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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0-[Main Story] 폭염과 폭우, 미세먼지; 한 부모가 낳은 쌍둥이들

1704,오기출-002‘열적 고기압’이란 현상이 있다. ‘열적 고기압?’, 뭐지? 우리에게는 생소한 단어다. 이 생소한 현상이 작년부터 한국에 사는 우리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 2016년 7월과 8월 우리는 3주간 진행된 긴 ‘장대폭염’에 고통을 받았다. 당시 그렇게 고통스럽던 폭염의 원인이 몽골에서 발생한 ’열적 고기압‘이라고 과학자들이 밝혀내었다.
2016년 10월 30일 ’한국기상학회‘는 『2016년 여름철 폭염 발생 메카니즘』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열적 고기압 현상을 언급했다. 그 논문에서 한반도의 기록적인 폭염의 원인이 북태평양 고기압과 함께 몽골지역의 사막화 확장으로 형성된 열적 고기압이라고 추정했다. 그 동안 대한민국에 발생하는 폭염의 원인은 주로 바다 온도의 변화였다. 그런데 작년부터 몽골의 사막화가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올해는 폭염 발생 시기가 앞당겨져 6월 이후부터 강력하게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의 폭염 발생 원인도 ‘열적 고기압’이라는 점이다.

 

새로운 폭염 발원지 몽골 사막화 지역

몽골에서 발생하는 사막화의 확장과 여름철 지면온도 상승으로 높이 5.5km의 고기압이 풍선 모양으로 발생한다. 몽골은 해발 1,600미터의 고지인데, 이 고지에서 발생한 열기를 품은 고기압이 북서풍을 따라 중국을 거처 한반도로 이동한다. 그런데 한반도의 동해와 남해에는 태평양에서 발생한 거대한 고기압 장벽이 만들어 진다. 태평양 고기압 장벽으로 인해 몽골에서 넘어온 열기는 한반도에 갇히게 된다. 특히 대한민국은 도시에서 발생하는 열기도 함께 갇히면서 견딜 수 없는 폭염이 장기간 발생한다. 이것이 열적 고기압을 동반한 폭염의 새로운 양상이다.

갈라진 논바닥(출처 기호일보)

갈라진 논바닥(출처 기호일보)

2017년 5월 23일 기상청은 올해 여름에는 2016년과 같은 ’장대폭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예보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티벳고원 쪽 눈덮임이 평년보다 많아 열적 고기압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5월 나는 몽골에 있었다. 통상 몽골의 5월 하반기 온도는 낮에도 영상 15℃ 내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2017년 5월 몽골의 당시 낮 기온은 36℃까지 올라갔다. 심지어 몽골 고비사막에는 한때 66℃까지 올라갔다. 몽골은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온도가 높게 오른 나라이다. 지난 100년간 지구 기온이 평균 1℃ 올랐다. 몽골은 70년 간 지구 기온의 2.5배인 연평균 2.45℃가 올랐다. 기후위기로 인한 사막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유사 이래 최대의 가뭄으로 초원에 풀이 자라지 않고 있다. 풀이 없는 지면은 햇볕에 직접 노출되어 온도가 빠르게 올라간다. 지금 전형적인 사막화가 몽골을 강타하고 있다.
나는 지난 5월 하순 몽골의 상황이 열적 고기압을 형성해서 대한민국에 강력한 폭염을 만들어 낼 수 있겠다고 우려했다. 즉 기상청의 예보가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도로침수사진(출처 경향신문)

큰 비로 침수된 도로(출처 경향신문)

그 이후 확인한 바는 기상청의 오류였다. 올해 6월 이후 서울, 춘천, 대구, 대전 등은 한낮 온도가 33도 이상, 일주일 이상 진행되는 ’장대폭염‘이 연속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기상청 예보가 빗나간 것이다. 왜 기상청이 오류를 일으켰을까?
몽골에서 발생한 열적 고기압은 2016년부터 발생한 새로운 현상이다. 아시아에는 과거 이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유럽형 폭염 현상이다. 과거 아시아에는 없었던 현상이지만 이제부터 동북아시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몽골 발 열적 고기압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사병주의보(사용가능)

폭염이 이어지는 계절, 일사병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폭염, 폭우, 미세먼지의 릴레이 게임

지난 겨울과 봄에는 지독한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아 왔다. 미세먼지의 원인과 발원지, 이동경로, 몽골, 중국, 대한민국의 피해 현황, 정부의 태도와 해법 등에 대해서는 나의 저서인 『한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개의 복이 온다』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그런데 올해 5월 9일 이후 한국에 부는 바람의 방향이 서풍에서 남동풍으로 바뀌면서 미세먼지가 주춤하게 된다. 그러자 이어서 폭염이 가뭄을 동반하여 발생했다. 그리고 7월 중순부터는 폭염과 폭우가 한나라 안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미세먼지, 폭염, 가뭄, 폭우가 연속적으로 크지도 않은 나라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기상이변의 릴레이 게임’ 속에 갇힌 것 같다.
이 폭염과 폭우 현상이 지나가면 문제가 해결될까? 그럴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9월이 되어 슈퍼태풍이 발생할 수도 있고, 비가 내리지 않아야 할 가을 수확기에 비가 내릴 수 있다. 2년 전인 2015년 10월과 11월에는 비가 내렸다. 창고에서 말리던 곶감에 곰팡이가 슬고, 말리던 곡식이 썩어 하루아침에 농민들이 빚쟁이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11월부터 다시 작년보다 더욱 강력해진 미세먼지가 우리들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몽골의 사막화로 발생하는 ‘열적 고기압’이 열파(Heat Wave)를 만들고 폭염과 가뭄을 만들어 갈 것이다.  

캡처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사우출판)

폭염, 폭우, 미세먼지의 원인: 뿌리는 하나다

생각해보자. 폭염을 만들어 낸 열적 고기압의 발원지와 미세먼지 발원지는 공교롭게도 같다. 몽골의 사막화 지역이다. 몽골은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의 7배가 되는 국토 중 78%가 사막화되었다. 호수는 1,166개 사라지고 강도 887개 사라졌다. 식물 종은 2/3가 멸종되었다. 그 결과 매년 평균 48일 간 모래먼지폭풍이 발생하고 있다. 매년 평균 2.5일의 모래 먼지 폭풍이 발생하는 중국과 비교해보면 몽골의 모래먼지 폭풍 발생빈도는 압도적이다. 그 모래먼지 폭풍이 북서풍을 타고 중국 공업단지와 대도시를 지나면서 독성이 강한 오염물질을 장착하게 된다. 그래서 독성이 강한 미세먼지가 되어 한반도로 이동한다. 이것이 몽골,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이동하는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 원리이다. 폭염은 어떤가? 몽골의 사막화 확장으로 발생한다. 북서풍을 따라 한반도로 이동하는 것은 미세먼지와 동일한 원리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인구가 300만 명이고 공장도 거의 없는 몽골이 연평균 2.45도 올라 대규모 사막화가 진행된 이유는 무엇일까? 단 한가지이다. 중국, 러시아, 대한민국, 일본, 대만 등 주변국이 도시화와 산업화를 진행하면서 만들어낸 온실가스이다. 이에 대해서는 저서 『한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개의 복이 온다』에도 자세히 정리를 해 놓았다.

온실가스에 관한 한 도시화의 영향은 특히 크다. 지구 인구의 54%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고,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75%를 도시에서 소비하고, 인간이 만들어 내는 온실가스의 80%가 도시에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도시는 열의 섬(열섬, heat island)의 역할을 하면서 바다 온도를 올린다. 특히 동아시아의 도시는 바다를 목욕탕 수조처럼 둘러싸고 있어 열섬현상은 바다 온도를 집중적으로 올리고 있다. 그 결과 동아시아 대륙에 영향을 주면서 대륙의 온도를 올리게 된다. 몽골의 경우 대륙에 둘러싸인 특수 건조지이다 보니 그 피해는 특히 심하다.
폭우의 경우도 보자. 폭우와 태풍은 바다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더욱 강력해진다. 바닷물 온도가 0.5도가 올라가면 태풍의 강도는 2배, 발생 횟수도 2배로 증대한다.
폭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우리가 겪고 있는 폭염, 폭우, 미세먼지의 원인은 명백해진다. 이들은 온실가스라는 한 뿌리에서 나온 쌍둥이다.

(출처 한겨레)

                                출처 한겨례

 

뿌리 이동에 대한 제안

그런데 시간이 지난다고 이 문제는 해결될까? 저절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있을까?

나는 그 해결책의 하나로 ‘뿌리 이동’을 제안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만들어 낸 주범을 생각해 보면 문제의 뿌리는 더욱 명료해진다. 온실가스를 만든 주범은 화석연료를 통해 돈을 벌고 있는 화력발전소, 철강, 조선소, IT 산업 등이다. 2,200만 대한민국 가정이 생활을 하면서 만들어 내는 온실가스는 대한민국 온실가스 발생량의 10.44% 정도이다. 그렇다면 90%의 온실가스는 누가 만들어 내고 있는가? 대한민국 온실가스 90% 중 석탄화력발전소가 45%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나머지는 산업시설과 대규모 상업시설이다. 이들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또 누구일까? 대자본이고 대자본을 움직이는 소수의 엘리트들이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어도 이들 대자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구의 대기를 여전히 소진시키고 있다. 심지어 정부와 정치인들은 이들을 옹호하고 협력한다. 규제를 해야 할 정부와 교수들, 법률가들은 이들을 변호하고 있다. 그 결과 대다수 사람들은 폭염과 폭우, 미세먼지의 고통 속에 그냥 내버려지는 이런 기막힌 현실 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책임이 거의 없는 피해자들인 개인이 알아서 에어컨, 황사마스크, 공기청정기를 사서 해결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표가 된다는 이유로 부분적으로 해결해 보겠다고 흉내를 낸다. 그런데 책임은 안 지려고 한다. 이것이 대자본의 뿌리가 만들어내는 현실이다.
이 현실을 전환해내야 한다.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한강변 열대야(출처 뉴스토마토)

어쩌면 순진하게 대자본이 태양광,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나가길 바랄 수도 있다. 대자본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다. 돈이 될 경우이다. 또 지불할 능력을 갖춘 자들이 누릴 자유를 위해서 대자본은 투자를 할 것이다.
나는 이에 대해 『한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개의 복이 온다』 3장에서 그것은 철저히 상업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임을 밝혔다.

피해자이면서 책임을 강요당하는 다수 시민들이 가야 할 길은 아닌 것 같다. 우선 대자본의 뿌리에서 만들어지는 기후위기 시대를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야 할 새로운 뿌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 뿌리는 무엇일까?
그것은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공동체이고 시민운동이다.
시민과 주민, 깨어 있는 소비자들이 만들어 가는 공동체와 대중운동을 통해 뿌리이동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 중국, 몽골만이 아니라 아시아 차원에서 시민들이 뿌리이동을 해야 할 때이다. 깨어 있는 주민들이 만들어 가는 공동체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정부와 기업에 요구를 하면서, 우리 공동의 비전을 갖춘 대중 운동체가 될 것이다. 또한 대안적인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다. 저서 『한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개의 복이 온다』 4장에 그 공동체의 모델들을 자세히 정리를 했다.

폭염에 타들어가는 상추(사용가능)

폭염에 타들어가는 상추

패러다임을 바꿀 대중운동으로서 뿌리는 미래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을 위해서이다. 중국, 몽골, 대한민국이 진정 미세먼지와 폭염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시민과 지역의 공동체를 구성하고 함께 손을 잡는 것이 가장 빠른 길로 보인다.

글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한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개의 복이 온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