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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몽골] 물들어 가는 9월 – 이다영 단원

#노랗게 물들어가는 9월

조림지의 나무들도 이제 겨울 준비를 시작했다. 양묘장 포플러 묘목들과 조림지의 나무들도 점점 노란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조림지안의 색은 계속 변한다. 분명 같은 공간인데, 5월의 조림지, 6월의 조림지, 7월의 조림지, 8월의 조림지가 다 다르게 느껴진다. 매번 같은 공간에 서 같은 하늘의 바라보고 있는데, 다르게 보였다. 작은 변화에 예민해지고, 피고 지는 꽃들의 색과 조림지를 지나다니는 벌레들, 하루하루 지고 뜨는 해를 멍하게 바라본다. 신기하게 전부 같은 것을 보았는데도 그날에 따라 다르게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낙엽이 떨어지고, 짙은 노랑 빛으로 바뀌어가는 나무들을 보며 이제 나도 겨울 준비를 해야겠구나 싶었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가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는데, 나무들이 이렇게 친절하게 가을이 왔다고 온몸으로 알려주니 고마웠다. 이제 곧 있으면 추운 겨울이 오니 긴장해야겠다. 푸근한 가을이다. 부지런히 초록 잎을 피우던 시간을 지나 열매를 맺고 이제 나무들도 쉬어갈 준비를 하는 가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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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인 것 보다 지치지 않은 것.

나도 한때는 열정적인 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었고, 필요가 되고 싶었다. 사회복지과에 들어와서 나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앞에 그날의 온힘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었다. 다 해주고 나서도 매번 부족함을 느끼고, 그 부족함을 매울 수 없어 지치던 순간들도 있었다, 봉사도 크게 보면 그 또한 관계를 맺는 것인데, 나는 그 관계 안에서 내가 주는 만큼 의미 있길 바랐다, 누군가에게 내가 어떤 의미가 되길 노력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욕심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쉽게 지쳐버렸고 나에게도, 그 관계에도 실망을 했다. 상처를 받고 깨지면서 알게 된 것은, 역시 뜨겁게 한순간을 보내는 것 보다, 지속적으로 오랜 시간 지켜보고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을 알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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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덴에 사는 동안, 순간마다 열정을 다해 사랑하지 않지만, 아주 자연스럽게, 나답게 주민들과 어울렸다. 때로는 실망하기도 하고, 걱정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지만, 나는 지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주민들 곁에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다. 내가 여전히 어떤 의미로 주민들에게 남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달 남은 조림 활동 안에서 아무런 의미로 남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관없겠다 싶었다. 이미 내 안에 주민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이 가득 차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겨울 사업을 기대하며! 마지막 2월까지 오랜 시간 주민들 사이의 나모카로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