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몽골] 나 여기에 잘 살고 있어요! ? 이다영 단원

#귀여운 에르덴의 나무들
에르덴 조림장의 나무들은 귀엽다. 가끔씩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손을 흔드는 것 같다. 나는 아직 우리 에르덴 조림장 과 바가노르 조림장 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왠지 모르게 에르덴 조림장의 나무들이 제일 귀엽고 올망졸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르덴나무들도 그것을 알아서 일까.. 주민 분들께서 나무를 대하는 모습이 마치 아기를 다루는 것처럼 애정 가득하다. 올해는 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키 큰 나무가 되어야 할 텐데, 생각보다 에르덴 나무들의 생존율이 좋지 못해서 나무들에게 더욱 관심을 쏟게 된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종종 묻는데, ‘너 뭐해?’ 하면 ‘어, 나 지금 구덩이 파고 있어.’ ‘어, 나 지금 나무 심고 있어’ 한다. 그럼 다들 나무를 심는다는 것이 어색해서 그런 건지 한 번씩 크게 웃는다. 하지만 나는 이제 어색했던 나무들과 차츰 친해졌다. 키 크고 매끄러운 나무 올리아스, 가시가 많은 나무 차차르간, 가지가 번개 맞은 것처럼 솟은 보르가스, 결이 보들보들하고 키가 작은 우흐린누드. 5월이 되면, 더 싱그러워질 나무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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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덴의 꽃피는 봄이오면>

몽골어로 바람, 땅, 나무, 하늘, 별, 흙이라는 단어를 먼저 배울 수 있어서 좋다. 다른 것 보다 소똥, 말똥, 염소 똥, 토끼 통, 개 똥, 양 똥, 쥐똥 그야말로 똥 잔치가 열리는 이곳에서 어느 동물의 똥인지 주민 분들과 함께 알아가는 것도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른다. 수많은 생명들과 함께 한다. 주민 분들께 ‘인 머드 새노?’ 라고 물었을 때 ‘생!’ 하고 넘어가면, 마음속으로 ‘다행이다!’ 외친다. 이렇게 비틀거리는 작은 나무도 생 이여서 다행이고, 꿋꿋하게 살아있구나 싶어서 자꾸 그 나무 곁을 맴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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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참 많이 배우고 있다.
버뜨러 언니에게 옹알이 하듯 짧은 몽골어들을 하나씩 배워가고, 몽골 동요를 어요나 덕분에 몇 개 더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었던 것들이 이젠 몰라도 서툴러도 괜찮다! 싶다. 주민 분들과 내일, 그 내일이 되어도 작업복을 입고 함께 그 자리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모든 것이 편해졌다. 마치 동료처럼, 가족처럼, 거리낌이 없고 부담 없고, 함께 웃고, 함께 힘들고, 함께 쉴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장 큰 의미를 주는 것 같다. 나와 함께 사는 성현이와 일 끝나고 난 후의 수다도 참 즐겁다. 성현이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함께 사는 주민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도, 자재도구들의 이름을 알아가고, 나무들의 특징을 익히고, 삽수 방법과 과정들 배우고 ,땅을 쉽게 파는 방법들과 사소하게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에르덴에서 무엇을 심어야지 맛있게 먹었다는 소문이 날까 고민하는 과정까지 알아가고 배워가는 재미가 있다. 🙂

+바가노르에서의 휴일
꿀 같은 휴일! 바가노르에서 아시아 프렌즈 지원이를 만났다.
신기했다. 우리는 서로 다른 활동 속에 같은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결국 고민을 당장 해결 할 수 없었지만, 우리의 고민들이 이어져서 한해가 거듭할수록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길. 이 고민들이 이어져서 한사람의 고민이 아닌 우리의 고민이 될 수 있길. 그럼 시간이 흘려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면 뭔가 풀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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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노르에서 만난 예쁜 카페에서 신난 나와 미쉘. 바가노르에 사는 지원이 사진 속 가장 많이 등장하는 친구여서 꼭 만나보고 싶었는데 사진보다 더 귀여워서 깜짝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