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6-[Main Story] ‘자전거와 카약으로 2만 km를 달려간 남자’ 저자 이준규 작가 인터뷰

“몽골의 아름다운 풍경과
순수한 아이들의 웃음을 지키고 싶어요”

 

난히도 더웠던 지난 8월. 더위에 지쳐있었던 그 날, 한 통의 메일이 날아왔습니다. 메일을 보낸 주인공은 자신을 예비 여행 작가라 소개한 이준규 씨였는데요. 그는 자신의 여행 책이 출간되면 모든 인세비용을 푸른아시아에 기부하고 싶다는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그는 어떻게 이러한 큰 결심을 하게 되었을까요? 자전거와 카약으로 2만 km의 여정을 떠났던 한 청년의 이야기, 그리고 몽골에서 푸른아시아와 맺은 특별한 사연. 이제는 어엿한 여행 작가가 된 이준규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특별히 초대 손님으로 이준규 작가님과 몽골에서 소중한 인연을 맺은 최주한 단원님도 함께 했습니다.

 

# 자전거와 카약으로 2만 km를 달려간 남자

안녕하세요. 두 분 모두 너무 반가워요. 푸른아시아 회원님들께 간단히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준규(이하 ‘이’) : 안녕하세요. 영국 리버풀까지 자전거로 유라시아를 횡단하고, 다뉴브강을 카약으로 일주한 27살 이준규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최주한(이하 ‘최’) : 안녕하세요. 2016년 푸른아시아 어기노르 사업장에 파견됐었던 최주한이라고 합니다. 이준규 작가님과는 푸른아시아 어기노르 사업장에서 우연한 기회로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오랜만에 다시 만나니까 굉장히 반갑고 감회가 새롭네요. 오랜만에 작가님도 뵙고, 작가님의 이야기도 궁금해서 인터뷰에 함께 하기로 했어요.

이번에 작가님이 쓰신 책이 출간 되었는데, 어떤 책인지 소개해주세요.
이 : 25살에 시작하여 26살까지 이어진 여정을 담은 책이에요. 특히 저에게 자전거를 타고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해 영국 리버플까지 235일 동안 총 17,190km를 달린 여정과 다뉴브강 2,500km를 카약으로 종주한 것은 어느 경험과는 바꿀 수 없는 추억들이죠. 이러한 추억을 담은 책입니다. 중간 중간 각 나라의 자전거 여행 팁을 싣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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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이준규 작가님의 저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최주한 단원과 이준규 작가(왼쪽부터)

자전거와 카약으로 떠난 여정은 어떤 이유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이 : 자전거 여행은 축구 수석코치가 되고 싶은 꿈이 있어 시작하게 됐어요. 하지만 저는 프로 경험이나 코칭을 한 경험이 없고, 대학에서도 치기공을 전공하여 운동과 전혀 관련 없었죠.
그래서 자전거를 타면서 여러 축구 클럽의 훈련장을 방문해 필요한 조언을 받고 싶었고, 기회가 된다면 코칭에 대해 배우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또 자전거를 타고 먼 나라의 훈련장을 방문할 만큼 축구에 열정이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요.

카약 여행의 경우, 자전거 여행을 끝내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한국으로 돌아갈 때, 나의 몸을 이용해서 최대한 동쪽으로 가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부터 시작했죠. 자전거로 한국에 돌아올 수도 있었지만 무릎이 너무 아파 팔을 쓰는 카약을 선택 했고, 그렇게 카약으로 다뉴브 강을 건너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자전거와 카약으로 떠난 여정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이 :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25살 무렵, 유라시아를 건너 영국까지 달리는 꿈을 품고 자전거에 올라탔습니다. 일주를 하는 나라에 대한 사전정보와 자전거 여행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중국 텐진으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어요.

처음 만나보는 한국과는 다른 나라, 문화, 언어 심지어 자연환경까지. 혼자서의 긴 자전거 여행이 시작 된 거죠. 중국, 몽골, 러시아, 발틱3국, 폴란드, 체코, 독일, 네덜란드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영국까지. 태양이 이글거리는 고비사막을 달렸고, 시베리아에서 살아남아 우랄 산맥을 넘었어요.

계절이 변해 감에 따라 짐도 하나씩 늘어나고, 추위도 만만치 않았어요. 러시아에서의 마지막 날, 눈이 내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 받기도 했지요. 그렇게 자전거로 달린 235일. 총 17,190km를 달렸고, 너무 오래 자전거를 탄 탓에 오른쪽 무릎이 불편해졌어요. 지금은 치료를 하는 중이랍니다.

자전거 여행이 끝나고 내친김에 다뉴브강 위에 카약을 띄웠어요. 다뉴브강의 3,000km 중 2,500km를 노 저었지요. 카약은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던 고등학교 동창과 함께 탔어요.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 루마니아를 지나 최종 목적지인 흑해까지. 7개 국가를 지나는 동안 자전거 여행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풍경을 보았고,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무엇 보다 가장 좋았던 점은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친구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심심하지 않았고, 서로가 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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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이 가득 실린 자전거를 타고 여행 중인 이준규 작가님.

여행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 : 원래는 글 쓰는 것을 제대로 배우지도 좋아하지도 않았습니다. 글 쓰는 것에도 자신이 없어서 여행을 출발 할 당시에는 책을 쓰는 것에는 관심도 없었고요.
그런데 여행 중,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너의 여행 이야기를 책으로 읽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사실 그때 만해도 저는 책을 쓸 생각이 없었는데, 여행을 마치고 주위에서 ‘너의 여행 이야기를 판매 목적이 아닌 인생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며 책 쓰는 것을 권하더라고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생각은 바뀌었고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 몽골에서 만난 감사한 인연

몽골 여행 도중, 푸른아시아와의 특별한 인연을 만들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어떤 일화가 있었나요?
이 : 어기노르를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기노르로 들어가려면 비포장 도로를 20km 넘게 달려야 도착 할 수 있습니다.
어기노르에 도착한 그 날, 포장된 도로가 끝나고 비포장 도로가 시작되면서 여러 갈래의 길 들이 나오더군요. 저는 일단 차가 많이 달리는 길로 들어섰지만 길을 잃고 헤매게 되었어요. 그 때, 16km를 더 가면 어기노르 숲이 있다는 간판을 보았고 경비원을 만나 푸른아시아 조림장에 우연히 도착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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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고 헤매던 중 발견한 간판. 이 간판 덕에 소중한 인연이 시작되었으리라.

어기노르에서 봉사 활동 중이셨던 최주한, 신동철 단원이 저를 반갑게 맞이해 줬어요. 잠 잘 곳과 몸을 씻을 수 있는 기회도 주셨지요. 저는 감사한 마음에 그 곳에 머무르는 2박 3일 동안 그들과 함께 짧은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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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아시아 ‘어기노르의 숲’에서 주민 및 단원들과 함께한 봉사활동.

최 : 이준규 작가님을 처음 만났을 때, 한국인이라는 것에 굉장히 반가웠어요. 어기노르에는 사람들도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무작정 반가웠던 것 같아요. 후에 자전거로 여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위험천만하고 힘들었던 이야기를 듣고, 여기 있는 동안은 편히 쉬었으면 했죠. 얼마 안 되지만 용돈(?)도 드렸어요.

이 : 그 용돈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어요(하하). 제가 자전거 여행을 위해 천 만원을 모아서 들고 왔는데, 오백 만원 밖에 안 썼거든요. 최주한 단원님이 주신 용돈의 힘(?)으로 더 절약해서 쓸 수 있었어요. 돈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고 할까요? 응원과 힘을 실어주었던 계기이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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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감사한 인연을 맺게 된 최주한 단원과 이준규 작가(왼쪽부터)

출간된 책 인세 전액을 푸른아시아에 기부하시기로 하셨는데요. 이런 큰 결심을 하게 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여행을 하면서 두 가지를 깨닫게 되었어요.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하자’, 그리고 ‘내가 받은 도움을 돌려주자’.
몽골의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고 싶었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몽골 어린이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몽골에서 만난 어린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웃음에 마음이 따뜻해졌고, 그 웃음을 지켜주고 싶었어요. 이러한 이유로 푸른아시아에 기부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 여행 에피소드, 그리고 깨달은 것들

자전거와 카약으로 여행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힘들고 목숨이 위태로웠던 때에요. 이러다간 죽을 수도 있겠다고 느낀 적이 딱 세 번 있었죠. 첫 번째는 몽골에서 들개에게 쫓겼을 때, 두 번째는 몽골에서 국지성 소나기를 만났을 때에요. 국지성 소나기가 왔을 때는 영화 ‘쇼생크탈출’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니까요. 마지막은 폴란드에서 눈과 함께 달릴 때였습니다. 발과 손이 얼어붙어 정말 위험천만했죠.

대륙을 횡단하면서 어떤 것들을 느끼셨나요?
앞서 언급했듯이 자연을 보호해야겠다는 것과 받은 도움을 도움과 응원이 필요한 곳에 꼭 돌려줘야겠다고 느꼈어요.
여행을 하면서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과 그 나라의 집에서 고유의 음식을 먹으며 느낀 것도 있어요. 어느 나라 사람들이든 언어를 제외하고는 많은 것들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 지금, 그리고 꿈을 향한 여정

두 분의 요즘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 : 여행 후 스코틀랜드에서 코치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올 초부터 수원 외국인 학교 아이들의 축구를 가르치고 있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제 꿈인 축구 코치가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독일로 가서 좋은 시스템 아래에서 코칭 교육을 받고 코치 생활을 시작 하고 싶거든요. 독일에 가기 위해 독일어 공부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기회가 되면 자전거를 타고 아프리카를 종단하고 싶어요. 저의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 아프리카는 위험하다는 인식도 변했으면 하고요.

최 : 저는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어요.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학교 다니면서 전공 공부도 하고 취업 준비도 하고 있어요.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 위해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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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싸인이 담긴 저서를 들고 기념사진 찰칵.

이렇게 성심성의껏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리고요. 마지막으로 오늘 인터뷰 어떠셨는지 간략한 소감을 좀 나누어주시겠어요?
최 : 작가님과는 몽골 이후로는 처음 뵙는데요. 작가님이 그대로시네요.(하하)
일단 몽골에서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직접 들으니 재밌었고요.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좋기도 했습니다. 저도 자전거로 여행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는데, 작가님을 뵙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꿈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했네요. 책도 선물로 주셨으니 집에 가서 완독해야겠어요. 주변 친구들에게 많이 홍보도 하고요.

이 : 저도 최주한 단원과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어요. 푸른아시아 활동가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감사하고요. 정말 즐거웠습니다.

27세의 청년은 너무나도 빛나보였습니다. 꿈을 향해 열정과 용기만으로 떠났던 여정. 그리고 그 여정을 통해 맺게 된 소중한 인연.
그는 여행을 하며 몽골의 풍경과 아이들의 미소가 가장 아름다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것들을 지켜내고 싶은 마음이 앞섰답니다. 인터뷰를 하며 푸른아시아가 이런 멋진 청년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자전거와 카약 여행은 끝이 났지만, 그는 앞으로도 그의 꿈을 향한 여정을 계속 할 것입니다. 그의 소중한 꿈을 푸른아시아는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자전거와 카약으로 2만 km를 달려간 남자’(이준규)는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저자 인세는 푸른아시아에 전액 기부됩니다.7

글 배윤진 푸른아시아 캠페인실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