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8-[대학생 기자단-한지형] 제86회 푸른아시아 카페콘서트 현장 스케치 -그린토크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생각하는 미세먼지대책은 무엇일까요?

새로운 봄의 시작을 알리는 봄비가 내린 3월 15일, 푸른아시아의 카페콘서트가 종로 카페 반쥴에서 열렸다. 이번 제86회 푸른아시아 카페콘서트는 기존 방식으로 진행되는 마지막 카페콘서트였다. 기존 형식의 라스트콘서트라고 하여 그런지 궂은 날씨에도 30여명이 자리를 메웠다.
카페 반쥴은 푸른아시아가 2011년 카페콘서트를 처음 시작할 무렵에 카페콘서트를 진행했던 곳이라고 한다. 카페 반쥴에서 콘서트를 하는 것은 시작했던 곳에서 끝을 맺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마치 고향을 찾아 초심을 확인하는 마음이랄까.

카페콘서트는 1부 그린토크, 2부 카페콘서트, 3부 소통의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그린토크는 지난 달 주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은?’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진행을 맡은 이동형 푸른아시아 홍보국장은 “지난 달 ‘서울시 미세먼지대책에 대한 평가’에 이어 ‘시민들이 생각하는 대책’을 들어보는 시간”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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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한 아시아를 만든다’는 비전 아래 20년간 일관되게 활동을 해온 푸른아시아의 몽골과 미얀마에서의 조림사업 및 주민자립모델 등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푸른아시아는 2000년 몽골 울란바타르 이태준기념공원에 나무를 심은 이래 지금까지 몽골 에르덴 등 7개 지역에 조림사업장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민자립모델을 만들었다. 18년간 475ha에 53만 그루를 몽골에 심었다니 단순한 통계만 봐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란 짐작은 쉽게 할 수 있다.
푸른아시아가 단지 나무 심는 NGO로서 환경보호 활동을 하는 줄 알았는데 나무를 심는 것도 결국 주민자립을 위한 방안 중 하나라는 설명에 생태계 복원이 단지 자연의 회복만이 아니라 그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터도 함께 복원되어야 지속가능하다는 말이 이해되었다. 이동형 홍보국장의 푸른아시아에 대한 소개에 이어 오늘의 그린토크 주제인 ‘서울시 미세먼지대책,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 대한 발제가 있었다. 이동형 홍보국장은 이와 관련 객석에 질문을 던졌는데 객석에 자리한 분들 중엔 기자와 교수 등 전문가들도 있어서 질문과 답변의 진행은 막힘없이 흘렸다.

첫 번째 질문을 받은 구성찬 국민일보 기자는 미세먼지 대책에 대하여, 시민참여가 필요하긴 하지만 ‘과연 시민 참여만이 해답일까’ 라는 의문을 던지며 답변을 이어갔다. 구 기자는 중국에서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 차원에서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노후 석탄난방 시스템을 철거한다거나 전기자동차를 적극 상용화시키는 정책 등을 예로 들었다. 그 결과 지난 1~2월 베이징 대기의 질이 서울보다 훨씬 좋았다고 한다. 구 기자는 이번 서울시의 대책은 너무 단기적인 해답이었다며, 정부 및 정책 측면에서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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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답변에 나선 김용범 교수는 시민의 참여와 시민단체의 움직임(행동)도 중요하나, 연대할 수 있는 사회구조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민들의 공부도 필요하다고 했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도시설계방법은 어떤 것인지, 나무를 심는 게 얼마나 효과적인지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거나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나무 심기가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갖춰진다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카페콘서트 그린토크에 처음 참여했다는 김영인 물리학 교수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피력했다. 미세먼지는 실제로 큰 재앙 수준이지만 과학자들 중에도 지식과 관심이 부족한 이들이 너무나 많다고 했다. 외국의 경우 가뭄에서도 자라나는 농작물을 개발해낸 것을 예로 들면서, 과학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문제해결을 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정부 측에서도 5년, 10년을 두고 장기적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민족의학에 대해 오랜 기간 공부를 해 왔다는 원치만 기담식품 대표는 조금 다른 방향의 시각을 내보였다. 화력발전소 1기가 내는 에너지를 사람이 내보자는 것이었다. 편안함을 추구하기보다 사람이 몸을 써서 대체에너지를 만들면,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리’를 쓰지 말고 ‘몸’을 써서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이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내며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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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토크가 끝난 후, 2부 카페콘서트는 김이곤 유클래식 예술감독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다. 이번 주제는 ‘멈추면 들리는 음악회’. 라스트콘서트라는 의미와 멈추는 것이 자꾸 연관되어 떠올랐다. 김 감독은 이번 음악회의 주제가 푸른아시아와 연관이 있다고 했다. 마지막이라는 것과 연관이 있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세상을 다르게 보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은 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본다는 의미로 정해보았다고 했다. 음악회의 주제가, 우리 주변의 사소한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걱정을 하는 푸른아시아와 닮았다는 것이다. 첼로 조명환과 피아노 방기수의 감미로운 클래식 연주는 1시간 내내 객석을 감동의 시간으로 바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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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제86회 카페콘서트를 마치기 전,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 총장은 카페콘서트를 왜 시작하게 됐는지에 대해, 푸른아시아가 믿는 것과 그것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문제 해결을 시작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양한 것을 시도해보는 시간을 갖고자하고, 이를 위해 잠시 카페콘서트를 멈추는 것이라 했다. 푸른아시아의 카페콘서트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방식으로 분명히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마지막 카페콘서트는 막이 내렸다.

한지형 푸른아시아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