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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몽골] 조림지에서의 네 달 – 양효선 단원

조림지에서 지내는 동안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우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이 되었다. 풀들이 나고 꽃이 필 뿐만 아니라 열매들도 맺히기 시작했다. 조림지가 알록달록하게 물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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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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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흐린누드

둘째, 조림지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처음에는 이 조림지가 저 조림지 같고, 걷다 보면 도대체 여기가 몇 조림지인지 도면을 몇 번이나 확인해야 했는데 이제는 멀리서도 척척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조림지 주민 직원분들과의 어색함도 많이 사라졌다. 예전에는 출근 때 우리가 먼저 직원분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새항 아므르스노~~?’하고 인사를 건넸는데, 요즘은 먼저 손을 흔들며 힘차게 인사를 해주신다. 힘찬 인사 덕분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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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직원분들과 함께 파이팅~!

셋째, 나무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단원 생활을 하기 전 내게 나무는 세 가지였다. 초록잎 나무는 소나무, 노란잎 나무는 은행나무, 빨간잎 나무는 단풍나무. 하핫…;; 정말 나무에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단원 생활을 하면서 나무를 조금 알게 되고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조림지 나무는 물론이고 만달고비 길거리 나무들과 올란바타르 길거리 나무들, 여행지에서 본 나무들까지. 나무 이름을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고 나무마다 다르게 생긴 이파리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제 나무라면 이끌리듯 다가가서 살펴본다. 아마 한국에 가서도 여기저기 보이는 나무들을 종종 살펴 볼 것 같다.

넷째, 벌레에 대한 공포심이 조금 사라졌다!! 아, 여기서 벌레는 다리가 그다지 많지 않은 작은 벌레다. 큰 벌레는 아직도 싫다. 아마 영영 싫을 것 같다. 작은 벌레는 무려 맨손으로도 잡을 수 있다. 맨손으로 잡아서 살려 내보낼 수 있다. 와..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멋진 변화다. 큰 벌레도 이제 고무장갑을 끼면 잡을 수 있다. 벌레에 있어서는 이 정도면 만족한다ㅎ▽ㅎ.

다섯째, 비가 좋아졌다. 몽골에 와서 비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한국에서는 비가 오면 끈적끈적하고 옷도 젖고 그래서 나가기 싫고 그랬는데……. 조림지에서 일하면서는 비가 언제 올까 괜스레 하늘을 쳐다보게 되었고 그러다 비가 몇 방울이라도 오면 신이 난다. 비가 자주 오지 않으니 가끔 맡을 수 있는 비 냄새도 너무 소중해졌다. 이제 어디서든 비가 내리면 만달고비와 나무들이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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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무지개

나에게 찾아온 이런 변화들이 싫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