식의 장식으로 활용된다. 각종 셀러드와도 조합이 좋아 인기가 많다. 차로도 활용하는데 기관지염과 감기에 좋다.

비타민B가 풍부하며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여주고 동맥경화를 방지하며 폐경 지연과 모유 생산 효과도 있다. 최근에는 피부재생 촉진효과가 증명되어 화장품 재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같은 지치과로 보리지처럼 털이 가득하지만 조심해야 할 식물도 소개한다.
한 때 각광받던 식물로 컴프리(Comfery)다. 프랑스어로는 ‘병을 다스린다’는 뜻인 컴프리(Comfrey)는 유럽에서 예로부터 전쟁터 병사들이 애용해 상처와 골절로 인한 손상을 복원하는데 이용되었다. 단백질이 매우 풍부해서 ‘밭의 우유’, ‘야채의 왕’이라는 명칭이 붙을 정도로 찬사를 받았었지만 최근의 연구에서는 간 기능을 손상시키고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나 각국에서 식용과 약용을 금지하고 있는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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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원산이지만 공터나 밭두렁 등 세계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 높이 60~100cm 정도 자라며 잎은 매우 크고 길며 생명력이 왕성해 잘 자란다. 잎의 그물맥은 마치 차즈기를 확대한 듯한 느낌이지만 볼륨감은 없다. 5~9월 사이에 줄기 끝에서 말린듯한 종모양 꽃이 핀다. 이 점에서 꽃말이 비슷하다. 꽃색은 연보라, 연분홍, 백색이다. 보리지처럼 식물 전체에 털이 있다.

 

회향(Fennel)

미나리과 회향은 잎이 마치 고본 같은데 흰꽃을 피우는 고본과 달리 노란꽃을 피운다. 지중해 원산이지만 로마가 세계를 통치할 무렵 곳곳으로 퍼졌다. 물기가 많은 곳에서 2m 내외로 곧게 자란다. 어릴 때 줄기는 분백색이다. 줄기는 비어 있고, 전체에 털이 없다.

7월에 피는 꽃은 복산형화서인데 마치 활짝 편 우산을 묶은 듯 보인다. 잎은 마치 코스모스를 더 잘게 나눈 듯 가늘며 상부로 갈수록 잎자루가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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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전체에 아니스(Anise), 팔각, 딜(Dill)과 비슷한 독특한 향이 강한데 특히 씨앗은 향신료로 널리 쓰여 그리스, 이탈리아. 북유럽 요리에 애용된다. 육고기, 생선, 빵, 수프, 스튜, 샐러드 어디에나 잘 어울리며 소화를 돕는다.

열매와 뿌리, 잎 모두 한약으로 쓰인다. 소염작용이 강하며 복통, 위염, 구토, 신허요통, 관절염, 당뇨, 이뇨, 기관지염, 부인과질환, 해열에 효과 있다.

 

고수(코리앤더 coriander. 실란트라 cilantro. 빈대풀. 호유실, 상차이 香菜)

미나리과 고수는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원산으로 많은 곳에서 애용되기에 불리는 이름도 다양하다. 높이 30~60cm로 곧게 자라며 전체에 털이 없고 줄기가 비어 있다는 점, 우산을 펼쳐 여럿 묶은 듯한 꽃을 피운다는 점에서 회향과 닮았다. 그러나 회향과 달리 흰꽃을 6~7월에 피우고 향도 전혀 다르다. 꽃잎은 5장이다.
뿌리잎은 넓어서 미나리를 연상시키며 윗잎은 가늘어서 코스모스 같다. 이런 류의 식물들이 그렇듯 잎자루는 위로 올라갈수록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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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과 열매 모두 서양에서 소스로 많이 활용하여 소시지, 제빵, 과자, 샐러드에 사용한다. 호유자라 불리는 열매는 둥굴고 10개의 볼록한 능선줄이 있다. 이 열매가 푸를 때는 빈대 썩는 냄새가 난다 해서 빈대풀로도 불린다.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다. 그러나 열매가 익으면 오랜지 향으로 바뀐다.

동양에서는 잎은 주로 생채로 열매는 향신료와 한약재로 활용한다. 베트남 쌀국수에서 고수는 특유의 풍미를 더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생선 요리에 고수를 얹는 모습도 많다.

고수는 예전에는 우리 주변, 특히 절간 빈터에서 많이 재배되고 스님들이 애용했었던 식물이다. 그러나 들깻잎이 보편화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우리 민족이 향을 강한 식물을 특히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깻잎은 우리만 식용한다. 다른 곳에서는 향이 너무 강하고 화장품 냄새가 난다 해서 꺼려하는데 우리는 거꾸로 고수에서 화장품 냄새가 난다며 기피하는 이들이 많다.

고수는 항염 및 해열효과가 크다. 소화를 돕고 위장과 기관지를 보하며 콜레스트롤도 낮춘다. 고혈압을 낮추고 구취를 제거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5회에 거쳐 향신료 식물들을 살펴 보았다. 미쳐 살피지 못한 식물들이 태반이지만 우리가 접하는 향신료 식물들의 유래와 뜻과 기능을 스케치하는 기회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