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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91-[리뷰]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를 읽고

기후변화 급습, 우리는 서로 연대하며 답을 찾을 것이다

“내일 자외선 수치가 엄청 높대, 썬크림 챙겨!”, “오늘 미세먼지가 장난 아니래, 마스크 꼭 쓰고 다녀~’ 매일 날씨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농도, 자외선 수치 등을 확인하는 우리의 모습은 하나의 일상이 되었다. 과거 비단에 수를 놓은 듯이 아름다운 산천이라는 뜻인 <금수강산>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청정지대에 속했는데,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는 기후위기에 빠졌을까?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

미세먼지의 원인이 중국이라는 주장이 있다. 엄연히 말하면 백퍼센트 그렇지만도 않다. 몽골 고비사막과 내몽고에서 발생한 황사가 중국의 오염 물질을 만나 최종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강타하는 것이다. 시발점은 몽골, 불난데 기름 뿌리는 것은 중국의 산업단지이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황사는 하나의 자연현상이었고, 며칠만 주의하면 물러가는 정상적인 기상현상이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황사 대신에 미세먼지가 등장하였으며, 단기간이 아닌 몇날며칠을 한반도에 머물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스크가 필수가 되었다. 원인은 다름 아닌 몽골의 급속한 사막화. 몽골 국토의 70% 이상이 사막화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더 많은 모래를 안은 바람은 동아시아를 덮치고 있다. 그렇다면 몽골의 사막화는 누구의 책임일까?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이산화탄소이고 온난화는 극심한 사막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한국은 OECD국가 중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이 33%로 세 번째로 높았다. 우습게도(?) 우리가 환경오염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것이다.

국토의 70%를 잃은 몽골의 이야기

‘한그루를 심으면 천개의 복이 온다’의 필자가 하울렌벡 박사와 함께 몽골 남부에 있는 가장 큰 호수인 울란 호수를 조사하기 위해 찾아갔다. 몇 번이나 주위를 돌았지만 찾을 수 없었고 결국 GPS를 통해 길을 찾았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들은 울란 호수의 한 가운데에 있었던 것이다. 서울 면적의 절반 크기에 가까운 호수가 증발한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몽골은 국토의 70%를 잃었다. 몽골은 대대로 유목생활을 한 나라이다. 평화롭던 평원은 왜 볼모지가 되었을까? 놀랍게도 캐시미어 때문이라고 한다. 몽골은 영구동토층을 잃어버렸다. 영구동토층이란 물을 담아두는 저장소로 몽골이 건조지역임에도 초원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아버렸고 초원은 사라져갔다. 가축을 키우기 힘든 유목민들은 자연히 가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금융업계는 몽골의 유목민을 상대로 ‘염소펀드’를 제안하였다. 캐시미어의 수요가 늘었고, 돈을 빌려줄 테니, 캐시미어를 만드는 염소를 키워 갚을 것을 제안한 것이다. 주민들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너도 나도 ‘염소펀드’에 가입했다. 문제는 염소가 땅을 황폐화 시킨다는 것이다. 염소의 발굽은 단단하여 새싹을 짓밟고 식욕도 왕성하여 뿌리까지 다 먹어버린다. 땅이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아 점점 대지는 황폐화 되는 가운데, 중간 업자들이 캐시미어의 값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이윤이 남지 않았다고 한다. ‘염소펀드’의 이자는 35%로 살인적이었고, 결국 사람들은 마을을 버리고 야반도주한다. 이렇게 마을이 하나둘 사라졌다. 그런데 그 금융업자는 주로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등에서 온 외국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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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아시아와 기후변화적응모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은 저감과 적응으로 나눠진다. 기후변화 저감은 더 이상 기후변화가 지속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사업이다. 기후변화적응이란 이미 기후변화가 진행된 지역의 주민들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가며 다시 그 땅을 사람이 살만한 땅으로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적응사업이라니 상상도 하지 못한 발상이었다. 자원을 낭비하면 안 된다,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여라 등등의 캠페인은 많이 봐왔지만 이미 기후변화가 진행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단 한 번도 고려해 보지 않았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몽골을 무대로 한 적응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고 이에 UNCCD는 생명의 토지상(Land of Life) 최우수상을 수여하였다. 또한 기후변화적응사업의 성공모델로 전 세계의 기후변화로 고통 받는 지역에 소개하였다. 생명의 토지상을 수상한 푸른아시아의 사무총장인 저자 오기출은 20여 년간 현장에서 보고 얻은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기후변화적응모델의 핵심은 지역 커뮤니티였다. 무조건적인 원조는 오히려 마을 경제를 파탄에 빠뜨릴 수 있다. 마을 사람들 스스로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원조라고 한다. 주민들이 스스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마을을 발전시키는 가이드 라인을 정하게 한다. 마을의 규칙을 정하고 역할을 배분하는 등 주민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게끔 도왔다. 그렇게 하나 둘 땅은 비옥해지기 시작했다. 몽골 지방정부의 압력도 간간히 들어왔지만, 마을주민들은 정성들여 가꿔온 땅을 결코 쉽게 빼기지 않으려 단결된 모습을 보였다. 몽골의 모든 땅은 국가 소유라고 한다. 따라서 땅을 쓰려면 지역 관청에 5년마다 연장 신청을 해야 한다. 비옥해진 마을 주위로 돈 많은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고 토지를 빼앗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유목민 회의장에서 부당한 지방정부의 횡포를 알리고 솜장의 탄핵을 거론하자 당황한 지방정부는 허가를 내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천천히 땅이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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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지구온난화는 많은 환경 난민을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의 이기심으로 우리가 혹은 다른 사람이 환경 난민이 되고 있다. ‘나 하나 달라진다고 전 세계가 달라지겠어?’라는 핑계로 우리는 우리가 만든 생지옥을 외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지난 날의 과오를 바로잡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미세먼지, 자외선, 극단적 강우, 폭설 등의 이상기후는 천천히 그러나 빠르게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더 극단적인 이상기후와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하나 둘 플라스틱 제로를 선언하고 있다. 시민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연대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소통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모여 공동체가 되었고 공동체가 모여 결국은 플라스틱 저감 사업이 되었다.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우리는 많은 환경오염의 주범을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서로 연대하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전혜지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