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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몽골] 조림지에서의 아홉 달 – 양효선 단원

[산책]
요즘 종종 산책을 나간다. 음, 정해진 시간은 없고 그냥 나가고 싶을 때 나간다. 오전에 나가게 되면 주로 조림지를 간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날엔 두툼한 옷가지들이 부딪혀 부스럭부스럭하는 소리만 난다. 걸음을 멈추고 옷가지들의 소리마저 멈추면 온 세상이 고요하다. 가만히 서서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면 그림 속에 들어와있는 기분이 든다. 움직이는 건 나 하나 뿐이다.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과 여전히 귀여운 나무들, 멀리 보이는 마을. 모든 게 멈춰있다. 그냥 괜히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곤 마스크를 내리고 찬 공기를 한껏 들이마신다. 순식간에 오소소 소름이 돋지만 좋다. 왠지 모를 행복감이 밀려든다. 가끔은 북적이던 조림지가 그립지만 고요한 겨울 조림지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오전에 산책을 나오고 나서 두어 번 정도 주민직원분들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다들 추운 겨울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

오후에는 해가 질 즈음에 나가 동네를 돌아본다. 산책을 하다 맞이하는노을은 환상적이다. 사실 노을을 맞닥뜨리면 그 풍경에 압도당해 어떤 단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저 넋 놓고 바라보게만 된다. 해지는 풍경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한국과는 꽤 다른 풍경이라 그런 걸까. 건물이나 게르가 낮고 사방이 트여있어 하늘이 다양한 색으로 층층이 물들어가는 걸 한눈에 담아 볼 수 있다. 해 주변은 선명한 다홍색으로 붉게 빛난다. 그리고 해가 이미 지나간 자리는 주황색, 그 옆은 분홍색이 된다. 분홍빛 하늘은 몽골에서 처음 봤다. 정말 예쁘다. 사진을 찍고 며칠을 감탄하면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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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를 등지고 바라보는 하늘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보라색 위에 분홍색과 주황색 그리고 하늘색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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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여러 빛깔이 퍼지다 사라지는 모습까지 모두 보면서 문득 자연은 정말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자연이 가진 색은 몇 가지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