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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2-[한국청소년 UNCCD 13차 총회 참가기-신지아]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한 해결책 제시하고 싶었어요”

팜 이노베이션에서의 나는 1년 반 전부터 존재했다. 솔직히 나는 환경 문제에 엄청나게 큰 관심을 가졌던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이쪽에 있어서는 자본주의에 찌든 인간의 표본이 나였다. 그러다가 한 선생님의 권유로 팜 이노베이션에 ‘입성’하게 되었다.
첫 모임을 가졌을 때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진부한 활동들을 진행하면서 남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긁어모아 연구 활동을 진행하는 것까지는 정말 진부하기 짝이 없는 활동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외에 한국에 있는 줄도 몰랐던 몽골 문화촌과 푸른 아시아 단체에서 나오신 분들이 해주시는 강의 등을 듣는 등 나름의 의미 있는 활동들을 만들어 나갔다. 그 중 가장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단연 우리가 했던 활동들과 역대 팜 이노베이션에서 했던 활동들을 합쳐서 책을 내는 작업이었다. 생전 처음 접해보는 책 출판 과정에 참여하면서 선전수고도 많이 겪었지만 재미있게 활동하면서 책 출판의 마무리 단계에 있을 때 쯤 다시 한 번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그게 바로 이 스터디 투어였다.

이번 투어는 모든 면에 있어서 나에게 의미가 큰 활동이었다. 일단 갈지 말지 결정을 할 때부터 그 어떤 일보다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래도 참여하는 것이 팜 이노베이션 활동을 마무리하기에도 고등학교 2학년으로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참여하였다. 입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준비 기간이 3주 남짓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힘들었다. 2주 동안 일요일에 3시간 동안 모이는 것도 사실 부담이었다. 금요일에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갔다가 집에 가서 숙제하고 토요일도 하루 종일 학원, 일요일에도 아침부터 학원을 갔다가 오후에는 모임을 가지고 학교에 갔다. 사실상 2주 동안 집에서 밥은커녕 잠도 제대로 못하고 하루 종일 밖에 있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래도 나름 시간을 쪼개가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크기변환_신지아1.사이드이벤트 사회자

대본을 준비할 때 막막한 감정이 거의 80%였다. 일단 영어로 발표를 해야 한다는 사실과 우리 또래도 아닌 이 쪽 분야에 있어서 정말 관심을 가지고 열정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감이 엄청났다. 혼자만의 발표가 아닌 여러 명이서 같이 말을 맞추고 해야 하는 발표이다 보니 개개인이 생각하는 발표가 약간씩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내가 원래 뭔가 정리되어있지 않으면 불안함을 느끼는 성격이라 혼자 발표 준비를 하면서도 내가 이런 식으로 말해도 되나 단어의 사용은 적절한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내 입장에서의 발표는 절대 지루하면 안 된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발표를 준비할 때마다 모두가 아는 내용은 최대한 줄이고 듣기에도 재미있고 발표하기에도 재미있는 내용을 찾아서 말하려고 노력한다. 이번 발표 내용도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도 있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발표를 듣는 사람들은 환경 분야에서 나름대로의 철학이나 생각을 확고히 가지신 분들이니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뽐 낸다기 보다는 그 분들이 생각도 못하신 해결방안이나 경험해보지 못하신 것들을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가 학생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난 나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길었던 문장들도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고 농담 아닌 농담을 집어넣기도 하며 발표를 재미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발표 전날에는 사회자와 발표 둘 다 커버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엄청난 부담감에 오던 잠도 달아났다. 그렇게 못 잘 것만 같은 난 결국 10분도 안되어서 잠들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발표 당일 날이었다. 행사를 진행하는 곳에 가는 내내 선생님께 마지막으로 사회자 멘트를 점검 받고 머릿속이 하얘져서 갔던 것 같다. 다른 분들이 발표하는 것을 봤던 곳에서 이제는 발표자로 서있자니 알 수 없는 감정이 온몸을 뒤덮었다. 막상 발표장에 도착해서는 긴장은커녕 설레는 감정과 대본을 제대로 숙지 못했다는 것이 걱정되기만 하였다. 배가 고파 머핀도 하나 먹고 아이들이랑 사진도 찍고 피피티 점검을 하다 보니 어느새 발표 시간이 다가왔다. 사이드 이벤트에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고는 생각했지만 막상 우리가 발표를 해야 할 때에 사람들이 많이 와주지 않으니 속상했다. 그렇게 발표 시간을 조금 늦추고 홍보를 한 결과 15명이 조금 안 되는 분들이 우리 발표에 와주셨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것치고는 모두가 발표를 잘해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렇다고 내 발표에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발표를 하는 와중에도 대본을 다 숙지하지 못해 계속 대본을 봤던 것과 피피티가 자기 혼자 넘어가는 바람에 당황했었던 일을 떠올리면 발표를 한지 일주일도 더 된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이 쿵쿵 불안정하게 뛴다. 그리고 내가 조금만 더 준비를 했다면 하는 후회도 남았다. 그렇다고 해서 발표 자체에 후회에 남는 것은 아니다. 한정적이었던 시간과 자료 등 내 주위 환경들을 생각해보면 정말 괜찮은 발표였다고 생각한다.

크기변환_신지아2.사막체험

발표를 끝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막 체험도 하고 낙타도 타고 사막 한 가운데에서 밥도 먹고 여러 가지 경험들을 했다. 밥도 편안하게 먹고 마트에 가서 한국에 가져올 것들도 샀다, 발표는 한 적 없었다는 듯이 모두들 너무 편안하고 즐겁게 마지막 날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중국이 아닌 한국 인천 공항에 있었다. 중국으로 출발했던 게 어제 같은데 한국에 있으니 참 이상했다. 그 다음 월요일, 나는 중국이라는 곳에 간적도 없었다는 듯이 여느 때처럼 교실 내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었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언제나처럼 내 자리에 앉아있다. 우리는 잊을만하면 종종 중국 얘기를 하면서 떠들기도 한다. 매번 똑같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뭐가 재밌는지 큰 소리로 웃는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우리는 시간이 엄청나게 지나도 이 여정에서의 추억을 공유하며 웃을 것이다. 짧지만 알찼던 중국으로의 여행을 정리하는 지금 왠지 모르게 자꾸 웃음이 나고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뜻 깊은 경험이었고 이 경험을 함께 해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를 잘 이끌어 주셨던 황기쁨 간사님과 신혜정 팀장님께도 함께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신지아 청심국제고등학교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