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6-[원치만의 <자연에서 듣는 건강이야기①>] 우리는 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우리가 보통 몸을 말할 때에는 건강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재 첫회 타이틀인 ‘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건강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이야기 하는 바와 다름이 없습니다. 건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몸을 이해해야 하고, 몸의 이해선상에서 건강을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몸은 육체적인 형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깃들어 있는 형체 없는 맘까지 포함하여 일컫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통 표현하는 몸과 맘을, 몸 하나만으로 표현한 대표단수격 표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몸을 이해한다는 말에는, 몸뿐만 아니라 맘까지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라 함은 지역적 공간을 같이 하는 동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지역을 동양으로 한정한,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란 표현에는 상대가 되는 지역적 공간이 있고 이런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 또한 있다는 말입니다. 전자를 동양, 동양 사람이라 하고 후자를 서양, 서양 사람이라 칭합니다. 여기서의 몸은 동·서양을 아우른 몸이 아니라 공간적 동양, 동양인이 생각하고 이해한 몸입니다.
우리 몸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는 원치만 대표.
이런 구분을 동양에서는 음양(陰陽)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음양이란 다름 아닌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상대적인 것과의 결합으로 완전체를 구성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완전체를 일컬어 태극체(太極體)라고 부릅니다.
사람에게는 남자와 여자가, 속의 내장엔 5장(五臟)과 육부(六腑)가, 공간적으로는 서쪽과 동쪽 . 위와 아래. 앞면과 뒷면. 좌측과 우측으로, 시간적으로는 과거 미래, 햇빛의 유무에 따라 밝음과 어둠으로, 일정온도를 기준으로 뜨거움과 차가움 등으로 어느 한 쪽만으로 있기 보단 상대적인 타자가 같이 있어야 완전체로 존재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모든 존재는 개별 독립적 존재로 있기 보다는 나와 상대되는 타자와의 관계선상에서 존재한다는 상대적 개념입니다. 일상적인 말에서 흔히 쓰는 우리라는 표현은 이를 가장 잘 반영한 단어입니다.
우리가 ‘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아니러니 하게도 지금까지 우리가 배웠고 배워왔던 서양적 지식과 방법론이 아니라 우리 선조가 배웠고 배워왔던 동양적 지식과 방법론을 가지고 이해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몸의 저항력을 키워주는 가시오가피.
우리의 역사 어느 한 시점부터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의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바로 이 땅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한 바가 축척되어 도도히 흘러 내려온 우리의 지식 즉 우리를 되게 한 뿌리를 내팽겨 치고 남의 것을 선별함이 없이 무분별적으로 취해, 남의 것이 너울을 쓰고 우리의 것인 냥 하는 이 어려운 시점에 우리의 것을 가지고, 우리의 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함은 우리의 뿌리를 되찾는 일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의 선조로부터 내려온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몸과 건강을 알기 쉽게 풀어보고, 건강이 깨진 병증까지도, 더 나아가 이를 푸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와, 또 산과 들에 흔하게 널려 있지만 귀한 약초의 쓰임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같이 고민하고 풀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