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변환_이시은1.타사이드이벤트 참여(오른쪽끝)

vol.82-[한국청소년 UNCCD 13차 총회 참가기-이시은] ‘농사피해도 사막화현상’ 새로운 관점 얻은 기회

사실 환경은 나의 최대 관심사가 아니었다. 환경 문제에 대해 가끔이나마 고민을 하더라도 그냥 막연히 멸종 위기 동물이나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만 생각하기 마련이었고 그게 끝이었다. 진로와 관련이 있는 분야도 아니고 현 사회가 지금 당장 직면한 문제도 아니다. 적어도 이 투어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는 오르도스로 가기에 앞서서 매주 일요일마다 세 번의 모임을 가졌다. 매주 모임을 가지며 사막화 방지 협약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가고 많은 것에 대해서 배웠다. 사막화가 단순히 해당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모두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물론 위기로 느낄만한 결과가 우리 세대에는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결국은 우리 뒤를 이어 사회를 이끌어 나갈 세대에게 고스란히 주어진다는 것. 생각해 보니 결국은 우리 모두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오르도스로 출발하기 전 몇 일 동안 각자 발표 팀 내에서 발표 준비를 했다. 발표할 내용은 총 세 가지로 나누어 몽골에서의 경험, 미얀마에서의 경험, 그리고 청소년의 신분으로서 사막화 방지에 어떻게 이바지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였다. 늦게 팜이노베이션에 참여하게 되어 몽골에 가서 한 활동도, 미얀마에서 한 활동도 뭐 하나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없었다. 그러나 다 같이 발표를 준비하고 내용을 공유하면서 다른 친구들이 앞서 사막화에 관심을 두고 한 활동에 대해서 알아가고, 내 분담이었던 미얀마의 사막화에 대해서 조사하고 발표를 준비하면 준비할 수록 우리가 가볍게 여기고 넘기고만 있었던 사막화의 심각성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내몽골 오르도스에 도착해서 본 풍경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보통 몽골이라고 했을 때 흔히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모습은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좀 더 가꾸어지지 않은 자연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참석할 유엔 총회가 열리는 곳인 오르도스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잘 가꾸어진 화단이 도로변을 장식했고, 깔끔한 외형의 큰 건물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또 하나. 도로가 텅텅 비어있었다. 첫째 날은 비행기 환승을 하고 하루 종일 공항에서 대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느라 숙소에 도착했을 때쯤엔 모두가 녹초가 되어 도시의 모습은 구경하고 즐길 여유가 없었다. 그저 밤에 잠들기 전 호텔 창문으로 야경을 보며 예쁘다라는 생각을 잠시 하고 잠들었다. 그리고는 오르도스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두 번째 날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고 기억에 남는 날이었다. 우리는 우선 호텔에서 조식 뷔페를 먹은 후에 유엔 총회가 열리는 장소로 택시를 타고 갔다. 우리나라 가을 날씨처럼 시원하고 하늘이 아주 높고 아름다운 파란색이었다. 환경 관련 총회를 하는 만큼 총회 장소도 조경이 초록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주 큰 나무 조경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는 조를 나누어서 각자 희망하는 사이드 이벤트에 참여하러 갔다. 유엔 총회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뿐만 아니라 관련된 지역 사회 단체들, NGO 단체들도 오는 만큼 그 단체들이 각자의 주제를 두고 이벤트를 연다. 가장 인상 깊었던 사이드 이벤트는 오후에 참가했던 land degradation app 에 관한 사이드 이벤트였다. 단순히 사막화를 방지한다는 관점에서 보기보다는 사막화로 인해 일어나는 일, 예를 들자면 농사 피해와 같은 일들을 예방하기 위해서 땅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그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보통 사막화라고 하면 다들 사막화 그 자체에만 집중하고 중점을 두기 마련인데 이 사이드 이벤트의 참여를 통해 사막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이 날의 사이드 이벤트 참가가 가지는 의미는 우리가 직접 개최할 사이드 이벤트의 사전조사를 하는데 에 있었다. 그 다음날에 우리가 직접 사이드 이벤트를 개최하기 전에 다른 그룹이 진행하는 것을 보고 참고할 점이 있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우리의 사이트 이벤트 홍보물도 부착하였다. 사이드 이벤트를 다 본 후에는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다 같이 대본을 맞춰 본 후 잠에 들었다.

크기변환_이시은2.사이드이벤트 발표
그리고 대망의 세 번째 날이 되었다. 우리의 사이드 이벤트 예정 시작 시간은 8시부터였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일찍 일어나서 미리 준비하고 장소로 이동했다. 장소 입구에서 보안 검색을 통과할 때부터 무척이나 떨렸다. 예정된 미팅룸으로 가서 사이드 이벤트를 준비하고 대본을 계속 중얼거리는 동안 몇 분이 우리의 사이드 이벤트에 참석해 주셨고, 몇 분은 그냥 관심만 보이고 가셨다. 생각보다 우리의 프레젠테이션은 잘 진행되었고 발표를 하는 동안 생각만큼 많이 떨리지도 않았다. 사실 그 때는 너무 발표에 집중해 있어서 주위에 시선을 둘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한 활동과 발표하는 내용에 관심을 둬 주셨고 사이드 이벤트가 끝난 후에는 질문도 해주셨다. 사이드 이벤트가 모두 끝나고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사막에 가는 밴에 올라탔다. 차 창문을 통해 보여지는 풍경에서 점점 건물이 사라지고 삭막해짐에 따라 우리가 사막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밴에서 내려서 우리가 마주한 사막의 모습도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 동안 많은 소설, 영화, 이야기, 사진 등을 통해서 마주쳤던 사막의 모습은 후덥지근한 날씨에 내리쬐는 듯한 태양, 그리고 이글거리는 모래가 특징이었다. 그런데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가본 사막의 모습은 덥지도, 햇빛이 너무 강해 눈이 부시지도 않았다. 긴 바지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사막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처음 보게 된 모습은 메말라서 쩍쩍 갈라지고 있는 토양의 모습이었다. 놀랍게도 중간중간 물이 졸졸 흐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지만 이것이 먼 과거에는 강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사막화 진행의 심각성이 더 피부로 와 닿았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기차를 타고 사막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갔을 때 든 생각은 처음 생각과 조금 반대였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의 모습과 너무 곱고 부드러운 모래는 ‘아름답다’ 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사실 사막에서 여려 가지 활동을 하는 동안은 사막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지 못했다. 그저 사진으로만 접할 수 있던 사막에 직접 와서 낙타를 타고, 모래 썰매를 탄다는 것에 집중을 하고 그것을 즐기는 것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케이블카를 타고 나오면서 다시 메마른 땅을 마주쳤을 때는 그나마 심어져서 모래를 조금이라도 붙잡고 있는 식물들을 보았다. 보통 사막에 식물을 심을 때 열 그루를 심으면 한 그루만 살아남고 나머지 아홉 그루는 다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가 갔던 사막의 끄트머리에는 식물이 많이 심어져 있었다. 원하는 만큼의 결과는 나오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행되는 사막화를 막고 다시 비옥한 땅으로 되돌리기 위해 애쓴 사람들의 노력이 보이는 듯 했다.

크기변환_이시은3.쿠부치사막

이번 스터디 투어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단순히 ‘유엔 총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였다. 유엔 총회,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수 있는 이 스터디 투어에 더 깊은 의미를 더할 수 있었던 건 아마 여러 활동을 통해 깨닫게 된 현 환경 실태의 경각심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현재의 환경 상태는 더 심각했고, 그런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관련자들의 노력은 어마어마하다. 사이드 이벤트에서도 발표했듯이, 그리고 한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날에 평가회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우리는 청소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이번 스터디 투어에 대한 보답과 결과가 아닐까 싶다. 학생의 신분으로서, 그리고 청소년의 신분으로서 우리가 사회에 대단한 영향력을 끼칠 수는 없겠지만,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또 고민하고, 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하에 우리 나름대로의 활동을 해 나아가는 것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친구들, 그리고 후배들과 이런 색다르고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고 또 사막화의 실태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우리의 안전하고 유익한 투어를 위해 고생해 주신 선생님 두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시은 청심국제고등학교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