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8-[대학생 기자단-전혜지] 한국판 <침묵의 봄>,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나?

최초의 환경오염고발도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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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침묵의 봄>표지. 우 <침묵의 봄> 저자인 레이첼 카슨.
미국 타임지가 20세기 인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하였다.

<침묵의 봄>은 레이첼 카슨이 집필한 최초의 환경오염고발도서이다. 저자는 친구로부터 받은 한 통의 편지를 시작으로 화학물질의 남용 실태와 그 위험성을 조사했고 생태학자로서의 전문지식과 작가로서의 문장실력을 발휘하여 환경 문제의 복잡성을 알기 쉽게 풀어내었다. 특히 DDT(유기염소 계열의 살충제)의 무분별한 사용이 동·식물을 거쳐서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적나라하게 서술하였고, 이는 환경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아래는 <침묵의 봄>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한 것이다.

농업경영의 효과적인 수입증대를 위해 단일 작물을 광범위하게 심는다. 단일 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당 해충이 나타난다. 단일작물로만 이뤄진 환경으로 인해 그 해충을 견제하는 타생물이 없어서 해당 해충이 기승을 부린다. 그 해충을 잡기 위해 농작물에 살충제를 뿌린다. 그 농작물을 소·닭·오리가 먹는다. 그 소·닭·오리를 사람이 먹는다. 그 사람은 죽어서 땅에 묻힌다. 토양은 살충제로 인해 오염되며 해충은 살충제에 대한 면역이 생긴다. 이에 사람들은 더 강력한 살충제를 만들고 위의 과정을 번복한다. 오염은 형태만 바뀔 뿐 절대로 사라지지 않고 축척된다. 제조업체는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으며 정부는 이를 방관한다. 우리는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처음 이 책이 출간되자, 아메리칸 시아나미드사를 비롯한 산업계는 레이첼 카슨의 주장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DDT의 이점과 부재 시의 위험성을 주장했다. 정부 관계자 또한 책임을 회피하였다. 일각에선 저자가 미혼의 여성이라는 것에 주목하여 <침묵의 봄>이 시사하는 바를 힐난하였다.
그러나 이 책의 집필을 위해 카슨은 살충제로 인한 피해사례를 집요하게 추적했고 생태적 위험의 증거를 충분히 제시하였다. 600개에 달하는 색인과 전문가의 검증으로 이뤄진 <침묵의 봄>은 대중의 신임을 얻었고 전 세계적으로 생태계 오염에 경종을 울렸다.
결국 1969년 미국정부가 국가환경정책법을 승인하는 시발점이 된다. 1970년에 지구의 날(Earth Day, 4월 22일)이 제정되어 해마다 자연보호와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등에 대해 경각심을 높이는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1992년에 환경과 개발에 관한 기본원칙을 담은 리우선언의 토대가 되었다. 리우선언은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을 제시하였고 이는 산업기술의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그녀의 경고 후 50년, 재앙은 눈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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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양기상청(NOAA)이 발표한 기후의 상태(2010년 글로벌 기후분석(State of the Climate: Global Analysis Annual 2010)

<침묵의 봄>의 등장은 수많은 환경단체의 설립과 국제환경협약의 체결로 이어졌다. 이상적인 환경관이 확립되었지만, 생태계 오염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는 촉구되지 못하였다. 기업은 환경오염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와 이를 우려하는 시민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버티었고 정부에 의한 국제협약도 각종 이해관계에 의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도 왕왕 발생했다.

지구온난화는 빠르게 진행되었고, 온난화에 의해 대기 중의 수증기량이 증가하면서 홍수와 가뭄, 해수면 상승을 야기했다. 지구 표면 온도는 2도 증가했고 그 결과는 참혹 했다.

1967년부터 1972년까지 대규모 가뭄으로 인해 사하라사막이 100㎞나 남하해 농지·방목지·마을을 휩쓸어 수십만 명이 죽었다. 사하라의 사막화는 1971~1981년에 한번 더 진행되었고 이때 처음 사막화라는 단어를 UN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극심한 가뭄은 한정된 자원(식수와 농경지등)을 위한 내전으로 이어졌고, 사막화와 내전을 피해서 국경을 떠도는 사람들, 환경난민이 발생하였다. 2008년~2012년에 집계된 환경난민만 1억4000만명이다.
유엔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28억 명이 사막화와 물 부족 등으로 환경 난민으로 전락할 수 있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2025년엔 53억명으로 추정하였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이다. 아프리카와 아시아가 사막화에 신음하는 동안 아메리카에는 슈퍼 토네이도가 등장했고 유럽대륙은 3월의 폭설을 맞이하였다. 경고는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판 <침묵의 봄>의 서막, 우리는 안전한가

지난해 9월 부산에 1년 치 강수량의 4분의 1이 하루 만에 쏟아지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도로가 침수됐고, 주택이 붕괴되어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반면 충남 서북부는 가뭄으로 인해 농작은커녕 식수까지 걱정할 정도였다. 홍수와 가뭄 등의 극단적인 자연재해는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과 우려도 크게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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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걸음을 옮기는 시민.

미세먼지 또한 큰 이슈 중의 하나이다. 미세먼지란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말하며 지름이 50~70마이크로미터인 머리카락보다 훨씬 작다. 때문에 대기 중에 머물러 있다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에 축척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1987년부터 제시해 왔고, 2013년에는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에서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였다. 날씨와 함께 확인하는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여 위험시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챙기는 모습은 우리에게 하나의 일상이 되었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이 아름다운 산천이라는 뜻인 <금수강산>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과거 우리나라는 청정지대에 속했다. 무분별한 산업개발과 환경오염에 대한 지나친 관용은 우리의 목을 조여오고 있다.
이 봄이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과 같이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기 전에(아니 이미 되었을지도 모른다) 자연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촉구해야 한다. 지금 이 시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아우성치고 있다.

전혜지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