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9-[원치만의 <자연에서 듣는 건강이야기④>] 우리의학 병증의 이해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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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상태인 건강이 깨진 것을 병이라 한다면 이 병을 보는 시각이 서양과 동양이 다릅니다.
서양의학에서는 개별적인 병증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동양의 우리의학에서는 병으로 구분하지 않고 증상으로 구분하였다는 특색이 있습니다.
증상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다른 병증에 똑같은 치료를 사용하기도 하고 똑같은 병증에도 다른 치료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의 구분은 기준에 따라 각기 다르게 표현되는데, 가장 큰 기준이면서 근간이 되는 음증(陰證)과 양증(陽證)이 있고, 병이 몸 겉면에 있느냐 안면에 있느냐에 따라 표증(表證)과 이증(裏證)으로, 인간 체온을 기준으로 체온보다 높은 쪽을 열증(熱證)과 낮은 쪽을 한증(寒證)으로 나누고, 몸의 기운을 기준으로 구분하면 허증(虛證)과 실증(實證)으로 구분되는데 이를 팔강변증(八綱辨證)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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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虛) 실(實)의 병증이란?
내 몸을 이롭게 하는 기를 정기(正氣)라 한다면 반대로 몸을 해치는 기운을 사기(邪氣)라고 합니다. 우리의학에서 사기가 정기보다 많아진 경우를 병이라 규정하는데, 정·사기를 기준으로 하면 경우의 수는 2가지가 나옵니다. 정기는 변하지 않았는데 사기가 많아진 경우가 있고 사기는 변하지 않았는데 정기가 약해져서 상대적으로 사기가 많아진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자를 실증이라 하고 후자를 허증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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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가 감소하는 경우는 오랫동안 병을 앓았거나, 노동으로 지쳤거나, 땀을 많이 흘렸거나, 색을 많이 밝혔거나, 소화가 좋지 않다거나, 많은 생각과 걱정 정신노동 등은 정기를 소모시킵니다.
실증에서는 상대적으로 정기가 많이 쇠하지 않은 상태라 정기가 사기와 치열하게 싸울 수 있어 대부분 열증의 병이 됩니다.
허증에서는 정기가 쇠하여 생긴 병이라 사기와 대적하기가 힘들어서 대부분 한증의 병이 됩니다.
실증의 병증은 정기가 아직 살아 있어서 더 해진 사기를 쳐내는 방법으로 치료를 하는데 이를 사법(瀉法)이라 합니다. 반대로 허증에서는 정기가 적은 것이 내 몸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라 사법을 쓰게 되면 몸을 더욱 힘들게 하여 정기를 먼저 보하는 방법을 씁니다. 이를 보법(補法)이라 합니다. 사기가 나올 적에 정기도 함께 따라 나오기 때문에 사기가 많은 경우가 병이라 하여 모든 병을 사법으로만 처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허실을 고려하여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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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熱) 한(寒)의 병증이란?
한과 열, 병증의 구분은 사람의 체온을 기준으로 합니다. 체온을 기준으로 위쪽으로 형성돠는 병증을 우리는 열증이라 하고, 아래쪽으로 형성되는 것을 한증 또는 냉증이라 합니다.
병을 한증으로까지 확대하여 본 것이 서양의학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점입니다.
서양의학은 모든 병의 발단은 외부 바이러스에 의해서만 생긴다고 보는 관점을 주장합니다.
바이러스에서 생기는 모든 병은 반드시 열성의 병으로 전환됩니다. 그래서 체온 위쪽의 열성 병만을 병의 영역으로 보고 한성 병의 영역은 병으로 인식할 수 없습니다. 서양 의료 병원에 가 보신 분이면 이를 눈치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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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학에서는 열증과 한증의 영역 모두를 병으로 인식하여 몸에 열이 나도, 차가워도 다 병증으로 하는 폭넓은 인식체계의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똑같습니다. 열이 나는 병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것으로 치료하고 차가운 병이면 상대적으로 뜨거운 것으로 치료한다는 겁니다.
서양에서는 바이러스에 의한 병원 설을 주장하기 때문에 차가운 것으로 잘 고치는 방법이 발전되어 왔습니다. 서양의 치료약이 100% 차기 때문에 열성 병을 무지하게 잘 고치는 강점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몸이 찬 영역의 병은 손을 대지 못하고 체온을 높이는 뜨거운 물침대, 온열기구, 담요를 덮어준다거나 하는 방법밖에 할 게 없다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요.
열성 병은 양의 병이 되고, 한성 병은 음의 병이 됩니다.
동양과 서양의 병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알아보았습니다. 동·서양이 병을 인식하는 방법이 서로 다르고, 다르게 발전되어 왔지만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 하여 우리 몸을 위한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