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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몽골] 나무들은 안녕 한가요? – 이다영 단원

# 나무들은 지금 안녕 한가요?

이번 해 몽골 전체적으로 가뭄이 심하게 와서 에르덴 주민 분들 역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관수시기 왔는데, 비가 너무 오지 않아 지하수가 부족해서 우물을 돌리지 못하는 상황도 있었다. 나무들이 바싹 타들어가 구간들을 보고 있자면, 햇빛이 원망스러웠다. 비가 올 것 같이 먹구름이 끼면 신나서 주민 분들께 비가 온다고 소리치다가 웬걸, 십분 내리고 마는데, 차라리 이럴 거면 오지를 말아라! 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래도 나는 계속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무들이 오늘 안녕한지, 내일도 안녕한지 묻는다. 열심히 살아가는 나무들의 모습을 보며 고맙고, 다행이다 싶어 물을 한 양동이 더 퍼주고, 주변의 하르간과 잡풀들을 제거해준다. 부디 앞으로 비가 더 많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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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차차르간 나무에 붉은 차차르간 열매가 보이기 시작했다. 열매 맺느라고 애썼어! 잘 자라줘서 고마워!

# 내 집 같은 에르덴.

7월 한 달간 기억 속에 담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다. 어요카의 생일날 천진벌덕을 갔다. 그전부터 생일선물로 자전거가 생겼다며 자랑을 하기에, 어떤 자전거인지 궁금해 물어보니 일이 끝나기 무섭게 조그마한 자전거를 타고 와서 나에게 자랑을 했다. 페달을 아무리 돌려도 걷는 것 보다 조금 빠른 정도였다. 그래도 어찌어찌 노란 델구르를 거쳐 천진벌덕을 갔다. 놀다가 지쳐 어요카와 집에 돌아가는 길에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돌리는데 멀리서 노을 지는 하늘마을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 문뜩, 언젠가 여기를 떠날 때 이 장면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었다. 나담 때, 도야아줌마 집에서 성현이와 함께 만들었던 호쇼르(이제껏 먹었던 호쇼르 중 제일 맛있었다!!!)를 그 자리에서 네 개를 먹어 치우면서 도야아줌마와 어요카의 추억 가득한 앨범 사진들을 보았다. 사진 속 앳된 아줌마의 모습과 어린 어요카의 모습, 가족들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기뻤다. 에르덴의 삶은 무심코 지나친 소중한 순간들로 가득하다. 모기아하 와 쉬는 시간에 마주앉아 서로의 일상에 대해 수다를 떠는 순간들, 어요나와 어요카와 함께 셀카를 열장도 넘게 찍는 순간들, 성현이와 조림지를 걸으며 서로 좋아하는 노래를 열창하는 순간들, 이곳에서 그런 순간들이 쌓여가고 있다. 이제야 자연스럽게 이곳에 스며들어 살아가는 것 같다. 내 집처럼. 내 삶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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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 누워서 빵 먹는 모기아하>

# 서로의 언어

처음엔 서로의 언어가 달라서 힘들었다. 그런데 익숙해진다는 건 그런 건가 보다. 여기서 쿵하면 짝! 할 수 있는 것. 서로 닮아가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가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고 알아차려주는 것 같다. 모든 것을 똑같게 닮아가기는 힘들지만, 관심 갖고 바라보고 생각하다보면 알아차릴 수 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이젠 쿵하면 짝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눈과 귀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