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8-[대학생 기자단-허은희] 통영의 폐조선소 ‘신아조선소’ 친환경 관광 사업단지로 변화할 가능성은…
‘약 1만2000개’, 규모가 크든 작든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개인 또는 기업 형태의 관광사업체 수이다. 이처럼 수많은 사업체 중 관광으로 빛을 보는 경우는 소수의 독점으로 이어지는 것이 다반사다.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폐조선소인 신아조선소의 부지가 관광사업의 한 대열에 오르게 생겼다.
2017년 12월 14일, 국토교통부는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 공모’를 실시했다. 그 결과, 총 68개 도시가 시범사업지로 선정되었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과천은 제외되었으며 가장 규모가 큰 사업지는 ‘통영’이었다. 통영엔 조선업 불황으로 침체한 신아조선소의 약 51만 ㎡에 이르는 부지가 있는데 여기에 호텔·테마파크·박물관 등을 지어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폐조선소의 도시재생 사업은 1990년대 조선업 쇠퇴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혁신에 성공한 스웨덴 ‘말뫼’의 사례를 참고했다고 한다.
스웨덴 말뫼 지역은 남쪽 끝에 위치한 인구 23만의 항구도시이다. 한 때 대형 크레인이 있던 장소에 말뫼의 랜드마크라고 할 유명한 건축물 터닝 토르소가 들어섰다. 터닝 토르소는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높은, 높이 190미터의 빌딩으로 주상복합 건물이다. 말뫼를 찾는 관광객들은 멀리서도 이 건축물을 한 눈에 발견 할 수 있는데 단순히 높이 때문만이 아니다. 꽈배기 모양의 특이한 모양새가 관광객들의 눈길을 더욱 끈다. 그러나 터닝 토르소의 거대한 높이, 독특한 형태의 구조의 요소만이 말뫼 지역을 다시 부흥시킬 수 있던 것은 아니다. 여기에 추가로 ‘에너지 절약 주상 복합 건물’이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터닝 토르소의 외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회복지국가인 스웨덴은 그저 찰나의 눈길을 끄는 건축물, 터닝 토르소가 아닌 장기적인 안목에서 주민들에게 좋은 삶을 선사할 ‘친환경’이라는 테마를 건물 전체에 적용했다. 터닝 토르소는 에너지 절약 복합 건물로서 개성 있는 외관만큼 탄소배출량 감소와 뛰어난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 주거와 사무용으로 쓰이는 이 건물을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이 태양열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태양열뿐만 아니라 말뫼 서쪽 해안의 풍력 터빈으로 생산된 전력을 이용하며 건물에서 나온 쓰레기는 모두 분해와 바이오 가스 생산을 위한 별도의 관을 통해 말뫼의 열병합발전소로 보내진다. 이 건물의 에너지절약 개념은 후에 말뫼가 친환경 도시로 성장하는 기반이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자전거 전용 아파트이다.
말뫼지역 주변 자전거 전용 아파트(자가용이 아닌 자전거 주차장)
한 때 조선업으로 번창했지만 조선업의 쇠락과 함께 쇠퇴했던 말뫼 지역이 친환경 도시로,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랜드마크 건축과 주민들의 복지를 위한 친환경적 요인이 있었다.
이는 높은 경제 수준에 비해 전체적으로 복지체제가 미약한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 점이고 앞으로 통영의 조선소 지역을 재생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통영의 과거 조선업 단지가 아무런 테마가 없는 호텔·테마파크·박물관으로 지어지는 것이 아닌, 관광객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삶을 위한 ‘친환경’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재생’되길 기대한다.
허은희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