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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2-[UNCCD기사]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총회장에 울린 한국 청소년들의 목소리

– 청심국제중·고 ‘팜이노베이션’ 학생들 유엔사막화방지협약 13차 총회 사이드이벤트에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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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르도스에서 개최된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총회, 총회장에서 시민사회단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9월 6일~17일간 중국 오르도스에서 개최된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제 13차 총회에서 쏟아진 다양한 목소리에는 한국 중·고등학생의 것도 있었다. 청심국제중·고등학교 중심의 청소년 환경동아리 ‘팜이노베이션(FarmInnovation)’이 푸른아시아와의 협력 하에 총회의 사이드이벤트(*사이드이벤트는 총회 공식회의장에서 열리는 부대행사를 뜻하며, 당사국 및 다양한 협약 공인 주체들에 기획·진행·참가 자격이 주어진다)로 포럼을 진행한 것이다. ‘팜이노베이션’은 2015년 결성되어 사막화지역(몽골, 미얀마) 방문, 사막화방지 활동 실천 및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사막화 이슈에 대한 인식증진 중심의 활동을 진행해왔다.

9월 9일 이른 오전, “사막화방지를 위한 행동”이란 주제로 팜이노베이션이 진행·발표한 청소년녹색포럼이 열렸다. 팜이노베이션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눈으로 본 몽골·미얀마의 사막화 현황과 사막화 방지를 위한 실천 경험, 청소년들이 사막화 방지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 및 사막화 방지를 위한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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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이노베이션 청소년들이 9일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총회장에서 사이드이벤트로 청소년녹색포럼을 진행·발표하고 있다.

 

‘몽골에서의 도전 – 사막화를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다’ 발표(봉은서·신지아)는 전국토의 78%가 사막화되어가는 몽골에서의 활동에 대한 것이다. 학생들은 몽골에서의 여정을 통해 “몽골 사막화는 몽골만의 것이 아니라 국제적 이슈이며, 곧 나의 이슈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막화는 황사, 미세먼지, 폭염의 형태로 한국을 비롯한 인근 나라에게도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따져보면 사막화의 주요 원인인 기후변화는 몽골보다는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팜이노베이션은 몽골 사막화 피해 주민을 위한 생활개선 프로젝트로 수경재배를 떠올린다. 물통, 스펀지 등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실내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수경재배는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기후환경변화의 영향을 적게 받아 사막화되는 몽골에서 도전해볼만한 과제였다.
팜이노베이션은 몽골에서 이러한 수경재배시설을 설치·시범운영 및 조림자원활동을 하고 돌아와 한국에서도 몽골의 사막화 및 사회문제에 관련한 책자를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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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이노베이션은 2015년 몽골을 방문하여 사막화피해주민 생활개선을 위한 수경재배 시설을 설치했으며(위) 및 사막화가 진행되는 미얀마 중부건조지의 마을을 방문답사한 바 있다(아래)

 

‘미얀마에서의 성과 – 연대에 대한 교훈’이란 두번째 발표(이시은·김예림·최시원)에서는 세계기후변화위험지수 2위로 꼽힌 미얀마, 그중에서도 미얀마의 중부 건조지에서 벌어지는 사막화를 조명한다. 미얀마 중부건조지는 동남아에서는 보기 드문 건조한 기후환경과 생활을 위한 벌목으로 급속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팜이노베이션은 이곳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해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들 – 조림, 땔감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개량화덕 배포, 주민들의 안전한 수자원 확보를 위한 우물 조성, 소똥을 이용한 바이오발전 등 – 을 목도한다. 시민단체, 정부기관, 연구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연대하는 그 현장에서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각기 다른 그룹이 협력해야 환경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체감하며, “환경문제는 모두의 문제이며, 곧 나의 문제, 내가 미래에 어떤 일을 하든 관심을 가져야 할, 그리고 기여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다.
팜이노베이션은 이제까지의 경험을 발판으로 “사막화에 맞서 싸우는 청소년” 발표(황영현·정동윤)에서 그들의 향후 활동을 이야기한다. 아직 ‘미성숙’하다고 여겨지는 청소년들이 사막화 등 환경문제에 참여하는 의의는, 미래를 이끌어나갈 주요 구성원이 될 청소년들이 참여를 통해 환경을 포괄하는 현 세계에 대한 통합적인 인식을 가지고 이전 세대들이 미처 다루지 못했던 현대 사회 모델의 한계를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팜이노베이션은 몽골, 미얀마에서의 경험을 통해 사막화를 남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문제로 인식했으며, 자신이 있는 현장인 한국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해 활동할 계획으로 첫째, 사막화 방지를 위한 연합동아리 결성, 둘째,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사막화방지 신기술 지원, 셋째, 사막화 방지 관련 책자 제작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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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으로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사막화방지 계획을 발표하는 팜이노베이션.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의 참가는 지속가능한 사막화방지의 핵심이지만, 유엔회의에서 18세 미만 청소년의 참가는 안전문제상 제한이 있다.(금번 팜이노베이션 7명 멤버의 참여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의 대한민국 정부 담당 기관인 산림청의 보증으로 가능할 수 있었다.) 따라서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이야기하는 십대의 목소리는 총회에서 매우 드물고 소중한 것이었다. 토요일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팜이노베이션의 사이드이벤트 현장을 찾은 각국 참가자들은 “어린 친구들인데 놀랍다” “청소년들이 이러한 활동, 발표를 하는 것에 큰 자극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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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이노베이션의 발표 후 중국 참가자들이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이노베이션은 본 사이드이벤트 진행 및 발표 외에도, 총회의 현장 곳곳을 둘러보고 총회장 인근의 쿠부치 사막의 사막화를 탐방하는 등 깊이 있는 총회 참여를 통해 또 하나의 배움을 얻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현재의 환경 상태는 더 심각했고, 그런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관련자들의 노력은 어마어마하다”(이시은)는 것을 체감했으며, “우리가 몽골에서, 그리고 오르도스에서 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계속해서 사막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이 팜이노베이션이 사막화 방지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동참하는 일”(봉은서)임을 새삼 깨닫고 다지게 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국제사회의 사막화방지 논의는 “토지퇴화중립(Land Degradation Neutrality)”이라는 새로운 아젠다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토지퇴화 중립이란, 현재 세계적으로 엄청난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토지퇴화를 복원 또는 지속가능한 관리를 통해 0, 즉 중립으로 수렴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금번 유엔사막화방지협약 13차 총회에 모인 196개 당사국 들은 토지퇴화중립을 위한 2030년까지의 전략계획을 채택했으며, 토지퇴화중립을 위한 기금 조성을 결정했다. 이 지구의 토지퇴화중립(Land Degradation Neutrality World) 비전을 이루기 위한 국제사회의 역동적인 발걸음은, 전세계 각지 모든 현장의 사람들이 마음으로 행동으로 비전에 함께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에서 실천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실천들은 오직 팜이노베이션과 같은 미래 세대들이 참여할 때에야 비로소 새로우면서도 지속가능하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글 신혜정 국제사업국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