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몽골] 그 어느 때 보다 아름다웠던 나의 2016년을 돌아보며 ? 박소현 단원

bgm. 세븐틴 예쁘다

2016을 한 단어로 정의해 보자면, “시도”가 아닐까?
처음은, 그리고 시도는 쉽지 않다. 작년은 수많은 시도를 했던 해였다. 나름대로 진지한 고민과 고민 끝에 나 스스로 한 결정이었다. 휴학을 하고, 머나먼 타국에서 홀로서기를 하면서 나는 생각했다.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고. 몽골에서 나는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되었고, 나만의 자유를 누렸고, 즐겼다. 지난 1년은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이었다.
여름 날, 푸르고 드넓은 초원을 바라보면 싱그러웠다. 밤하늘 무수히 떠있는 별들을 보면 나도 별을 따라 반짝거렸다. 조림 사업장을 돌며 듣던 노래들. 좋은 사람들과 다녔던 여행들. 부유하는 시간 속에서 즐겼던 나에 대한 사색. 침대 앉아 마시는 맥주 한 잔의 여유. 그리고 에르덴에서 함께 했던 추억들.
여러 가지 이유로 에르덴에서의 삶은 늘 부족했지만 풍족했다. 룸메이트와 함께 만들어 나간 에피소드들. 그 어느 때 보다 다양한 요리를 만들었고,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집안 곳곳 하나하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애정을 많이 쏟았던 곳. 덩그러니 있는 우리 마을 덕에 한 달에 한번 장을 보러 나가야 했던 곳. 정전이 되면 아무 것도 못하게 되는 그런 곳. 그렇기에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함께 했던 2016. 가장 나다울 수 있었던 시간들 속에서 행복했고, 감사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새로운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운 한 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들이었다.
장켈레비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잠시나마 당신이 머물렀던 세계는 당신의 짧은 생이 없었을 수도 있을 세계와는 돌이킬 수 없이 그리고 영원히 다릅니다.” 아마 몽골에서 보냈던 2016으로 인해 앞으로의 나의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래서 후회하냐고?
아니, 전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