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9-[대학생 기자단-전혜지] <착한 소비 시리즈1> 무분별한 소비의 부메랑,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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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지난 백화점 세일 행사장(사진출처=연합뉴스). 우 필자 본인이 받은 ‘ 쓸모없는 물건 선물’


소비하는 인간, 호모 콘수무스의 등장

우리는 매일매일 소비하며 살아간다. 소비란 생산과 대비되는 활동으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필요한 자원과 용역을 소모하는 일을 뜻한다. 현대사회에서 소비를 통해 얻는 만족은 물질적 만족 뿐만 아니라 정신적 만족까지 포함한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 그리고 자본주의의 등장으로 소비를 촉진하는 다양한 장치들(광고, 판매전략 등)이 등장하면서 현대인의 소비 범위는 예전에 비해 훨씬 광범위해졌다. 소비하는 인간, ‘호모 콘수무스(Homo consumus)’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을 정도이다.

뿐만 아니라 20~30대에서는 탕진잼(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 시발비용(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쓰인 비용) 등의 새로운 소비 형태를 이르는 말이 등장하였다. 또한 “쓸모없는 물건 선물하기‘ 놀이가 SNS 등을 통해 크게 유행하였다. 이러한 ’작은 사치‘는 취업난과 저성장 경제의 늪에 빠진 현실을 대변한다. 큰 소비를 할 여건이 안 되니 작은 사치로 만족감을 느끼겠다는 심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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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폐플라스틱 수거거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기도내 아파트 단지의 수거되지 않은 플라스틱 폐기물. (사진출처= 연합뉴스 캡처) 우 지난 2월 스페인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고래. (사진출처= OBS 뉴스 캡처)


가벼운 소비와 무거운 결과 ‘쓰레기 대란’

세계 최대 폐기물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지난해 7월 자국의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재활용품 수입금지조치를 선언하였다. 이 영향으로 4월 초 우리나라에서는 쓰레기대란이 일어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시 내에서 쓰레기 수거 중단이 발생한 아파트 단지는 총 1,610곳이었으며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발생하였다.
폐기물 수거거부사태로 환경부와 민간업체간의 불협화음이 일어나는 가운데, 쌓인 플라스틱쓰레기는 그동안 무분별하게 사용한 플라스틱의 양을 눈으로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플라스틱제조자협회(EUROMAP)가 지난해 1월에 발표한 세계 63개국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보면, 2015년 기준 한국인 1인당 소비하는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88.2kg로 세계 2위에 달했다.

쓰레기 대란은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월 스페인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고래의 뱃속에서는 29kg에 달하는 해양 쓰레기가 나왔다. 고래를 부검한 결과, 플라스틱 쓰레기가 고래의 위장과 창자를 막아서 복막염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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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양의 쓰레기섬 중 가장 규모가 큰 북태평양의 쓰레기 섬의 발생 구조 (사진출처= 미국해양대기청 NOAA 사이트)

바다 위를 떠도는 거대 쓰레기 섬은 해류의 흐름이 원 상태로 흐르는 환류지대에 생기며 5대양 모두에서 발견된다. 2015년 국제 컨소시엄이 추산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량은 26만 8940톤으로 밝혀졌다. 과거 알려진 자료보다 약 16배 정도 증가한 수치이다. 같은 해 과학 잡지 ‘사이언스’지에는 2050년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이 실렸다. 쓰레기 대란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경고되었다. 다만 오늘날에 이르러서야 직접 체감하는 것일 뿐이다.


소비자의 권리와 책임 그리고 힘

국제소비자연맹(IOCU,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Consumers’ Union)은 소비자의 권리와 책임을 다음과 같이 명시하였다.

소비자의 권리
– 재화와 서비스의 정보를 알고 선택할 권리
– 의견을 반영하고 피해를 보상받을 권리
– 소비자 교육을 받을 권리
– 단체를 조직하고 활동할 권리
–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

소비자의 책임
– 문제를 의식할 책임
– 참여에 대한 책임
– 사회적 책임
– 환경보존에 대한 책임
– 단결에 대한 책임

자유경쟁을 원칙으로 하는 자본주의경제에서 경제의 유형, 산업구조, 생산유형 등을 최종 결정하는 권한은 소비자에게 있다. 결국 소비자의 선호와 소비유형이 그대로 시장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소비로써 개인의 삶을 영위하고 욕구를 만족시킬 뿐만 아니라, 산업구조와 사회적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탕진잼과 시발비용과 같은 소비행태를 가벼이 생각하는 심리가 어쩌면 현재의 산업구조와 사회적 가치에 이바지 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리의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성찰해야 한다. 착한 소비로 눈을 돌려야 한다.

무분별한 소비와 책임의 부재는 결국 우리를 큰 위기에 빠뜨렸다. 위기를 풀어서 읽으면 위험할 위(危)에 기회 기(機)다. 위험할 일이 코앞이지만 돌이킬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그 기회를 잘 잡을지 아니면 흘려보낼지는 결국 우리에게 달려있다.

전혜지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