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1-[대학생 기자단-정해미] 모기 잡는 모기로 지카·뎅기 예방한다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모기의 천적’ 광릉왕모기의 사육기술 개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광릉왕모기 유충 한 마리가 하루에 약 26마리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 먹어, 유충기간인 약 16일 동안 416마리의 모기 유충을 제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광릉왕모기의 성충과 유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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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0일 흡혈 모기류의 유충을 잡아먹는 국내 토착종 광릉왕모기를 활용한 모기방제 기술이 개발됐다고 밝혔다.
광릉왕모기는 지카 바이러스나 뎅기열을 옮기는 숲모기와 서식 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에 지카·뎅기열 예방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광릉왕모기와 같은 왕모기족(族)은 유충일 때는 다른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지만 성충이 되면 암수 모두 흡혈하지 않고 꽃의 꿀을 섭취하기 때문에 모기의 천적이자 꽃가루를 매개해 주는 이로운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국내 유일한 왕모기인 광릉왕모기에 대한 연구는 분포 지역 등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광릉왕모기를 번식시켜 모기방제에 활용하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광릉왕모기는 인공적인 사육 환경에서 번식이 매우 어려웠지만, 이번 기술에서는 암막 사육장을 도입하여 광릉왕모기의 짝짓기와 산란을 유도하고 실내 번식을 가능하게 했다고 한다.
50일의 사육 기간 동안 광릉왕모기 암컷 한 마리에서 약 600마리 이상의 광릉왕모기 개체를 얻을 수 있다.

< 광릉왕모기의 생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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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왕모기는 흰줄숲모기와 같은 숲모기류의 서식처인 산간지대의 나무구멍, 대나무 그루터기, 길가의 폐타이어 등의 작은 물웅덩이에 서식하며,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먹기 때문에 숲모기를 친환경적으로 방제하고 지카나 뎅기열 확산 예방에 활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모기를 매개로 지카나 뎅기에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최근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평균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광릉왕모기를 활용한 친환경 모기방제 기술은 향후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이 최근 정량조사를 진행한 결과, 광릉왕모기의 유충이 확인된 트랩에서는 평균 2마리의 모기가 발견된 반면 광릉왕모기의 유충이 없는 트랩에서는 평균 105마리의 모기가 발견됐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앞으로 해당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생태계 영향을 평가하는 한편 유지·관리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며, 최종적으로 생태계 적용에 용이하도록 지원하는 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2015년 5월에 친환경 모기방제 기술로 먼저 개발된 잔물땡땡이*활용 기술과 이번 광릉왕모기 기술을 함께 적용하여 지자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생물학적 모기방제 기술과 같이 국민의 안전한 삶을 확보할 수 있는 공익형 환경기술이 개발되고 보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친환경방제기술을 강조했다.
* 잔물땡땡이: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곤충이며 유충 단계에서 모기 유충을 잡아먹고, 성충이 되면 물 속에서 동물의 사체를 먹는 등 청소부 역할을 함

글 정해미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