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4-[생태사진작가 김연수의 바람그물②] 두루미의 신년인사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 설날을 축하하는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가족이 강원도 철원평야에서 평화의 합창을 하고 있다. 두루미는 전 세계에 약 7,000여 마리가 생존해 있는 국제보호조로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예로부터 두루미는 장수를 기원하고, 부부애를 과시하는 상징으로 연말연시 연하장에 늘 등장하던 단골손님이었다. 옛 선비들은 고아한 학을 숭상해, 조선조 당상관 이상의 관복에는 두루미(丹頂鶴)가 그려진 흉배(胸背)를 착용했다. 두루미를 선계에서 내려온 신성한 새로 여기며 귀한 존재로 대접해 온 것이다.
두루미는 한번 짝을 맺으면, 부부가 평생 해로하고, 늘 가족 단위로 움직인다. 양 날개를 합친 길이가 2m 40cm에 이르는 대형 조류로 양 날개의 균형을 활용해 기류를 타고 먼 여행을 한다.
국제 두루미재단을 설립한 미국의 조지 아치볼드박사는 1971년 철원 평야에서 월동하는 두루미를 발견,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보고했다. 그는 철원평야의 두루미는 한국전쟁에 산화한 남북 및 유엔군 병사들의 혼이 환생한 것으로 ‘DMZ의 하얀 천사’ 같다고 말한다.
김연수 생태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