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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몽골] 예상치못한 즐거움 – 최재빈 단원

이 사진은 5월의 맑은 어느 날 우리 주민직원 분들이 일을 마치고, 출근부에 사인을 할 때, 주민직원 차에서 나오는 음악소리에 맞춰서 아무도 시키지 않은 춤을 추시는 어기노르의 재간둥이이신 에그체의 춤사위 중 한 장면이다. 나는 놀랬다. 팀장님과 함께 출석부체크를 하다가 어디선가 환호성이 들려서 봤더니 뒤에서 춤추고 계셨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귀여워 귀여워 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차에서 나온 음악은 클럽음악이었다. 그런데, 박자감각이 뛰어나신건가 원래 아는 노래이신건가 노래에 맞춰서 엄청난 춤 실력을 보여주셨다. 솔직히, 춤 실력보다는 그 당당함에 더 놀랬다. 이 동영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 흥에 겨워 춤을 추셨다. 몽골민족은 흥이 넘치는 민족이라고 들어왔지만, 저 춤은 너무 인상 깊었다. 가끔 핸드폰을 보다가 생각나면 틀어본다. 볼 때 마다 내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어기노르에서의 행복은 이곳에 사는 주민직원 분들 만이 아닌 어기노르 모든 주민들로부터 받고 있다.

주말에는 너무 몸이 뻐근해서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사온 축구공을 들고 나갔다. 그런데 옆집아이, 지나가던 아이들이 하나 둘씩 모이더니 15명 정도가 모여서 축구를 했다. 함트 터글스노?(같이놀아도돼요?)라고 하며 수줍게 다가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마을을 지나가다 만나면 새노? 생배노? 하면서 인사도 해준다. 이 아이들과 친해지는 데는 어떠한 말도 필요 없었다. 그냥 공 하나… 그리고 미소? 그렇게 놀다가 다음날 퇴근을 하고, 집에 왔는데 아이들이 똑똑 집을 두들겼다. 너무 피곤해서 내일 놀자고 하고 보내면서도 맘이 편치 않았다. 그 후로 자주 찾아온다. 항상 놀아주지는 못한다. 장난도 심하긴 하다. 그렇지만 이 순수한 아이들이 인사를 건네줄 때는 너무나 예쁘고, 행복하다.

5월은 어기노르에서만 지냈다. 어디에도 가지도 않고, 날씨도 엄청 더웠다가 다음 날엔 엄청 춥고, 눈도 오고, 굉장히 매일 매일이 달랐다. 누군가 그랬었는데, 누가 그랬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몽골은 예상을 할 수 없다고, 날씨도, 만남도 그 당시에 가봐야 알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지금까지 내가 살던 방식이랑은 다르다. 예상하고, 그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거의 없었는데… 예상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하는 고민들이 없다. 원래 스트레스가 많지 않은 나이지만, 여기서는 더더욱 없다. 앞으로 나의 수많은 시간들도 매일 매일, 매시간마다 다르면 좋겠다. 항상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날들을 보내는 것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예기치 못한 만남을 만나고하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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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어느 날부터 나무에 초록색의 잎이 피어나오기 시작한다. 나무에 잎이 나온 것을 보고 이렇게 신기해한 적은 없었는데, 내가 심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아직 물을 한 번도 주지 못했지만, 우리 조림지내의 나무에 푸른빛이 돌고, 중간 중간 노란 꽃, 보라색 꽃들이 피어나는 것을 보면 왜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다. 잎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한 동안 2조림지에서 일을 하느라 1조림지는 갈 일이 없었는데, 며칠 만에 1조림지에 가보니 푸른 잎들이 2배, 3배정도 늘어난 것 같았다. 이 작은 나무들이 잎을 피우면 얼마나 피울까? 이 작은 나무들이 추운겨울을 지나고 다 살아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4월을 보냈는데, 나무 하나하나에서 작은 잎을 피우더니 지금은 넓은 조림지가 커다란 잎을 피운 것처럼 푸른색이 확연히 보인다. 다음 달이면 얼마나 더 푸르러질까 기대된다. 아니, 오늘이 지나고 내일은 얼마나 더 푸르러져있을까 기대된다. 내일도 매일 매일자라는 푸른 잎들에게 물을 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