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1-[대학생 기자단-정유진] 나는 그 곳에서 다 얻어 온 것일까-생각하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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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정원 전경

지난 6월 제주도여행에서 타고 다닌 전기 차에 대해서 지난달 기사로 썼다. 이번 달엔 제주도 여행지 중 정말 이름처럼 생각을 하게 하는 곳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생각하는 정원’은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오히려 중국에서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하다. 1995년 장쩌민 중국 주석, 1998년 후진타오 부주석의 방문 때문인데, 이 두 사람의 방문 이후 이곳은 중국 고위 관료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고, 중국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에 이곳을 찾아보게 된 것은 사람들이 많은 곳은 피하고 싶었고, 특이한 곳을 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명하지 않은 곳이라 별 기대는 하지 않고, 방문했다. 하지만 처음 입구의 설명부터 나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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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정원 입구에 있는 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처음에는 의아했다. ‘그냥 가면 1/10도 못보고 생각을 품어 가면 다 얻어 간다.’를 말을 이해를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다니면서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생각도 많아지고, 모르던 사실도 알게 되었다. 중국 고위 관리들이 다녀가서 왜 극찬을 했는지 이해도 되었다. 이곳은 나무들이 다 특이하다. 식물원 같은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손을 거친 분재들이 전시되어있는 곳이다. 분재는 나무를 괴롭히는 것이고, 사람들의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나무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정원에 걸려있는 글 중에 이런 글이 있다.
‘분재가 나무를 잔혹하게 비틀고 괴롭히는 일이라면, 나무는 분재를 한 후에 반드시 말라비틀어져야 한다. 하지만 분재를 한 나무는 생명력이 강하다’
이 글은 내 머릿속에 느낌표를 생기게 했다. ‘지금까지 분재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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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걸린 글. 분재는 나무를 괴롭힌 것이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곳은 석범영 원장이 황무지였던 곳을 직접 가꾸어서 분재정원으로 만든 곳이다. 이곳이야 말로 관광지 중에 가장 자연과 연결된 곳은 아닐까 생각했다. 황무지였던 곳이 지금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오는 곳으로 만들어졌고, 그 위에는 분재된 나무들이 전시되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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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정원이 중국 교과서에 실린 것을 소개한 신문기사.

이곳을 구경하고 나서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로, 내가 분재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두 번째로, 이 분의 열정, 다짐을 조금이나마 배우고 싶어졌다. ‘어떤 다짐과 열정으로 서울에서 일하다 말고 제주도에 내려와서 황무지에다가 이런 분재정원을 만들었을까’ 궁금증이 생기게 되었다. 마지막으로는 이런 곳이 생각보다 많이 안 알려져 있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입구에 있던 글처럼 나무 설명을 모두 읽고 조금이지만 생각을 품고 가는 나는 다 얻어 온 것일까.
글 정유진 푸른아시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