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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92-[Main Story]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이대로는 곤란하다

국제적 합의가 부재하고 효용성 약한 감축수단 활용을 즉각 재고해야 한다

정부는 6월 28일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을 발표하였다. 이를 기초로 하여 2차 계획기간(2018~2020년)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도 사실상 정해졌다. 이번 로드맵은 2번의 공청회를 거쳐 시행하게 되는데 단지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신기후체제를 앞둔 향후 10년 간 국가의 발전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기에 매우 꼼꼼하고 확실한 근거에 기초했어야 하지만 그러하지 못해 걱정이 앞선다.

로드맵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우리정부는 파리협정 체결 시 2030년에 BAU 기준 8억5,060만t 중 37%(3억1,460만t)를 감축하고 5억3,600만t을 배출하겠다 선언한 바 있다. 이전의 로드맵에서는 국내감축은 25.3%, 국외감축 11.7%였는데 이를 수정 로드맵에서는 국내감축 32.5%, 국외감축 4.5%로 조정하였다.
대한민국 GDP 성장폭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이전에 약속한 감축량에서 후퇴하지 않은 점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특히 9,600만톤의 해외감축량을 1,620만톤으로 줄이면서 나머지는 국내에서 감축하겠다고 한 점은 국내 순 배출량 감축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또한 ‘산업 부문’의 감축량을 이전의 5,460만톤 감축보다 강화된 9,860만톤으로 결정하고, ‘건물 부문’의 감축량도 이전의 3,580만톤에서 6,450만톤으로 강화한 것도 높이 살만하다. 비록 낮은 경제 성장률에 따른 반사이익(GDP 하락으로 인한 자동 감소는 1,400만톤. 산업부문 3.82억톤의 0.37%)일 뿐 산업계 스스로의 감축 노력이 아니라는 비난이 있을 수 있으나 수정 전의 감축량보다 대폭 강화한 것은 분명한 성과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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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서 불구하고 이번 수정안에 대하여 (사)푸른아시아는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전환(발전) 부문’의 감축량이 수정 전 6,450만톤에서 5,780만톤으로 축소되었으며 그나마도 「확정된 감축량」은 2,370만톤이고 3,410만톤은 차후의 사정에 따라 감축할 수 있다는 「추가감축잠재량」이어서 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사)푸른아시아는 이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2018~2031년. 이하 8차 계획)’ 논평에서 석탄발전설비량 비중이 2017년 31.6%에서 2030년에 23.0%로 줄어들지만, 실제로는 3.1GW가 늘어나는 것이고 이는 석탄 사용 여지가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온실가스 저감 측면에서 보더라도 석탄 사용을 통한 발전량 비중은 2017년 45.3%에서 2030년 36.1%로 소폭 줄이는 것이어서 매우 미흡한 정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번 수정안 ‘전환 부문’의 「확정된 감축량」은 이런 문제를 내포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이 고스란히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이전의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더불어 향후 결정될 미세먼지 보안대책, 3차 에너지기본계획,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에너지세제, 환경급전 등 정책적 선택에 따른 「추가감축잠재량」도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비록 미래의 국가전략과 온실가스감축을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미래의 알 수 없는 추정량인 배출전망치(BAU)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량을 제시한 것으로도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이 어찌될지 알 수 없는 미래의 정책을 덧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참고로 선진국은 BAU가 아닌 과거의 절대량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우리정부는 2030년에 BAU 기준 8억5060만t 중 37%(3억1460만t)를 감축하고 5억3600만t을 배출하겠다 선언한 것인데 이는 1990년 배출절대량과 비교하면 오히려 81% 증가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냉소한 바 있다. 2005년 배출절대량과 비교해도 고작 4% 감축에 불과하기에 온실가스배출 7위 국가로서의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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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불일치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서는 GDP 성장의 한계로 온실가스 감축을 강화할 수 없었다고 하면서도 기업에게 할당되는 배출권에서 산업부문 할당량을 1차 계획년도에 비해 5.5% 늘었고 그 이유는 산업부문 성장에 따른 배출량 증가를 전망했기 때문이라 한다. 배출권 산정의 기본이 되는 온실가스감축로드맵이 제대로 배출권 산정의 근거로 작동했는지 묻고 싶다.

정부는 이번 수정안에서 CCUS(온실가스 포집, 저장, 활용 기술)로 1,030만톤을 감축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IEA에 따르면 CCUS로 포획되는 온실가스는 2030년까지 필요한 수준의 4%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완성 기술이자 그나마도 더 나아질 가능성도 불분명한 기술이다. 더군다나 CCUS는 한계감축비용이 높아서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 적용하려면 t당 10만원 이상 소요된다. 이러한 CCUS에 의존한 수정안은 발표에 급급한 정부의 초라한 모습을 투영할 뿐이다.

산림흡수원(LULUF)을 활용하여 2,210만톤을 감축하겠다는 수정안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파리협정에서 결의한 온실가스 감축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것이다. 현존하는 산림의 전용(轉用) 및 황폐화를 방지하고 산림이 지속가능하도록 경영하여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은 파리협정 5조에서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 즉, 아직까지는 산림흡수원을 통한 온실가스감축을 각국의 온실가스감축 결과로 인정할 합의가 없는 상태이다. 비록 그것이 남북산림협력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하더라도 국제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은 감축수단에 의존하여 국가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이다. 더군다나 산림흡수원 도입은 9,600만톤의 국외 감축량을 1,620만톤으로 줄이면서 잔량을 보완할 대책으로 도입된 것이기에 그 편의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설사 국제적 합의로 이 부문이 국가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상당한 공유림과 사유림이 혼재된 현황에서 과연 2030년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정부의 이번 수정안에 ‘산업 부문’의 강화된 감축량은 다행스러운 것이지만 에너지 이용효율 제고와 산업공정 개선, 에너지 대체 등에 집중할 뿐 저탄소 4차 산업 육성 등 온실가스 자체를 배출하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산업군 창출과 지원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의지가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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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푸른아시아는 정부에 요청한다.
국제사회가 이해할 보다 명확한 ‘2030 온실가스 로드맵’을 구축하고 하반기부터 즉각 실행에 착수하라.
▲ 석탄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주범이다. 대한민국은 온실가스배출은 세계 7위이고 지난 20년간 OECD 내 온실가스배출증가율 1위 국가이다. 온실가스배출 감축은 대한민국의 의무이고 한계감축비용이 가장 낮은 석탄화력발전 축소가 해결방안이다. 그럼에도 ‘8차 계획’에는 2030년에 석탄화력발전 절대용량이 늘어났으며 이를 이번 수정안에 그대로 반영하였다.
정부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신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을 LNG로 전환할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수정안에 반영하라.
또한 미래의 투명한 정책적 선택에 따른 「추가감축잠재량」의 최소 기본방향과 기준 및 근거를 분명히 제시하라.

▲ CCUS에 의존한 수정안도 재검토해야 한다. 탄소를 포집할 기술은 아직도 요원하다. 현실화 되지 않은 미래기술에 의존한 추상적 수치 제시로는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한민국의 온실가스감축 실효성에 더욱 의무만 배가할 뿐이다. CCUS를 석탄화력발전소에 적용할 때 온실가스 t당 10만원이 비용이 발생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렇게 한계감축비용이 높은 CCUS에 의존하기 보다는 한계감축비용이 가장 낮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라.

▲ 비록 우리나라 산림이 풍부한 편이고 년 간 4천만톤의 산림흡수가 있다고는 하지만, 또한 파리협약 시 190개국 중 149개국이 산림흡수원 활용을 선언하고 13개국은 실제 반영한 INDC를 제출했다지만 아직도 국제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불분명한 감축수단으로 석탄화력 탈피를 통해 감축할 양만큼 줄일 수 있다는 발상은 자칫 국제사회의 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산림흡수원에 의존하기 보다는 에너지전환을 통한 온실가스감축 장기 로드맵을 구축하라.
REN21의 ‘재생에너지 2016년 세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용량 비중은 23.7%이고 EU는 2030년에 45%까지 높인다고 한다.
2018년 6월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7년 전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ECD 국가의 총 전력생산량은 10,539TWh로, 전년(10,460TWh)에 비해 0.8% 증가하였는데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발전량은 1.0% 감소한 6,188TWh였고 원자력 발전량도 0.8% 줄어든 1,856TWh였는데 비해 대수력발전을 제외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년 전보다 무려 16.7%나 늘어난 1,030TWh에 달했다.
발전설비용량으로 보더라도 2017년 전 세계 누적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용량은 2,179GW를 기록하였으며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용량 신규 설치는 167GW로 ‘16년 대비 8.3% 증가하였다. 이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8차 계획’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매우 빈약하다. 재생에너지발전설비용량을 더 강화한다면 석탄 사용을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9차 계획’에 재생에너지발전설비용량을 강화하고 이를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에 지속 반영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정해야 하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별개로 산림흡수원을 통한 온실가스감축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은 국가발전전략 미래설계도와 다름 아니다. 지금까지의 산업과 환경은 대립되어 왔으나 향후 산업과 환경은 협력이 필요한 공동영역이 될 것이다. 따라서 환경부와 산자부를 비롯한 모든 부처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국가전략을 협의하고 이를 반영한 상세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 구축되어야 한다. 앞서 지적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은 배출권 할당량의 기준이 되어야 하지만 서로 어긋하고 있다. 이러한 불일치를 해소하려면 모든 부처는 관련 자료를 공개하여 논의하고 협력해야 한다. 단순한 정보공개와 협력을 넘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부가가치 높은 신산업군을 공동 육성하는 미래안이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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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발전을 대폭 축소하고 재생에너지발전을 늘리는 에너지전환을 바탕으로 한 온실가스감축안은 온실가스감축 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군 육성과 에너지민주주의 확립 및 지방분권 강화로 귀결됨을 정부가 주지하길 간곡히 당부한다.

글 송상훈 푸른아시아 지속가능발전정책실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