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7-[푸른아시아가 만난 사람]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

“내가 낸 돈으로 내 건강을 해치는 건 막아야지요”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일정 금액을 모아 만든 기금입니다. 특히 국민들의 건강과 노후대책을 대비하여 적립한 기금이죠. 이런 돈이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데 투자된다면 ‘내가 낸 돈으로 내 건강을 해치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런 건 막아야지요.”
김주진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월 국회 세미나장에서도 그랬고, 4월 푸른아시아 카페콘서트 그린토크에서도 그랬다.
김 대표의 이런 주장은 최근 하루도 빠짐없이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 때문에 더 주목받고 있다. 한반도 미세먼지의 주 원인이 중국의 산업단지에서 몰려오는 것에도 있지만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도 주요 원인이라는 게 언론 보도를 통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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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한전 발전자회사의 신규 석탄화력발전 건설 관련 회사채를 2조원 어치를 인수했습니다. 산업은행은 다수 석탄열병합 발전 사업 프로젝트 금융 주선 및 대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견제하려면 한전 자회사들의 채무를 정부가 보증하지 않음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김 대표는 조배숙, 천정배 의원실에 협조를 구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실상을 적나라하게 공개하면서 공적 금융의 석탄화력발전 투자 행태를 비판했다. 물론 석탄화력발전회사의 회사채는 수익률이 높은 게 사실이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 정부 이후 신설 석탄화력 건설을 위해 한전 발전 자회사가 발행한 사채 1조8천500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연기금이 오로지 수익을 쫓아 투자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해선 명분과 타당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15년 9월 주법 제185호에 의해 석탄회사에 대한 투자를 금지했습니다.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은 미국에서 가장 큰 연기금으로 약 360조원 운용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석탄회사에도 투자를 하고 있죠. 하지만 이 법에 따라 2017년 7월1일까지 화력석탄회사 기존 투자 회수해야 합니다. 유럽 최대 규모 연기금인 노르웨이 중앙은행 산하 기관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산하 연기금은 약 1000조원 규모입니다. 노르웨이에서도 화력석탄에서 매출의 30% 이상 얻는 회사 등은 투자대상에서 제외 가능하도록 연기금 규정을 개정했습니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법, 한국산업은행법, 한국수출입은행법, 국민연금기금운용 규정 등 자금운용 관련 규정 개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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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런 규정은 단순한 제제가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감독을 받는 국민연금이 국민의 건강을 생각했을 때 당연히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시절부터였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다닐 때 교토의정서가 체결되고 기후변화가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는 이런 국제적인 변화를 주목하고 학교 내 환경동아리를 만들고 환경에 대한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 후 동강댐과 새만금이 환경적인 이슈로 떠오르자 환경 관련 법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여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하고 이어 사법고시를 보고 변호사가 되었다.
김&장법률사무소에서도 2009년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상 정부대표단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유학시절인 2015년엔 미국에서 가장 큰 환경단체인 Environmental Defense Fund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비영리재단의 운영 규모에 놀랐고 반면 한국 비영리재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장법률사무소를 나와 법률사무소 엘프스로 자리를 옮긴 후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을 만들어 전문가그룹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에는 변호사 외에도 경제학자, 금융전문가, 탄소시장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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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향후 에너지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에너지시장의 발전 저해요소를 분석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에너지정책을 담당하는 산업자원부는 왜 석탄화력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증설하려고 할까? 이런 의문에 대해 구조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태양광 발전에 대해 비용이 비싸다고 하는데 항상 그럴까요? 과거 태양광 발전에서 메가와트당 비용이 70억원 들었다면 요즘은 20억원 정도면 가능합니다. 이런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세 아이의 아빠인 그는 다음세대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대기오염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은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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