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8-[원치만의 <자연에서 듣는 건강이야기③>] 우리의 전통 정통의학에서 병을 어떻게 보고 설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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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대한 접근 방식이나 인식에 있어서 동서양의 차이는 어떠한가?
우리의학에서는 병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오늘은 상대적인 관점의 음양론을 가지고 풀어보고자 합니다.
음양이란 어떤 기준을 정해놓고 한 면을 상대적으로 양이라고 하면, 반대면의 상대를 음이라고 합니다. 음양은 이분법적이고 상대적인 개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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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말도 이 음양 상대성에서 출발한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많습니다. 이 말은 어떤 단어의 개념을 정의할 때 가장 쉽고 명확한 개념 정의는 상대하는 말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걸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게 됩니다.
지금 병을 정의할 때 병의 상대적인 개념을 부정하는 것이 병을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병과 반대되는 말은 건강입니다. 계속해서 음양론을 대입해 보면 건강하지 않음이 병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건강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따져보면 동서양의 병에 대한 인식체계가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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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우리 의학에서 균형이 맞는 것을 건강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균형이라는 표현은 복수의 체계에서나 나올 수 있는 말이지요. 중심의 역할을 단수가 아닌 복수가 하게 되고 서로 중요성을 동등하게 부여받고 있다고 본 것입니다. 복수의 여러 중심체가 있어서 이 다수가 서로 견제하고 대응하는 과정선상에서나 균형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서 이 복수의 중심체를 우리는 오장육부(五臟六腑)라고 합니다. 동양에서의 건강은 바로 이 오장육부가 서로 돕고 견제하는 과정에서 균형이 이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우리의 표현으로 하면 나를 낳아 존재하게끔 하여 주는 관계가 상생관계(相生關係)라 하고, 상대적으로 모가 나 튀어 나갈 수 있는 것을 견제하여 균형을 이루게끔 하여 주는 관계를 상극관계(相剋關係)라고 합니다. 이 상생과 상극이 순간순간 평형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이 균형이 되고 이것을 ‘건강하다’ 라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동양의 세계관은 ‘우주는 고정불변의 체계가 아닌 끊임없이 변한다’는 역(易)의 세계관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장육부가 중심이라는 말에는 우리의 뇌 또한 오장육부의 통제를 받고 ‘오장육부가 죽어야만 죽었다’ 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생각체계에서는 뇌사라는 개념이 설 수 있는 공간이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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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학은 뇌가 가장 중추적인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개념에서 출발합니다.
이 말은 서양에서는 복수의 중심체의 균형에서 건강을 인식한 것이 아니라 오장육부는 뇌라는 상위 개념의 통제를 받아 역할을 하는 종속적인 개념으로 보는 것입니다. 오장육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오장육부는 뇌의 건강한 통제 하에서 각자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건강을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죽은 것과 같다’는 뇌사라는 표현이 가능합니다.
이런 의학관에서는 어느 고정불변의 틀 안에서 그 범위를 벗어나면 병으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매년 하는 양의에서의 건강검진 결과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어떤 범위를 정해놓고 그 안에 오면 ‘건강하다’ 범위를 벗어나면 ‘건강하지 않다’ 라고 판독하여 주는 것을 보았을 겁니다.

동서양은 각자의 철학(우주관)을 가지고 몸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 중 ‘어느 것이 좋고 어느 것이 나쁘다’ 라는 말은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관점이 어느 한 쪽에 치우쳐서 다른 상대방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면 너무 불행한 일이 아닐까요?
그 상대방이 우리 것이라고 한다면!

원치만 녹색대학 자연치유학 교수(기담식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