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0-[강찬수 환경전문기자의 에코사전⑫] 남획 Overfishing

물고기나 동물이 번식하는 속도보다 더 많은 양을 잡아들여 남아있는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지구 바다는 넓지만 특정 해역에서 특정 바닷물고기를 마구 잡는 경우에 물고기 숫자가 급격히 감소해 결국 더 이상 물고기를 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물고기가 줄어들면 결국 그 피해는 어민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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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바구니치어도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촘촘한 그물바구니.

2011년 한 해 북동 대서양에서 잡힌 전갱이는 모두 93만 톤. 과학자들은 연간 어획량이 54만 톤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흑다랑어 등 바닷물고기가 감소하면서 EU 회원국의 어획량은 1995년 807만 톤에서 2010년 494만 톤으로 줄었다. 대서양에서 많이 잡혔던 대구는 30년간 4분의 3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지중해 대표 어종이었던 흑다랑어 어획량도 80% 감소했다. 2012년 북해(North Sea)에서는 다 자란 대구가 100마리도 채 안 된다는 보고도 나왔다. 멸종위기종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2013년 2월 유럽의회는 이처럼 물고기 남획을 방지하기 위해 어업 개선안을 통과시켰다. 남획을 금지하고 어장 복구 노력을 의무화했다.
물고기가 사라지게 된 것은 쌍끌이 저인망식 트롤어업처럼 촘촘한 그물을 사용하거나 바다 밑바닥까지 완전히 긁어내는 방식의 어업 때문이다. 더욱이 잡아들인 물고기 가운데 상당수는 소비하지 않고 바다에 그냥 내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지역 어민들이 값이 별로 나가지 않거나 어종별 어획 한도를 넘어선 물고기를 바다에 버리는데, 잡은 물고기의 23%나 차지한다.

2닥치는대로 잡아 크고 작은 각종 물고기가 배 위에 쌓여 있다.(출처 세네갈 그린피스)

물고기를 남획하는 것은 기르는 어업과도 관련이 있다. 가두리 양식장처럼 물고기를 기르려면 사료를 사용해야 한다. 값나가는 물고기를 기르는 데 사용하는 사료는 이른 바 ‘잡어’라는 물고기를 원료로 쓴다. 폴 그린버그는 ≪포 피시≫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질병과 오염은 모든 축산업이 안고 있는 전형적인 문제지만, 연어 양식의 경우 이 모든 것이 자연 환경에서 일어난다는 것이 문제다. 무엇보다 환경론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사료방정식이 존재한다. 고작 0.5킬로그램의 양식 언어를 얻고자 1.5킬로그램이나 되는 자연산 물고기를 사료로 줄 이유가 뭐란 말인가?
-폴 그린버그, ≪포 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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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참치까지 잡아들이는 인간의 욕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그물망.(출처 그린피스)

세계적으로 중국 어선들의 남획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지만 한국의 원양어선들도 남획에 가담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13년 11월 한국을 ‘예비 불법 조업국’으로 지정했다. 한국 어선들이 서아프리카 가난한 국가 연안에서 불법 침입해 조업을 벌이고 남획을 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한국 원양업계가 서부 아프리카 해역에서 잡아들이는 물고기는 연간 6만4000톤으로, 이 중 4만 톤을 국내에 들여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불법 조업국으로 최종 지정되면 유럽연합 지역으로 수산물을 수출할 수가 없고, 어선들이 EU 항구를 이용할 수도 없다.
해양수산부는 기니 등 서아프리카 수역에서 조업하는 국내 원양어선의 숫자를 줄이고, 조업 감시센터 설립, 원양어선 위치추적장치(VMS) 도입, 불법조업 처벌 강화 등 EU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여 가까스로 불법 조업국으로 지정되는 것을 피했다.

4종을 가리지 않고 싹쓸이를 하는 그물이 생물종의 멸종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출처 그린피스)


태평양에서 한국 어선들은 집어장치(FAD)를 사용, 참치를 남획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린피스에서는 집어장치 사용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FAD를 사용하지 않고 잡은 참치를 캔에 표시하기도 한다. 또 남획이 아닌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잡았다는 마크를 물고기에 부착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어선들이 버리거나 사용하다 파도에 휩쓸려 잃어버린 그물들도 문제가 된다. 바다에 가라앉은 버려진 그물에 물고기들이 갇혀 오도가도 못 하다가 굶어 죽은 경우가 많다. 이를 유령어업(ghost fishing)이라고 한다. 유령어업을 막기 위해서 바다 속에서 저절로 분해돼 사라지는 생분해성 그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관련 도서

≪포 피시≫ Four Fish
폴 그린버그 지음∣박산호 옮김∣시공사
이 책에서는 연어‧농어‧대구‧참치 등 사람들이 많이 먹는 네 종류의 물고기들 식탁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바다에서 이 물고기들이 처한 현실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전 세계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가 연간 8500만 톤으로 반세기 전보다 여섯 배나 많은 양이라며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을 줄이지 않으면 바다 식량이 고갈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텅 빈 바다 – 남획으로 파괴된 해양생태계와 생선의 종말≫ The End of the Line
찰스 클로버 지음∣이민아 옮김∣펜타그램
바다의 바닥을 싹싹 훑어내는 트롤어업 등 공장식 어업이 전 세계 바다를 생명 없는 사막으로 만들고 있음을 고발한 책이다. 육지에서 벌어졌으면 사람들이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을 생선 남획이지만 먼 바다에서, 포유동물이 아닌 냉혈동물인 생선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관심하게 지나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