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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몽골] 푸릇푸릇한 6월 – 이다영 단원

#푸릇푸릇해진 6월이 왔다.
누가 포플러 잎사귀는 작은 손바닥이라던데, 진짜 아기 손바닥처럼 보드랍고 작다. 6월이 된 지금, 에르덴 조림지를 멀리서 보고 있자면, 따가운 햇볕에 나무들의 푸릇푸릇함이 돋보인다.
차를 타고 가는 도중 도로위에서 멀찍이 우리 조림지를 바라보는데, 새삼스럽게 내가 저곳에 살고 있구나 싶었다.
조림지 안에서 도로 위를 지나다니는 차를 멍청하게 바라보며 저 차는 어디로 가는 걸까? 나닥을 가는 걸까? 유비로 가는 걸까? 그곳엔 델구르(슈퍼)가 있을까? 하던 나였는데, 내가 그 자리에서 우리 조림지를 바라보고 있으니, 푸르다. 예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갈색 빛 땅을 끝없이 지나다가 마주한 에르덴의 모습이 이렇게 푸르고 예쁠 줄 몰랐다. 이 도로를 지나다니는 수많은 운전자들의 마음에도 에르덴의 푸릇푸릇한 모습이 남아있지 않을까?

# 내 여러 모습들.
그 짧고도 긴 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조림지 안에서 새로운 내 모습들을 하나 둘씩 발견해 갔다. 겁이 많은 나.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나. 실수가 많은 나. 먹을 것 하나에 하루 종일 행복한 나, 잡생각이 가득한 나. 내 다양한 모습들을 마주하며 새로운 나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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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에코투어를 왔던 친구 한명이 지금까지 에르덴 하늘마을에서 살면서 언제 가장 행복했냐고 물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너 행복하니?’ 물었을 때 잘 대답하지 못하던 나였는데, 그 순간 떠오른 몇 가지 장면들을 이야기해줬다. 쉬는 시간에 주민 분들과 오고 가는 대화를 이해하고 나도 한마디씩 말하며 우리가 함께 지나온 시간들을 이야기 할 때 그리고 내가 어느 순간 주민 분들 옆에 멍하니 앉아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되었을 때 참 행복했던거 같다 라고.
행복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은 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