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2017몽골] 자립 – 최재빈 단원

위 사진은 조림지 내에 있는 포풀러 양묘장의 사진이다. 좁은 땅에 수많은 묘목이 심어져있어서 가장 푸르러 보이는 구역이기도 하다.

양묘장과 영농을 통해 주민들의 경제적 능력을 키워 주민들을 자립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현재는 지원금을 받고 일을 하시기에 영농도 양묘도 식재, 관수 모두 열심히 하신다. 지원금이 끊기게 되면 과연 이 분들이 자발적으로 양묘, 영농, 그리고 그동안 심어온 나무들을 통해 자립을 하실 수 있을까? 경제란 분명 사람이 살아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 분들이 지원금이 끊겨도 여기 푸른아시아가 만들어준 삶의 터전을 더 아름답게 꾸며 나가실 수 있을까? 많은 고민들이 스쳐지나간다.

한국에서 내가 만약 경제력을 가지고 산다면, 과연 행복할까? 경제적 여유는 삶의 질을 높여줄 뿐,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그 삶은 불행할 것 같다. 주민 분들이 영농을 하시면서 되게 좋아해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분명 영농이라는 수단, 그리고 양묘라는 수단이 이 분들에게 꿈과 희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지원은 끊기게 될 것이고, 그로인해 이 꿈과 희망이 무너지지 않았으면 한다. 현재에 안주하고 현재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 좀 더 앞을 내다보고 내가 갈 길을 상상해보고, 설령 그 길이 틀리더라도 한번 나아가보는 것에 대한 희망과 꿈으로부터 받는 행복을 이 분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재 여기에 없다. 단지, 지금 열심히 일을 해야 미래가 있고, 내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는 마음에서 열심히 일을 해왔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열심히 나무를 심고, 관수를 하는 것만으로는 주민 분들에게 그러한 마음을 심어주기가 부족한 것 같았고 뭔가를 혼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많이 지쳤었다. 결국 혼자 할 수 없다는 예상에 더 지쳤고, 처져있었다. 그리고 어기노르에서 거의 3달을 보내면서 푸른아시아와 내가 생각했던 주민자립은 다르다고 생각해왔다. 아니 다른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내가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완벽한 주민자립마을을 생각하고 이곳에 왔다. 아주 큰 이상향만을 꿈꿔왔던 것 같다. 이 안에서 분명 서로 갈등도, 가치관의 차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면서 점점 더 완벽해 지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나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길을 가면 차가 막히듯, 누군가는 돌아서 가고 누구는 직선거리로 가고, 누군가는 집으로 돌아가서 쉬다가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의 방향은 다르지만, 그 목적지는 같음에 감사하고, 같이 꿈꾸고 그 꿈을 실현해나가는 그러한 어기노르가 푸른아시아가 내가 되었으면 한다. 혼자 꾸는 꿈보다는 모두가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되기에 더 쉬우니까…

오늘은 몽골에 들어온 지 100일 째 되는 날이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심다보니 1/3가량이 지나갔다. 그러면서 주민들과 나무를 심으며 이야기하고, 같이 땀 흘리며 시간을 공유했다. 내가 주민 분들을 많이 생각하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열심히 해왔었다. 요즘 많이 지쳐있었다. 그 안에서 갈등이 있었고, 그 안에서 낙담했던 적도 있었다. 반대로 행복했던 적도 있었고, 일을 하느라 몸은 힘들어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며 웃고 장난치던 적도 있었다. 수많은 다른 사람들(푸른아시아, 후원자, 단원, 지역주민, 솜 관계자 등등)이 모여 만들고 있는 이 조림지를 나 혼자 뭔가 큰일을 하기 보다는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여야 이 조림지가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내 일에 충실해야겠다. 앞으로 닥쳐올 많은 행복과 시련들을 스쳐 지나가다보면 언젠가 있을 우리 모두의 꿈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