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5-[미얀마 에코투어?공주대학교 편] 미얀마 떼야마을, 눈부셨던 일주일간의 이야기

“울창한 숲이 펼쳐져있을 것만 같은 그곳에 정말 사막화가 심각한가요?” 미얀마로 떠나기 전, 에코투어에 참가한 공주대학교 학생들의 반신반의한 질문이 계속되었다. 갈색으로 드러나 위화감마저 드는 위성사진을 여러 번 봤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엔 선뜻 믿기 어려운 일일 것이라 수긍하며 대답했다. “놀랄만한 광경을 보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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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창 밖으로 보이는 미얀마 중부건조지역

 

푸른아시아와 함께 사막화방지 및 지역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떼야마을은 한국에서 미얀마 양곤으로, 그리고 다시 국내선 항공과 버스를 옮겨 타며 이동에만 10시간 정도가 걸리는 미얀마 중부 건조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동시간이 흐를수록 창밖은 눈에 띄게 황량해졌고, 흙이라기 보단 고운 모래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법한 좁은 도로에서는 연신 모래먼지가 일어났다. 전 세계 곳곳이 급격한 사막화.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밖에 없는 풍경이었다. 오토바이라도 지나가면 뿌연 먼지바람이 가득 일어나 시야를 가려버리는 길 끝에 떼야마을이 있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이 작고 작은 마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는가 싶을 정도로 많은 주민들이 봉사단을 환영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우릴 반기는 환한 웃음과 남루한 차림이 대비되어 이런 환영을 받아도 될지, 오히려 자연스레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던 떼야마을과의 첫 만남. 흙바닥에서 이는 모래먼지에 코와 입을 손으로 막으며 찡그리던 단원들도 어느새 마중을 나온 아이들과 하나 둘 손을 잡고, 눈 마주치는 사람마다 서툰 발음으로 ‘밍글라바’를 외치며 숙소로 향했다. 낯선 곳, 게다가 ‘봉사활동’이라는 이름의 무게에서 어쩔 수 없이 느껴야만 했던 나름의 걱정과 두려움들이 그 짧은 순간에 사라진 듯, 공주대학교 학생들의 표정도 긴장감을 풀고 환해지기 시작했다.
*밍글라바: 미얀마어 인사, 안녕하세요.

익숙하지 않은, 아니 조금 더 직설적으로는 많은 것들이 부족한 ‘불편한’ 환경에서 지내야 했던 일주일. 그 시간이 20명이나 되는 봉사단 모두에게 하나같이 좋았던 기억, 그리운 순간, 배움과 성장의 기회로 남을 수 있었던 힘은 단언컨대 사람이었다.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아버지와 그 아버지와 그 아버지 때부터 마을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지만, 이제는 먹고 살기위해 언제 마을을 떠날지 모를 사람들. 자신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말라가는 땅과 우물, 점점 고단해지는 삶을 안타깝게 겪어내야만 하는 이 마을의 주민들에게 봉사단의 방문은 작은 희망이며 즐거운 이벤트이기도 했다.
*최근 10년간 비정상적인 기후로 농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농부들의 빚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에는 마을을 떠나 광산, 타 지역 농장 노동자로 일하는 청년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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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방문 첫 날, 낯 가릴 틈 없이 아이들과 손을 잡았다.

 

봉사단의 하루일과는 단순했다. 오전에는 마을공동체 숲에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먼지가 흩날리는 마을길을 자갈로 덮어 보수하는 ‘힘쓰는 일’, 그리고 오후에는 하나뿐인 마을 내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마음 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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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온기 가득한 마을 풍경

 

봉사단이 마을에 심은 나무는 열대낙엽수의 하나인 티크(Teak)였다. 이 나무는 자라면서 땅을 살려낼 뿐만 아니라 수십 년이 지나면 한 그루에 1천만 원이 넘는 고가의 목재가 되어 마을공동체의 좋은 자원이 될 것이다. 이전에 마을을 방문했던 봉사단들도 마찬가지로 단순히 지금 당장 필요한 물건을 채워주고 떠나기보단 향후 소득원이 될 수 있는 과일나무 등을 심었다.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나는 더운 날씨에 누구 하나 불평 없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마을의 미래를 심는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티크(Teak)는 대단히 견고하고 습기에도 강하다. 수축과 팽창이 적어 뒤틀림이나 갈라짐이 적고, 가공하기도 쉽다. 벌레에 대해 저항력이 강하고 쇠붙이에 대한 부식이 없어 특히 선박재로 많이 쓰고 차량, 건축, 가구, 조각재료로도 널리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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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기에 앞서 마을공동체 숲의 의미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왼쪽) /
나무 심기에 열중하는 공주대학교 학생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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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기에 열중하는 공주대학교 학생들(왼쪽) / ?나무는 수십년 후 마을의 미래가 될 것이다.(오른쪽)

 

이렇게 나무를 심고 마을길을 정비하는 활동을 마친 후엔 주민들이 만들어준 맛있는 미얀마 가정식으로 든든히 배를 채운 뒤 학교로 향했다. 가장 힘들었지만 에코투어에 참가한 공주대학교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작은 마을의 학교이니만큼 다양한 배움과 체험의 기회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 봉사단은 재미난 교구를 적극 활용한 음악, 미술, 과학수업을 준비했다. 말이 통하지 않지만 손짓 발짓, 그리고 눈빛으로 대화가 가능한 신기한 경험과 함께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참가자들이 더 큰 감동을 느낀 이 시간은 짧았지만 긴 여운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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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봉사. 공주대학교 학생들도 아이들도 세상 행복한 표정이다.

 

지금 돌아보면 낮엔 영상 35도를 웃돌고 새벽엔 침낭 속에서도 코끝이 시려 잠이 깰 정도로 추위가 느껴지는 날씨, 온몸을 오들오들 떨며 찬물로 대강 샤워를 하고 저녁 2~3시간 정도 잠깐씩 전기가 들어올 때 전자제품 충전이며 빛이 필요한 일들을(보통 일기쓰기나 손빨래…) 헐레벌떡 해치워야 하는, 조금만 걸어도 발이 새까매지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마저 아련히 그리운 것은 오랜만에, 간혹 누군가는 처음 느껴봤을지도 모를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는 바쁜 한국의 삶에서 특히나 그리운 ‘함께’한다는 감정.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고민하고 땀 흘리는 것, 끊임없이 울려대는 메신저나 SNS를 잊고 옆에 있는 사람들과 밤새 별빛 아래 깊은 대화를 나누던 시간. 에코투어였기에 느낄 수 있던 그 경험이 지나고 보니 더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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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가 기후변화에서 안전해지길, 우리가 심은 나무가 잘 자라길, 마을 사람들이 늘 행복하길,
그리고 언젠가 이 마을에 다시 방문할 수 있길 기원하며 명패에 소원을 담았다.(왼쪽) /
미니올림픽을 마친 후 모두가 함께한 단체사진(오른쪽)

 

떼야마을의 학교에서 봉사단을 기다리는 어린 학생들이 창문 밖으로 고개를 길게 빼고 기다리며 손을 흔들어주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모습이 비단 내 눈에만, 내 기억에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리라. 끝으로 ‘봉사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오히려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나눔의 의미를 진하게 경험했던 일주일간의 미얀마 에코투어를 마친 공주대학교 봉사단의 소감으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 사실 봉사활동이라고 하는 것을 한다고 하면 부족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렇게 여태까지 많은 봉사활동을 해왔다. 나는 그게 봉사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해외봉사를 하면서 정말 나의 많은 가치관들이 변했고 내가 아는 봉사의 개념은 완전히 달라졌다. 봉사란 부족한 사람에게 나의 능력을 나눠줌으로써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함께 부족한 것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손보승, 관광경영학전공/

– ‘오늘 하루는 어땠니’ 하고 선선히 묻는 누군가의 질문에도 나는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었음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우리 곁에는 아이들이 있었다. … 우리가 일주일 동안 지내는 이곳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고 말해도 되는데 아이들은 웃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아이들이 웃으니까 나도 웃었다. 그렇게 내 안에서 작은 자신감이 서서히 생겨났다. 이렇게 힘든 일을 내가 스스로 와서 하고 있다는 생각, 나 스스로도 못해낼 거라고 믿었던 것들을 해냈을 때 성취감과 동시에 오는 보람들이 점점 쌓였다. 나 스스로는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그 작은 믿음과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봉사’라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 할 때 나오는 그 에너지에 나는 서서히 시간을 잊어갔다. /남유진, 영어통역학과/

– 노력봉사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을 조금 더 좋은 환경으로 만들고, 봉사를 하면서 별로 가깝지 않았던 봉사단원들과 많이 가까워지게 만들어줬다. 평소에는 학교의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것도 싫어해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던 나였지만 더운 미얀마에선 싫다는 생각 없이 묵묵히 삽질을 하고, 나무를 심고, 나무에 물을 주고, 자갈을 까는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뿌듯하고 나 자신에게 놀라웠다. /김정태, 의료정보학과/

– 해외봉사를 다녀와서 위의 다른 구체적인 질문이 있기 전 “해외봉사 어땠어?”라는 질문을 가장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나의 대답은 “정말 좋았어! 너네도 기회가 있다면 꼭 가!”였다. 진심이었다. 흔히 해외봉사 후기에서 ‘주는 것 보다 얻는 게 많다.’ 라는 말이 많았다. 형식적인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다녀오니 나도 저 말을 이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말로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보람이다. /김주현, 보건행정학과/

– ‘한없이 부족하고 작은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고 희망을 줄 수 있을까?’라는 마음 속 질문으로부터 시작하게 된 미얀마 봉사활동은 작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었지만 함께 한 우리 학생들, 선생님들, 마을 사람들 한명 한명의 힘이 하나로 모여 더 큰 힘을 만들고, 더 큰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최나영, 관광경역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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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에서의 마지막 밤. 순간은 흘렀지만 추억은 길게 남을 미얀마 에코투어.
공주대학교 학생들, 너무 고생 많았어요~

 

글 공정희 대외협력국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