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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몽골]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 – 이다영 단원

# 에르덴 나무들에게

나무들아, 너희들이 어느새 눈 속에서 잠을 잘 시간이 되었구나. 처음 너희가 사는 곳으로 왔을 때, 우리 참 어색 했던 거 기억나? 내가 너희 생김새도 이름도 하나 모르고 와서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삽자루 들고 너희의 보금자리에 놓아 주었을 때 있잖아. 그때 잎도 없는 키 작은 너희들을 보면서 잘 부탁 한다, 잘해보자 했던 거 기억나니? 언제 푸른 잎이 돋아나나 기다리던 나를 보면서 너희들은 때 되면 필 텐데 쟤는 왜 저러나 했겠지.. 너희들을 땅속에 심을 때, 혹여 다치지 않을까, 뿌리가 상하지 않을까, 내가 처음이라 서툴지 않을까 별 고민들을 다했었는데, 나중이 되었을 때는 제법 능숙해졌지? 풀도 잘 제거 해주고, 구덩이 깊이도 나름 잘 맞게 팠던 것 같은데, 역시 우리 주민들이 파놓은 보금자리 보단 덜 포근했지? 하지만 나는 너희들 덕분에 생전 처음 삽질에 능숙해지고, 그때 평생 못 찍던 몸무게를 찍었는데, 참 아쉽지. 유지가 안 되더라. 그 무더운 여름날, 포플러들!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거 보고 바인나 아저씨가 열심히 물을 주셨는데, 그 정성을 알았는지 그래도 잘 자라줘서 고마웠어. 시간이 정말 안 갈 때는 땡볕 아래서 푸릇푸릇한 너희들의 그 잎은 도대체 언제 떨어지나 달려가서 다 뜯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어. 유독 힘든 날에는 가만히 앉아서 너희들이 잎을 흔드는 소리를 듣고 다시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는데 말이야.. 그러고 보면 우리 함께한 순간들이 참 많네. 한때 매일 보는 너희들이 귀찮았고, 매일 보기 때문에 소중한 줄 모르던 시간들이 지나, 당연하게만 느껴졌던 모든 것들이 겨울이 된 지금 까마득하게 느껴지네. 너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하나하나 배워가게 되면서 가끔씩 너희와 함께 해서 더 행복했고, 더 배우는 것들이 많았어. 일 년간 수고 많았어. 내년엔 부디 덥다고, 물이 왜 안줘!!하면서 약하게 죽어버리지 말고, 조금만 더 버티고 꿋꿋하게 잘 살아서 큰 나무가 되어 보자! 내가 부족하고 못해준 것들이 있다면 정말 미안해. 너희와 보낸 시간들을 기억할게! 2018년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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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에르덴 나무들>

# 좋은 사람.

몽골에서의 생활을 돌이켜보면, 뺄 수 없는 이야기가 하나있다. 바로 푸른아시아 단원들이다. 나의 가족 같은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좋았다가 싫었다가, 어색했다가, 친해졌다가, 가까워졌다 멀어지길 반복해온 과정이 참 길게 느껴진다. 일 년이라는 시간이 길었던 것일까? 아니면 일 년이라는 시간을 몽골에서 함께 했기 때문일까? 그것이 유독 험난한 시골살이여서 그런가? 아니면 꼭 우리가 만나서 그런 걸까? 관계를 맺고 이어가는 것을 힘들어 하던 내가 자연스럽게 나를 드러내는 법을 배웠다. 내가 참 못나고, 부족해도 나의 빈 부분들을 아낌없이 채워주던 친구들 덕분에 나는 몽골에서 일 년 동안 사람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뚜렷한 아홉 명의 색깔 덕분에 모이면 언제나 정신없이 시간이 갔다. 그렇게 함께했던 시간이 즐거워서, 그때의 느낌과 오고 갔던 대화들이 생각나서, 나는 한국에 돌아가면 가끔씩 소소하게 스쳐간 우리의 날들이 그리울 것 같다. 함께 모이면 어느 때 명절처럼 정신없었던 우리의 한날을 말이다.
푸아를 통해 얻은 것. 그 안에 좋은 친구들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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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드디어 몽골로 간다는 마음에 참 설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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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4. 각 지역으로 파견 전 지부에서 예쁘게 준비해 주신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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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2017년 3월, 처음 가본 수흐바타르 탈뱅이 신기하고 어색했지..이젠 너무 당연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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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푸릇푸릇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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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 후원의 밤 때 화려했어! 함께 해서 더 재미있고 좋았지!>

<사진8. 마지막은 어김없이 내 그림으로..!!다들 누가 누군지 알아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