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6-[2018 몽골 파견단원 인터뷰] “내 청춘의 1년, 몽골 사막화 현장에 바칩니다”

사회 : 이동형 푸른아시아 홍보국장

# 국경을 초월한 봉사활동… 시야도 넓어지길
이동형 푸른아시아 홍보국장 (이하 이국장) : 인생에 있어서 젊은 날은 변화와 기회가 가득 찬 시절인데 이 소중한 시간을 봉사활동 하러 가는 것에 대해 감사와 찬사를 보냅니다. 다른 친구들은 공부하고 스펙 쌓는데 나 홀로 해외에 나가서 일을 한다는 것은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적인 시각으로 큰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른 청년들이 이처럼 글로벌적인 시각을 갖고 해외로 눈을 돌려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새로운 지평을 넓히듯 삶의 경험의 폭을 넓혀나가는 기회를 맞이했다고 봅니다. 이제 출발에 앞서 출사표와 같은 지원동기를 한번 들어봤으면 합니다.

박지혜 : 부모님께서는 제게 늘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길 기대했어요. 이번 기회가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인생을 70으로 놓고 봤을 때 1년은 점밖에 안되니까 충분히 투자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박정현 : 저는 그동안 몽골에 네 번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매년 가면서 느낀 것이 점점 별이 흐릿하게 보이고 공기가 점점 더 나빠지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몽골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코이카의 여러 교육도 받았고 ODA 자격증 시험도 보았지요. 아무리 공부를 해도 현장을 겪어보지 못한 공허함이 계속 남아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현장을 경험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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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선 : 그동안 저는 긴급구호와 아동복지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는데 우연한 기회에 ‘환경난민’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환경난민에 대해 알기 전에는 환경을 말할 때 인간은 배제되었는데 환경난민에 대해 알고부터는 생각에 변화가 생겼어요.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환경난민의 자립을 돕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경험하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이나리 : 최근 몽골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초원이 급속하게 사라져 삶이 걱정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울란바토르의 상황은 더 심각했어요. 도시를 떠도는 환경난민을 직접 목격하고 연대의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푸른아시아를 알게 되고 봉사하는 것이 아닌 부채감을 갚는 기회로 생각하고 지원했습니다.

송지훈 : 학교 다닐 때 교수님이 방학 때마다 몽골 사막 이야기해주었는데 그런 것에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내몽골은 직접 가보았는데 이번에 가는 곳은 처음 갑니다. 친구에게 몽골 봉사활동 얘기를 듣고 평생에 한번밖에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지원했습니다.

이국장 : 내몽골은 사막에 나무를 심는 곳이죠. 푸른아시아는 예전에 초원이었는데 현재 맨땅이 된 곳에 나무를 심습니다. 이번 파견단원부터는 졸업하신 분들인데 대학때 전공 등에 대해 자기소개 겸 말씀해주시죠.

박지혜 : 저는 대학 때 방송영상을 전공했어요. 학교 졸업 전 홍보 관련된 회사에서 일도 했고요. 영화 스크립터 일도 조금 하고. 그 다음에 마케팅 일을 하면서 온라인 마케팅, 바이럴 마케팅도 해 봤어요. 이 경험으로 6년 정도 병원 마케팅 업무도 보았습니다. 퇴사 후 프리랜서로 1년 정도 컨설팅 일도 했죠.

박정현 : 대학에서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고요. 교회 공동체에서 오래 활동을 했습니다. 인간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는데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좋은 관계를 형성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체제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리되어 있지 않은, 난잡하거나 아무 것도 만들어지지 않은 체제에서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해 왔고 그런 역할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저는 최대한 신중하게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려고 하는데 그렇게 보인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양효선 : 저는 올 2월에 졸업하는데 현재 전공은 중국어이에요. 20살 때 대학을 다른데 지원했다가 1학기만 다니고 자퇴하고 다시 대학교에 들어왔어요. 당시 자퇴를 하고 재수를 하는데 학원비를 벌려고 알바를 시작했어요. 냉면집이랑 피자집 두군데에서 일했죠. 다행히 부모님이 허락해서 재수를 했고요. 고등학교때부터 NGO에 관심이 많았는데 부모님 반대가 심했죠. 과를 결정할 때 저는 철학과나 국제개발 쪽 어떤 전공을 가야 하는지 몰랐어요. 결국 부모님과 절충해 취업 잘 된다는 중국어를 전공하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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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 : 저는 사회문제나 이슈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 시작은 고등학교때 광우병 집회에 참가하면서부터였죠. 그때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으며 사회적인 후원과 봉사를 했어요. 한때 진안의 한 센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흙 만지고 제가 가꾸었던 것들을 수확하면서 경이로운 느낌이 들었죠. 이번 지원도 그 경험의 연장선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송지훈 : 저는 대학때 산림자원학을 전공했어요. 사막지역에 가서 나무심기 경험도 있고요. 초록우산 홍보단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평탄한 학교 생활에 비해 군 생활은 ‘내 인생의 역경을 겪을 정도였다’고 할 정도로 힘들게 했는데 다행히 잘 극복하고 전역했습니다. 전역 후 장애인 봉사를 한달간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었습니다. 초록우산 홍보단도 저를 성장하게 해준 대외활동이었습니다.

이국장 : 지원하기 전에 몽골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었나요?

박지혜 : 처음 몽골에 대한 이야기는 여행하다가 만난 포토그래퍼를 통해 들었지요. 영상이랑 사진을 보여주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 초원에 말이 뛰어다니고 밤이 되면 흰 게르촌 하늘에 별이 떠있고 그런 풍경을 처음 접했던 곳이 몽골이지요. 푸른아시아 파견단원 준비하면서 몽골을 자세히 들여다 봤을 때 울란바토르에 석탄공장이 있어 공기가 많이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박정현 : 3년 전 교회를 통해서 몽골에 간 경험이 있어요. 3년 동안 매년 갔었죠. 그러다 보니 자연히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맨날 같은 데를 가는데 풀이 있던 곳에 풀이 안 보이는데 왜 그럴까? 의문을 갖게 되었지요. 국제개발협력으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바로 몽골이었어요.

양효선 : 몽골에 대해서 생각할 때 초원에서 말타기, 별이 총총한 밤하늘 등 일반적인 몽골 이미지만 알고 있었지요. 몽골이 이렇게 사막화가 된지 몰랐습니다. 이번에 정보보고서 조사하면서 알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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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 : 작년 10월 몽골 고비사막투어를 했어요. 10월 말이면 완전 비수기인데 여행 메이트를 잘 만났지요. 또래 다섯명이 여행했는데 함께 하는 동안 저보다 어린 친구들에게서 너무 많이 배웠어요. 그 기억이 너무 좋았어요. 제가 유목적인 성향, 자연친화적인 성향이 있는지 몽골에 대한 환상이 있고 그래서 저에게 좋은 이미지로 기억되는 나라예요.

송지훈 : 초원에서 말 타고 드문 드문 게르가 있고 그런 풍경만 알았죠. 몽골 사막화에 대해 책에 짧게 나오는 정도만 알았는데 푸른아시아에서 교육을 받으며 사막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이국장 : 봉사활동 대상국이 왜 하필 몽골이었죠? 아시아 다른 나라도 있는데.

박지혜 : 여행을 좋아해서 많이 다니는 편인데 몽골은 접해보지 못한 환경이었어요. 그래서 가지고 있던 환상이 많았어요.

박정현 : KCOC에 지원국 써낼 때 갈등 없이 무조건 몽골을 썼어요. 일단 봤던 구체적인 현상이 몽골의 문화였기 때문이었고 몽골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양효선 : 지원할 나라는 생각 안해 봤어요. 제가 지원한 시기가 푸른아시아를 알게 된 시기와 맞아떨어져 타 단체를 찾아볼 것 없이 몽골을 선택했어요. 기후변화 관련해서 활동하는 단체가 푸른아시아밖에 없는 것 같았어요. 제 경우 나라를 보고 선택했다기 보다 단체를 보고 선택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지요.

이나리 : 기본적으로 환경단체에 관심이 많았어요. 친구들 중에는 녹색당 당원들도 있어요, 저는 한살림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환경이슈를 직접 체험하고 간접적으로 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몽골 관련된 단체에 다 들어가 보았어요. 환경 관련 이슈로 활동하는 NGO로 푸른아시아가 유일해서 몽골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송지훈 : 나라보고 한 게 아니라 친구 때문에 선택했어요. 대학 과 친구가 나무 심으러 가자하고 해서 신청한 거지요. 솔직히 나라와 상관없이 지원했습니다.

이국장 : 2주 정도 교육을 받았지요? 교육 받기 전과 후 푸른아시아의 인상은 어땠나요?

박지혜 : 교육받기 전에는 일단 NGO 단체니까 조금 보수적일 것이라는, 그리고 조직적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인상이 바뀐 것은 면접보러 오라고 연락한 황간사님이 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부터였어요. 저희랑 소통할 때 ‘어 이사람 일을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했어요. 덩달아 푸른아시아 전체 이미지도 좋아졌지요. 교육을 받는 동안 의문은 더 늘어났지요. ‘이 사람들이 왜 우리한테 잘해주지? 사소하게는 과자는 왜 주지? 어떤 걸 물어보더라도 세심하게 신경 써주는 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참 신기했어요. 결과적으로 ‘너희가 하는 일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야’ 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어요.

박정현 : 먼저 푸른아시아에서 교육을 받은 것이 국제개발협력에 관심 갖게 된 것과 이어져 있었다는 것을 교육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기후난민이라는 키워드로 연결되면서 뭔가 탁 통하는 느낌을 받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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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선 : 원래 알아보고 싶었던 분야, 관심 있던 분야의 교육을 받게 되니 기뻤어요. 영상과 책을 보면서 왜 그 나라 사람들은 그 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나 의문이 들면서 단체들이 떠나도 그들이 계속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게 기후변화랑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교육을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이나리 : 국장님 말씀을 듣던 중 사고가 전 지구적으로 확장하는 경험을 했어요. 그 전에는 굉장히 지역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단원 끝나고 어디에 취직을 해야지만 생각했었는데 거기서 시야가 확장되는 느낌이 받았어요.

송지훈 : 교육을 받으면서 환경난민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대학생때 초록우산 홍보단 활동을 1년간 한 적이 있는데 홍보할 때 아이들 교육이랑, 식수 부족하니까 아프리카에 우물을 뚫어주고, 필터 빨대 주고, 멸균 알약 주는 그런 것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었죠. 푸른아시아 교육을 받으면서 그게 원인이 아니라 환경이 먼저 원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국장 : 몽골 가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어떤 것인가요?

박지혜 : 첫 목표는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만이라도 푸른아시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온라인 네트워크에 널리 알리고 싶어요. 포스팅을 많이 하게 되면 그 사람들만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될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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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저는 그냥 몽골분들이랑 친해지고 싶습니다. 몽골어도 배우고. 시시한 농담까지도 주고 받을 수 있는 정도로 익숙해지면 좋겠어요.

양효선 : 밤하늘의 총총한 별보기가 가장 해보고 싶은 거지요.

이나리 : 일단 책을 쓰고 싶어요. 매일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데 그것이 에세이일 수도 있고, 봉사 이야기 일수도 있겠지요. 하루 한 페이지씩 쓰면 일년이면 365페이지가 되겠지요. 그리고 초원에서 명상하기도 하고 싶어요.

송지훈 : 역시 별을 먼저 보고 싶어요. 몽골에서 밖에 누워서 별을 실컷 보고 싶어요.

이국장 : 여러분들 얘기를 듣다 보면 참 대견하기도 하고 참 솔직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일년의 파견기간 동안 몸 건강하게 각자 정한 목표를 이루기 바랍니다.

정리 : 배윤진 홍보국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