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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몽골] 나는 배웠다 – 최재빈 단원

이제 조금 더 지나면 몽골에서의 삶이 끝나갑니다. 마지막 단원 워크숍도 끝이 났고, 조림사업도 모두 끝나 저는 현재 울란바토르에서 살고 있습니다. 워크숍에서 지난 2017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말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사진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폰이 망가져 없어진 줄 알았는데 카톡 프사에 올렸던 사진이라서 다시 건졌습니다. 주민들과 첫 만남, 첫 대화 기억이 모두 이 때인 것 같습니다. 쉬는 시간에 그냥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면서 사진을 찍는 저를 보시고 와서 뭐하냐고 물어보면서 이야기했던 것이 아직 생생합니다. 주민들과 웃으면서 하늘에 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몽골어로 알려주고 한국어로 알려주고 굉장히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주민들을 못 본지 벌써 한 달하고도 보름이 더 지났네요. 다들 건강하게 지내고 계시겠죠? 타지에서 온 한국인을 신기해하지도 않고, 그냥 같이 살던 것처럼 어느 누구와도 이러한 첫 만남이 자연스럽게 느껴진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앞으로도 없을 것 같고요. 같이 일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기억은 미화된다고 하죠? 이미 추억이 되었나 봐요. 그냥 다 주민들과 술안주로 삼고 싶은 이야기들 뿐이네요.
12월 단원 워크숍에서 한 단원이 들려준 시입니다. 이제는 몽골에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생각하는 요즘… 몽골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지만 정리가 안 되었는데 저의 마음을 가장 잘 정리해준 시라서 가져왔습니다. 더 몽골다운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쉽고, 그립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로 인해 저의 부족한 면을 보았고, 저를 알아가는 그리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그 사람들 모두와 소통을 할 수는 없지만, 몽골에서의 만남이 앞으로의 만남에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이 듭니다.

나는 배웠다 – 샤를드 푸코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

나는 배웠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임을

삶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 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함을 나는 배웠다
삶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린 것임을

또 나는 배웠다
무엇이 아무리 얇게 베어 낸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함을 나는 배웠다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시간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두 사람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님을 나는 배웠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두 사람이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도 분노할 권리는 있으나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음을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 해서
내 전부를 다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나는 배웠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과
내가 믿는 것을 위해 내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가를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