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몽골] 어기노르에서의 소소한 일상 ? 최재빈 단원

이 곳은 어기노르입니다.
4월 1일 어기노르 사업장에 도착하였다. 모든 것이 있고, 모든 것이 충족되던 수도 올란바타르에서의 삶이 아닌 앞으로 몇 개월간 같이 지낼 직원 분들이 살고, 나랑 파트너 도형이가 같이 살게 될 어기노르 솜에 들어왔다. 파견지역이 결정되고 나서 잠시 어기노르에 들렀었다. 그 날의 어기노르는 아직 눈이 녹지 않은 모든 땅이 새하얀 눈으로 뒤 덮힌 마을이었다. 그런데 현재 4월 22일은 대부분의 땅이 조금씩이지만 초록빛으로 물들고 있다. 사업장 울타리 안과 밖의 풍경이 똑같았던 겨울이 지나고 점점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울타리 안에서는 잡초들이지만 무럭무럭 식물이 자라나고 있다.
점점 풀이 자라나듯 어기노르에 대한 나의 애착도 자라나고 있다. 물을 파는 델구르가 있어 좋았고, 한국제품? 먹거리들이 가격은 좀 비싸지만 있어서 좋았고, 소고기를 파는 델구르도 있어서 좋았다. 식당을 아직 못 찾은 게 흠이지만, 매일 점심 저녁을 집에 재료로 무엇을 먹을지를 고민한다, 하나하나 먹을 것을 찾아가는 즐거움이 엄청나다


거주지 변경으로 인해 아이막에 갔다. 뭔가 지루할 때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닭다리 1kg, 계란을 포함해 1주일정도의 식량을 사왔다. 이 마을에는 닭을 안 파는데 간만에 닭을 먹을 수 있었다. 계란은 있지만,,,, 많이 비싸다. (최근에 우리나라 계란가격 폭등했던 그 가격정도이다.)

 
그리고 이곳의 하늘은 정말 예쁘다. 사진으로 매일 찍어왔는데….. 핸드폰을 한 번 떨궜는데 액정이 나가버려서 사진들이 날아갔다. 그 다음 날부터 추워지더니 하늘도 뭔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무서워졌다. 구름도 많고, 먹구름도 끼고, 눈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불고, 하늘이 내 머릿속을 비추는 것 같았다. 원래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나지만, 핸드폰이 없으면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한국에서 내 연락을 기다릴 부모님도 걱정되고, 핸드폰이 망가진 것 보다 다른 일들에게 방해된다는 것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나보다. 그런 생각들을 2~3일 정도 하고나니 그 생각조차 사라졌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금방 적응이 되었다. 그러자 하늘도 다시 맑아졌다. 원효의 해골 물 같은 것인가??? 좋은 생각을 가지고 보는 하늘은 맑았고, 고민을 가지고 하늘을 보면 침침했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나는 이곳에 왜 왔는지를 고민해 보았다. 나는 이 분들에게 무엇인가를 전해주러 온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에게 배우기 바쁘다. 그들의 마음, 생각, 여유 모두 우리가 한국에서는 잊고, 놓치고 살아가는 그러한 것들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무엇을 할까? 어떠한 것을 해야 과연 남들에게 인정받을까? 어떠한 삶이 더 좋은 삶일까를 고민하지만, 여기 몽골에서는 내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해야 하는 일은 없다. 그저 오늘 어떤 밥을 먹을까? 어떻게 하면 나의 시간을 잘 보낼까? 오늘은 무슨 일을 해야 할까? 오직 나만을 위한 고민들로 가득 찬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와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살고 있다. 앞으로 무엇을 할지가 아닌 지금 현재가 더 중요하고, 남보다 내가 우선시 된다. (타인의 삶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하면 더 인정받지가 아닌 현재에 만족하면서 무엇을 해야 즐겁고 보람찰까?가 고민이 된다. 가장 소중한 시간인 지금, 그리고 가장 소중한 사람인 나를 고민하는 아름다운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