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5-[생태사진작가 김연수의 바람그물③] 몽골로 귀향 채비하는 독수리

DMZ의 적막을 뚫고 독수리(천연기념물243호)들이 남북의 봄기운을 전하며 하늘을 선회하고 있다.

몽골초원에서 번식, 겨울철 한반도를 찾는 독수리 1000 여 마리 이상이 한반도 경기 파주, 강원 철원, 양구, 고성에서 겨울을 보내고 고향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주로 민통선 부근에서 월동하던 독수리들은 몇 년 전부터는, 경남, 제주 등 남녘까지 내려 간다. 중북부지방의 먹이 사정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창공을 선회하다 작은 물체도 볼 수 있는 망원렌즈 기능이 있는 시각으로 죽은 동물을 발견하면 하강하여 뼈까지 먹어치우는 대식가지만, 먹이가 없을 때는 며칠씩 굶기도 한다.

‘하늘의 왕자’로 불리는 독수리는 실제로는 오리 하나 사냥 못한다. 오로지 이미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는 자연의 청소부다.

후각이 발달한 독수리는 싱싱한 고기보다는 약간 부패되어가는 동물의 사체를 선호하며 그만큼 장이 튼튼하다.

몸길이가 100-112cm, 날개가 250-295cm로 우리나라의 새 중 가장 대형이나 동작이 둔해 까치나 까마귀의 텃새에 눌려 이리저리 쫓겨 다닌다.

어미 독수리 한 쌍이 1년에 번식하는 독수리는 단 1마리에 뿐이다. 그나마 먹이가 부족할 때는 번식을 건너뛰기도 한다.

독수리는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구상에 5000여 마리 정도 남아있다. 전세계에 존재하는 독수리의 1/3 정도가 한반도에서 월동한다. 이들이 모두 무사히 고향에 돌아가 2세를 이어가야 현재의 개체수를 유지한다.

김연수 생태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