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6-[대학생기자단-한지형] 환경을 생각하는 산타들을 위해: 에코 패키징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축제를 장식한 소품.
매년 겨울이 되면 찾아오는 크리스마스 시즌. 올 2018년 겨울도 번화가는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물들어가고 있다. 여러 가지 캐롤 음악과 아름다운 불빛은 길가를 오가는 사람들의 가슴을 벌써부터 설레게 한다.
놀이공원과 쇼핑몰, 식당은 모두 행복한 추억을 만들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아이든 어른이든 할 것 없이 빡빡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빠지는 날이다.
쌓여있는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크리스마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선물이다. 이 시즌에는 가족과 연인, 지인들이 서로 마음을 담은 선물을 주고받는다.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받는 어린이들, 자식의 선물을 받는 부모님들 모두 예쁘게 포장된 선물더미를 받게 된다. 그런데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순간은 즐겁지만, 선물의 포장지들을 뜯고 나서는 걱정이 앞선다. 대부분의 포장지는 비닐 재질이고 그 양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포장재의 약 70%는 폐기물이 되어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
현대인의 삶에서 ‘포장’은 일상화되어 있다. 슈퍼에서 판매하는 각종 식품류와 화장품, 문구류 등이 대부분 포장되어 판매되고 거기에서 포장재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선물의 포장지에서 나오는 쓰레기다. 그리고 선물 및 그 포장지의 소비가 많은 날 중 하나가 바로 크리스마스이다.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선물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람들은 항상 포장지의 뒤처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곤 한다. 게다가 올해는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시도된 해이기에, 쓰레기 처리에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 플라스틱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식으로 쓰레기를 줄이고는 있지만 선물 포장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쓰레기를 줄여서 환경도 보호하고 성탄절의 감동은 지키기 위한 적절한 포장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부터 생물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하는 등 포장재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환경을 생각하는 포장지를 친환경 포장지, 일명 에코 패키징(Eco Packaging)이라고 부른다. 에코 패키징이란 수 천 수 만 톤의 쓰레기를 배출해내는 기존의 일반 포장지와는 달리 환경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 포장지, 환경 친화적인 포장지를 지칭한다.
빅그린의 친환경 종이 포장지
(사진출처: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61919491990055)
대표적인 에코 패키징으로는 빅그린에서 시도한 포장지가 있다. 빅그린은 지난 2018년 6월부터 비닐 포장을 중단하고 친환경 종이포장지를 도입했다. 이곳은 각종 케어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인데,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면 비용이 더 들기는 하지만 지구사랑 실천을 위해 이러한 선택을 했다. 빅그린의 친환경 종이포장지는 만들 때 화학성분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또한 종이 재질이라 물에 잘 젖고 찢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들 수도 있으나, 의외로 물이 쉽게 스며들지 않고 습기에도 강하다.
이 종이포장지는 폐기할 때에도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으며 쉽게 재생이 가능하다. 빅그린은 친환경 포장지를 2개월 동안 시범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제품 파손도 없었고 오히려 비닐보다 강한 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포장 작업도 훨씬 수월하기에 비닐을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다.
태국의 ‘타이 포멜로’
(사진출처: http://ballal.kr/30140723311?Redirect=Log&from=postView)
외국의 친환경 포장지 사례로는 태국의 ‘타이 포멜로(Thai Pomelo)’가 있다. 태국의 차이낫 지방에서는 오래전부터 부레옥잠이 큰 골칫거리였다. 부레옥잠은 우리나라에서는 친근한 수생식물로 알려져 있고 연못의 조경을 위해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태국에서는 부레옥잠이 외래 식물종으로, 기존의 토종 식물들이 살아갈 터전을 빼앗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타이 포멜로’는 이런 토종 식물 보호 문제도 해결하고 쓰레기도 줄이는 착한 포장지이다. 바로 부레옥잠을 이용해서 포장지를 만든 것인데, 식물로 만들었기에 유해 화학성분이 적게 사용된다. 또한 ‘타이 포멜로’는 버렸을 때에 토양에서 3개월 안에 분해가 된다.
신촌 유플렉스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하지만 굳이 이렇게 친환경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모두가 잘 알지만 쉽게 실천하지는 못하는 그것, 바로 재활용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나서 포장지를 뜯을 때 막 뜯지 말고 바르게 펴서 모아두는 것이다. 잘 정리해두면 나중에 선물을 포장해야 할 때 다시 쓰기가 용이하다. 이런 작은 실천은 아까운 포장지 구입비도 줄이면서 지구 환경도 지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가 있다.
올 겨울에는 선물을 전달하는 산타클로스들이 친환경 포장지 사용과 포장지 재활용을 통해, 우리의 푸른 지구를 지키는 크리스마스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한지형 푸른아시아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