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0-[리뷰-여지윤]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를 읽고

나무는 가축의 먹이? 실패를 딛고 찾은 기후변화 해법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변함에 따라 자연환경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여름과 겨울의 기온이 다르듯, 자라는 식물이 다르고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모습도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 자연환경이 변화하면 생태계는 그에 따라 적절한 적응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데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급격한 기후변화가 이루어지면 생태계는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무너진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가 바로 이러한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종종 ‘왜?, 갑자기?’라는 말을 한다. ‘왜 갑자기 미세먼지가 심해진 거지?’, ‘왜 하필 내가 사는 이곳에 이런 문제가 나타난 거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기후변화가 갑자기 새삼스레 발생하는 우연한 것일까. 자연환경과 생태계의 변화는 꾸준히 진행되어왔고 지금 이 순간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 다만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자기 자신을 제외한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고, 기후변화의 속도는 빠르게 돌아가는 우리의 일상에 비하면 아주 느리게 느껴지기 때문에 위험성이 보이지 않는 것일 뿐이다. 결국 우리는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해서야 ‘왜?’라는 의문을 품고 해결하고자 다양한 대응 방안을 찾지만 때늦은 후회와 의미 없는 반성을 반복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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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대한 보도는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었다. 나 또한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확인하는 것이 바로 일기예보, 하루 동안의 미세먼지 수치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상태가 되면 왠지 모르게 불쾌한 감정을 숨길 수 없다. 마스크를 착용한 많은 사람들, 검은 먼지에 둘러싸인 세상은 상쾌하지 않은 하루를 시작하게 한다. 평소 날씨에 예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할 때마다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사람들이 예민하게 느끼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 몸이 꾸준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먼지에 반응하는 눈과 코로 며칠 고생을 하다 보니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몸소 느끼게 되었고 그때부터 이 책을 더 자세하게 읽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최근에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실내는 미세먼지로부터 과연 안전할까?’라는 의문과 함께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실내 공기정화식물이다. 아이비, 벵갈고무나무, 아레카야자 등의 공기정화식물을 놓은 방이 공기정화식물이 없는 방에 비해 실제로 40%나 미세먼지가 줄어들었다는 결과를 보고 최근에 벵갈고무나무를 집에 두게 되었다. 초미세먼지를 67% 줄여주고 특히 유독가스와 피부염,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를 흡수한다고 해서 열심히 기르는 중이다.

이렇듯, 나무를 심는 일은 온실가스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만드는 일,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나무 한 그루를 심고 관리하다 보면 그 나무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게 된다. 긍정적인 에너지는 그 나무를 건강하게 살아 숨 쉬게 하고, 이러한 좋은 결과는 또 다른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휘하게 한다. 즉 한 그루가 열 그루가 되고 결국 수천 그루의 나무가 되면서 사막화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가던 이들에게 살아갈 수 있다는 꿈과 희망도 선물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나무를 심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물과 햇빛은 당연하고 꾸준한 관심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무를 심으며 흘린 즐거운 땀은 힘들어도 멈추지 않고 계속 행동하게 하는 힘을 주는데, 어느새 한 생명이 자라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땀의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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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나무 심기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자부했던 나는 나무를 심어 세상을 구하는 방법 부분을 읽으면서 무작정 나무를 심기만 해서 사막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몽골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몽골에 아무리 나무를 심고 노력을 해도 성공하지 못했던 것은 유목민인 몽골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삶의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목민에게 나무는 잘라내야 하는 불필요한 존재였던 것이다.
푸른아시아가 몇 년 동안 노력해서 심었던 나무들은 가축들의 먹이가 되었고 몽골인들에 의해 베어졌다. 나무를 심는 것이 내가 앞서 말한 것처럼 세계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를 해결하는데 큰 의미와 힘을 가지는 것은 맞지만 나무를 심고자 하는 지역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환경적인 요인들을 모두 고려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롭게 배웠다.

몽골 주민들의 전통적 가치와 생활 습관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결과, 푸른아시아는 아픔을 겪어보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단단해져 지금의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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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무 심기 운동은 ‘파괴’에서 ‘살림’으로 인간의 의식을 변화, 전환시키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는 의식의 진화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나무를 심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가 모이고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우리는 세계를 변화시키고 기후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각지의 모든 사람들이 조금 더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이 책을 통해 함께 느끼고, 서로 이야기해볼 시간과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여지윤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