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6-[강찬수 환경전문기자의 에코사전⑧] 그린 캠퍼스 Green Campus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에너지 절약과 재활용, 녹지 공간 확대 같은 환경운동을 통틀어 말한다. 많은 학생과 교수가 생활하고 연구 활동이 진행되는 대학에서는 물과 에너지, 종이 소비가 많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10여 년 전부터 자원 절약 등을 강조하는 그린 캠퍼스 운동이 시작됐고, 최근에는 여러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도 그린 스쿨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2011년 한 해 동안 소비한 에너지를 석유로 환산할 경우 3만7375톤이나 된다. 서울시는 연간 2000톤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건물을 ‘에너지 다소비 건물’로 분류하는데, 서울시내 413곳의 에너지 다소비 건물 중에 대학이 19곳을 차지한다. 특히 2007~2011년 서울시의 총 에너지소비량은 1.81% 줄어든 반면 서울 소재 대학의 총 에너지 소비량은 32%나 증가했다.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려면 대학이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랜캠퍼스 활동 사례 부경대2
하지만 대학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쓰레기를 줄이려는 의지가 약한 게 사실이다. 정해진 액수의 등록금을 이미 납부한 학생들로서는 절약을 한다고 해도 돌려받지 못한다. 대학도 에너지 낭비로 예산이 부족해지면 등록금을 올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그린 캠퍼스 운동은 대학생과 교수가 대학의 주인이라는 책임의식, 환경보전 실천이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린 캠퍼스 운동을 실천하는 대학과 학생들은 빈 강의실 조명 끄기, 냉난방 에너지 절약하기, 물 아껴 쓰기, 구내식당 음식물 쓰레기 남기지 않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또 태양광이나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환경 동아리를 구성한 학생들은 이면지로 연습장을 만들어 나눠주기도 하고, 헌책 등 중고물품을 교환하는 장터를 열기도 한다. 못 쓰는 현수막으로 가방을 만드는 등 재활용에도 적극적이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전공을 살려 다양한 방법으로 자원과 에너지 절약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그린캠퍼스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자-강찬수 GC090506 032
대학에서도 냉난방과 조명 자동 조절 시스템을 설치하고,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하는 데 투자하기도 한다. 캠퍼스 내에 학생들이 텃밭을 꾸밀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학도 있다.

이처럼 에너지 절약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서울대는 2013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온실가스 배출할당제’를 시행했다. 서울대는 전체 배출량의 45%를 차지하는 공과대학과 자연과학대학, 의과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 기숙사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실시해 1300여톤의 온실가스를 줄였다. 이를 포함해 학교 전체로는 2012년보다 2000톤(4.8%)을 줄일 수 있었다. 건물면적은 늘어났지만 에너지 사용은 줄어든 것이다.

서울대는 2015년 국내 대학 캠퍼스 최초로 ‘마이크로그리드’, 즉 독립형 소규모 전력망 구축에 나섰다. 2019년까지 180억 원을 투자해서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와 열병합발전, 연료전지 등 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설치하고, 스마트 미터 등을 설치해 에너지 소비도 줄인다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으로 전기요금을 20%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해 외부 전력공급이 끊겨도 4시간까지 독립운전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그린캠퍼스 활동 시상식 -강찬수 IMG_6276
서울시립대의 경우도 태양광 발전시설을 확대하고 고효율 LED(발광다이오드) 전구를 설치해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외부 전력사용량을 15%나 줄였다. 배재대의 경우 2016년 8톤 규모의 빗물저장시설을 온실관리동 건물 지하에 설치, 연간 72톤의 빗물 활용이 가능해졌다.

그린 캠퍼스 운동은 각 학교를 넘어 시?도 혹은 전국 단위로도 그린캠퍼스협의회가 구성돼 우수 사례 발표회를 열어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협력하고 있다. 환경부와 서울시?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예산을 지원하는 등 그린 캠퍼스 운동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도 그린에너지교육법(Green Energy Education Act)을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프로그램을 마련한 대학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그린 리그’제도가 있어 각 대학의 환경실천을 점수로 따져 대학별 순위를 매기기도 한다. 일본에서도 대학환경인증제도가 마련돼 있다. 국내에서도 대학 평가 때 그린 캠퍼스 실천 점수를 포함시키자는 논의도 벌어지고 있다.

대학생이든, 초?중?고생이든 학교에서부터 환경을 실천하는 습관이 몸에 배면 사회에 나가서도 환경을 보전하는 데 적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린 캠퍼스 운동은 그래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