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7-[대학생 기자단-한지형] 제85회 푸른아시아 카페콘서트 현장스케치 ? 그린토크를 중심으로
미세먼지대책,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아직 추위가 물러가지 않은 지난 2월 22일, 퇴근길 종로 거리는 옷깃을 여미고 바쁜 걸음을 옮기는 이들로 가득했다. 차가운 바람에 움츠러드는 날씨였으나, 카페 반쥴은 그 어느 곳보다 따뜻한 열기로 충만했다. 그 온기의 발원지는 푸른아시아에서 주최하는 카페콘서트(85회째)였다.
2018년의 첫 번째인 이번 카페콘서트 그린토크는 ‘미세먼지 대책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 날은 일반 시민들뿐만 아니라, 환경에 관심이 많은 한 일본인 여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그는 페이스북을 보고 이런 모임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린토크는 이동형 푸른아시아 홍보국장의 푸른아시아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현재 이슈인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로 시작되었다. 겨울철에도 미세먼지가 높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는 현 상황과, 얼마 전 시행되었던 수도권 비상저감조치 발령에 관한 실효성 논란에 대해 요약하여 설명하고 이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서울시 수도권 비상저감조치 발령은 포퓰리즘인가?’와 ‘시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두고, 자리에 참여한 분들의 다양한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김민수 미세먼지 해결 시민본부 공동대표는 WHO 기준에 비해 현저히 느슨한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측정 기준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올 3월부터는 선진국의 기준을 따라서 개정이 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4월부터는 ‘미세먼지 나쁨’의 연속인 뉴스가 보도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수도권 비상저감조치 발령 논란에 대해서는 포퓰리즘 논란을 떠나 ‘돈낭비’라고 잘라 말했다. 우리 모두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세금을 너무 허망하게 소모한 것이며, 값어치 없는 대책이었다는 것이다. 차라리 거기에 쓰인 예산을 노후 통학버스 등을 신차로 교체하는 지원금으로 활용했다면 훨씬 이로운 결과가 나타났을 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돈암동에서 왔다는 왕보현 씨는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며, A4 용지 2장에 빽빽이 적어온 의견을 발표했다.
왕보현 씨는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지하철 역사 내에서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 포스터가 파노라마처럼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미세먼지라는 재난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해야 할 사항들을 공지해놓은 포스터였다고 했다. 그런데 그는 이런 정책에 대해 약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서울시의 대책을 따른다고 해서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으며, 사회경제적인 부분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획일적인 정책만으로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없고, 그 열쇠는 ‘마을’에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닌, 환경 문제를 자생적으로 해결해 나갈 커뮤니티가 생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의 책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의 구절도 인용하며,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콘서트처럼 이렇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환경 문제를 생각하는 자리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판평론가 김성신 씨는 우리가 해야 할 것을 우리 스스로 고민하는 상황에 대해 탄식 섞인 의견을 냈다. 그는 “이런 카페콘서트 자리에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은 서울시의 정책 등에 대해 신뢰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미세먼지 문제나 환경 문제에 대해 의식이 없는 게 아니라, 구체성을 갖춘 근거가 없기에 그 대책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약 1시간 동안의 그린토크를 마친 후에는 ‘아츠 피아노 트리오(장수민, 구희령, 조영훈)’의 카페 콘서트 공연이 이어졌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와 ‘라라랜드’의 OST 등과 귀에 익숙한 여러 영화음악 주제곡과 슈베르트 곡 등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연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와인 한 잔과 함께, 못 다한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85번째 카페콘서트는 우리 주변의 일반적인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뉴스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듣기 힘든, 그러나 정말로 우리가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였다.
다음 푸른아시아 카페콘서트는 3월 22일 종로 반쥴 카페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지형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