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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몽골] 이곳 몽골에서:) – 이다영 단원

#울란바토르는 회색빛의 추운 한국 같다.
2주가 지난 지금, 어색한 것 불편한 것 없이 나는 몽골에 잘 살고 있다.
한국에서 받아온 교육의 연장선으로 여전히 교육을 받고 있다.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수도생활은 내가 아직도 한국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만들었다. 한국에서의 추위가 이어지는 것처럼 3월에 눈이 내리고, 여전히 두꺼운 옷을 입고 산다.
회색빛의 울란바토르는 거리위로 흙바람이 불기도 하고, 밤이면 뽀얀 연기가 가로등사이로 피어오른다. 마스크를 쓰고 킁킁거리며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씩 술에 취해 휘청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은 길을 걷다 한 친구가 소매치기를 당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 무언가 탁 치는 느낌이 들었고 얼굴과 옷 색깔도 모르게 휙 지나갔다. 바람처럼. 바로 옆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정말 어리벙벙했다.

 
#‘그럴 수도 있지.’
요즘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럴 수 있는 거다.’ 하고 넘어가면 모든 게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택시를 타고 가다가 서툰 몽골어 때문에 낯선 곳에 내버려져도, 갑자기 화장실 유리선반이 바닥으로 와장창 떨어져도, 나도 모르는 누군가 갑자기 나에게 욕을 해도, 방금 산 물건이 망가져버려도 그럴 수 있는 거다. 길을 걷다 우연히 반가운 친구를 만나고, 계획 없이 갔던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한 행사를 우연히 참여하게 되었고, 처음 간 식당에서 입에 딱 맞는 맛있는 몽골음식을 만났을 때 그럴 수 있는 거다. 생각 없이 계획 없이 우연히 일어난 모든 것이 참 괜찮다.

 

#에르덴 하늘마을
1.
에르덴 조림장은 생각보다 풀이 많이 자라있었고, 내가 상상한 그대로 작은 촌처럼 아기자기 한 모습이었다. 마을 팀장님께서 나오셔서 우리를 맞이해주셨다. 아이들과도 함께 인사를 나누었다. 이름이 어떻게 되는지 몇 살인지, 짧은 몽골어 대화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아이들 손을 잡고 걷는데, 톡하면 터질 것처럼 딱딱하면서 부드러웠다. 나는 에르덴이 좋다. 에르덴의 주민 분들이 좋고, 바람이 좋고, 땅이 좋고, 하늘이 좋고. 낮은 하늘과 낮게 보이는 산과 들판, 모든 것이 좋다.
2.
에르덴 조림장 안은 나무를 심기위해 노력하는데, 밖에서는 모래를 채취하기 위해 땅을 파고 있는 장면을 보고, 이게 무슨 전쟁인지….싶었다.
3.
4월이 되면 에르덴 마을살이가 시작된다. 나는 그 마을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무엇이 있어도 없어도 마음이 행복하면 된다. 주민 분들과 이웃이 되어 살고 싶다. 욕심 없이 살고 싶다. 조림지 안에서 어린 나무들과 같이 성장하게 될 앞으로의 날들을 기대하며 살고 싶다. 마을 안에서 사람들과 복작복작 행복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