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3-[강찬수 환경전문기자의 에코사전⑤] 곤충 Insects

육상에 사는 대표적인 무척추동물로 머리‧가슴‧배 세 부분으로 나뉘는 몸통, 3쌍의 다리와 2쌍의 날개, 1쌍의 더듬이를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100만종이 넘는 곤충이 존재한다. 모든 동물 종의 80%,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종의 절반이 넘는 숫자다. 앞으로 발견될 종까지 합친다면 곤충은 어림잡아 200만 종에서 많게는 3000만 종에 이를 것이라고 과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곤충은 꽃가루받이 등을 통해 자연 생태계의 유지와 인류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병을 옮기고, 산림과 농작물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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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곤충학자들은 곤충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조안 엘리자베스 록은 그의 책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은 종의 보존을 위해 곤충을 필요로 한다. 곤충이 재생, 채취, 가루받이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몇 달 안에 멸종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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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인간의 먹을거리 중에서 약 3분의 1은 곤충의 꽃가루받이의 결과로 자란 수확물이다.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는 2005년 기준으로 세계적으로 곤충의 꽃가루받이가 갖는 경제적 가치가 연간 1530억 유로(약 252조4500억원)이라는 분석을 2008년 내놓았다. 꽃가루받이 곤충이 사라지면 농업분야에서는 연간 1900억~3100억 유로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벌과 같은 꽃가루받이 곤충이 감소하면 특히 과일과 채소, 식용기름 생산 작물 등에서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곤충이 없다면 세상은 온통 배설물로 넘쳐날지도 모른다. 곤충은 다른 동물의 배설물이나 사체, 썩은 고기를 먹어치우는 자연계의 청소부이기 때문이다. 특히 개미는 죽어서 썩어가는 동물 시체의 거의 대부분(90%)을 수거해 먹어 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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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이래 벼멸구‧메뚜기 같은 곤충은 농작물을 두고 인간과 경쟁관계를 이루기도 한다. 아프리카 주변 사막 등지에서는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큰 피해를 입기도 한다. 1000억 마리에 이르기도 하는 메뚜기 떼가 이동하면서 메뚜기 한 마리가 매일처럼 자기 몸무게 분량(2g)의 작물을 먹어치운다.

곤충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쥐벼룩은 흑사병의 원인은 페스트균을, 모기는 말라리아를 옮긴다. 솔수염하늘소와 솔잎혹파리는 소나무 숲에 큰 피해를 주고 있고, 광릉긴나무좀은 참나무에 구멍을 뚫어 말려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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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귀뚜라미 등 곤충은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인류의 미래 식량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 연구팀이 2012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할 경우 곤충을 이용하면 필요한 농지 면적이 소고기의 10%, 돼지고기의 30%, 닭고기의 40%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도 아프리카와 중남미, 아시아 등 약 90개 나라에서 1400종의 곤충이 사람의 음식으로 이용된다.

2015년 우리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도 독성평가 등을 거쳐 귀뚜라미를 한시적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인정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음식물 섭취나 소화, 흡수가 어려운 환자들도 먹을 수 있는 곤충 애벌레를 이용해 특수의료용 식물을 개발하기도 했다. 딱정벌레목(目)에 속하는 갈색거저리 애벌레인 고소애를 이용해 만든 ‘고소애 푸딩’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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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국내 곤충산업 규모는 3039억 원 정도로, 724곳의 농가에서 곤충을 기르고 있다. 곤충 용도에 따른 농가의 비율을 보면 애완학습이 51.1%로 가장 많고, 사료용이 26.5%, 식용 11.2%, 환경정화 8.4%, 화분 매개 2.2%, 천적 0.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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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도서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 The voice of the infinite in the small
조안 엘리자베스 룩 지음∣조응주 옮김∣민들레

파리와 바퀴벌레에 이르기까지 곤충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을 지적한 책이다. 이 책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곤충의 참 모습을 알려주고 있으며, 곤충들이 알게 모르게 사람들에게 다양한 도움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지구상에서 4억 년 동안 존재했던 곤충이 뒤늦게 등장한 사람들 때문에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처지를 묘사하고 있다.

 

≪인섹토피디아≫ Insectopedia
휴 래플스 지음∣우진하 옮김∣21세기북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곤충들의 모습, 그리고 그 곤충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닮은 책이다. 특히 곤충백과사전’이란 책 제목처럼 A에서부터 Z에 이르기까지 26개 항목별로 철학과 문학, 역사, 경제에 이르기는 곤충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