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0-[Main Story] 미얀마 ODA 사업 마무리 스케치

인간이 할퀸 가뭄의 땅에 15만 그루 숲을 이루다.

 

푸른아시아는 2014년 5월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미얀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림관리 역량강화사업’ ODA 용역을 맡아 바간지역에서 사업을 수행, 올 9월 종료를 했습니다. 물론 이 사업이 끝나더라도 미얀마에서의 푸른아시아의 여정은 계속되겠지만, 푸른아시아의 미얀마 첫 사업으로 많은 교훈을 남겨준 본 사업의 종료를 기념하며 푸른아시아 뉴스레터 독자님들께 그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위성으로 보는 미얀마의 사막화

 

구글어스라고 구글에서 제공하는 위성지도 프로그램이 있다. 처음 프로그램을 띄우면 둥근 지구가 나오는데, 원하는 지역을 선택해 원하는 만큼 확대해보면 실제 지형을 볼 수 있다. 몽골 같은 경우에는 초원에 점점이 선 게르까지도 볼 수 있는 신기한 프로그램이다.

 

1

(그림1) 이런 식으로 어디에 녹지가 많고 어디가 황폐해졌는지도 딱 보인다.

 

이 구글어스에서 동남아 지역을 보면 대략 이런 모습이다.

 

2

(그림2) 동남아 지역이니 죄다 푸릇푸릇한 것이 자연스러운데, 왼편 위쪽에 약간 소갈머리처럼 빈 부분이 있다. 여기에 주목을 하여 확대해보면 다음과 같이 된다.

 

3

(그림3) 미얀마다. 한창 푸르던 미얀마 중간이 휑하니 비어있는데, 이 부분이 소위 미얀마의 ‘중부 건조지’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미얀마 중부 건조지, 자연과 인간의 합작으로 만드는 사막화 

 

미얀마에는 보통 서쪽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축축한 계절풍(몬순)이 따뜻한 대지를 만나 비를 뿌리는데, 미얀마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산맥이 그 계절풍을 막아 중부지역은 비가 많지 않고 기온이 높은 반건조지역으로 발달되었다. 미얀마 연평균 강수량이 2,500mm인데 이 중부지역 강수량은 500mm정도다. 한국 평균(1,283mm)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더울 때는 미얀마에서 제일 더운 수준으로, 기온이 45도 이상으로 치솟는다.

이런 환경에서도 사람은 살아가야 하니, 먹고 살기 위해 나무를 베고 개간을 한다. 미얀마에서는 매년 목재 수출 및 연료 소비를 위해 서울 면적의 4배 규모 산림(26만ha)이 없어지고 있으며, 서울 면적 2배 규모 산림(134,000ha)은 농경지로 개간된다. 이러한 인간의 속도를 중부 건조지의 척박한 환경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중부 건조지의 사막화가 심화되고 있다.

45

 (그림4,5) 위쪽이 미얀마 중부건조지역의 농경지, 아래쪽은 미얀마 동부지역의 농경지 부분.
중부건조지역에서는 인간이 벌채하고 개간하는 속도를 환경이 더 더욱 따라잡지를 못한다.

 

미얀마의 사가잉주, 만달레이주, 마그웨이 주에 해당하는 이 중부 건조지는 미얀마 전체 면적의 약 12,8%를 차지하는데, 또 인구로 따지면 전체 인구의 25%인 약 1,500만명이 이 지역에 산다. 그 인구의 80% 정도가 사막화나 기후변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농업 또는 목축업에 종사를 한다. 푸른아시아에서 마을을 조사한 결과, 만달레이주 바간지역 10개 중 7개 마을에서는 최근 10년 사이 강수량이 줄어들었거나, 강우가 불규칙해져 농사짓기가 어려워졌다고 하며, 10년 전만해도 30m를 파면 지하수가 나왔는데 이제는 60m를 파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마을도 있었다.



중부건조지역의 천년 고도, 15만그루 나무를 심다

 

미얀마 중부건조지의 사막화를 개선하기 위해 미얀마 정부에서는 1997년 환경부 내에 건조지녹화국을 신설해 조림 및 재생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예산 및 역량 부족 등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해서 한국과 일본 등의 해외의 원조를 요청한지라, 한국에서는 코이카가 1998년부터 2010년에 이르기까지 3차에 걸쳐 중부건조지의 만달레이주 바간지역에 조림사업을 주관해왔으며, 2014년~2016년에 걸쳐 4차 조림을 실시하는데 그 사업을 푸른아시아가 맡은 것이다.

6

(그림 6) 옛 바간 왕조의 중심지였던 바간지역의 옛 불탑들, 이 불탑들을 만들기 위해 벽돌을 구우려 나무를 때서 사막화를 가속시켰다는 역설도 있다. (사진 출처 : www.hotels-myanmar.com)



약 천년 전 옛 바간 왕조의 중심지일 때 지어진 약 2000여개의 불탑들이 평원에 펼쳐져 있어, 바간은 미얀마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불교 성지이자 관광지로 유명한 지역이다. 관광철이 되면 외국인들로 더욱 활기를 띠는 바간지역의 상업 중심지 냐웅우로부터, 양옆으로 불탑들이 불쑥불쑥 선 도로를 따라 달리면 푸른아시아 사업지가 나온다.

이번 ODA사업으로 총 240ha에 15만그루를 심었다. 조림지인 팔린공과 깐지공힐 지역은 황폐화된 구릉지 및 산지였는데, 이번에 심은 15만그루의 나무로 복원이 되고 있다. 2015년 심은 나무들의 현재 생존율은 99.4%다.

 

 

황폐지가 숲이 되기까지, 그 과정의 시작

7-1

7-8

(그림 7) 조림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처음에는 그저 맨 땅이었던 사업지를 측량한 후, 조림구역을 잘게 나누고 경계를 표시했다. 그와 동시에 조림구역 전체 경계에는 가축의 출입을 막기 위해 울타리를 둘렀다, 아이러니하게 미얀마에서 가축이 제일 많은 지역이 중부 건조지역이라고, 농사가 상대적으로 잘 안되니 사람들이 목축을 많이 친다고 하여, 울타리는 특히 건조지역 조림에서는 중요한 작업이다.

사업부지가 명확히 정리되고서는 나무 심을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미얀마에서 조림 구덩이 파는 방식이 조금 독특한데, 큰 구덩이(90*90*30cm)를 파고 그 가운데를 30cm 너비와 높이로 쏙 더 파는 것이다. 인근 마을 주민들이 일급을 받으며 파기도 하고, 포크레인을 동원해 파기도 하며 조림시기 전에 15만개의 구덩이를 팠다.

심은 묘목은 유칼립투스(Eucalyptus camaldulensis), 님나무(Azardirachta indica), 꼬꼬(Albizzia lebbek), 미얀마 샤(Acacia catechu) 등 건조기후에 강하며 대다수 미얀마 고유수종인 나무 8종이다. 미얀마 건조지녹화국의 양묘장에서 심어 기른 묘목을 조림지로 가져와 임시 양묘장에서 관리하다가, 2015년 5월~7월 집중 조림을 했다.

포트에 담긴 묘목을 바구니로 주민들이 머리에 이고 날라 심었다. 작업에 참여한 주민들 중 하나인 인근 마을의 카인디윈(34)씨는, “나무를 심으면 기후환경이 좋아지고 농사일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개인일이 있더라도 조림일에 열심히 참여를 했다”라며 기대에 찬 표정으로 땀을 닦으며 말하기도 했다. 나무를 심은 후에는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 덮어주는 등 관리를 했다. 뽑은 잡초들 중 일부는 인근 마을에서 가져가 가축 먹이로 쓰기도 했다.

 

8

(그림 8) 기온이 45도 넘게 치솟는 중부건조지의 건기를 무사히 이겨내고 잘 자라는 나무들

 

묘목들은 잘 자라 무사히 미얀마의 건기를 이겨내어, 심은 지 1년 된 나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크고 풍성히 잘 자라고 있다. 생장이 빠른 유칼립투스의 경우 올해 약 3개월 새 1m씩 자란 경우까지도 관찰된다. 작년 조림 직후 때맞춰 흔치 않은 비가 잘 내려줬고, 거기에 푸른아시아와 협력한 현지 업체의 전문성도 뒷받침되었다.

 

 

조림과 화덕 배포는 무슨 연관이 있나?

 

이번 사업에서는 조림 뿐 아니라 조림지 인근 마을 주민들에의 개량 화덕 배포도 병행했다. 미얀마에서 이뤄지는 벌목의 주요 원인이 요리에 쓸 땔감 확보다. 미얀마의 일반 지역 마을에서 사용해온 화덕 형태는 돌을 세 개 받쳐 쓰는 형태로, 열을 보존 및 집중해주는 효과는 거의 없고 연기도 많이 난다. 개량화덕을 쓰면 열효율이 높아 연료를 40%까지 절감할 수 있으며, 연기도 덜 난다.

9
(그림 9,10) 전통적인 화덕 형태(돌 세 개 받치는 식)과 금번 배포한 개량화덕, 개량화덕을 쓰면 땔감을 40%까지 아낄 수 있다.


바간지역의 푸른아시아 사업지 인근 20개 마을의 약 6,000개 가구에 한 가구당 1식씩 화덕을 배포했다. 화덕을 받아 사용 중인 말룽루카이(40)씨는 “땔감 쓰는 것이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했고, 카인디윈(34)씨는 “빠른 시간 내에 밥을 할 수 있고, 연기 걱정도 없다. 어머니가 담배를 안 피웠는데도 폐병으로 돌아가셨다. 내 대에는 신경써서 화덕을 사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10

(그림 11) 개량화덕을 사용해 음식을 하는 모습.

 

 

사업은 끝나지만 관리는, 삶은 계속된다.

 

금번 사업은 정부간의 ODA사업으로, 조림도 국유림으로 조성되어 정부에서 보존 및 관리를 하게 된다. 푸른아시아의 사업은 9월로 종료가 되었지만, 현장 관리는 9월부터 미얀마의 건조지녹화국에 이양되어 계속된다. 조림이 잘 된 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것이 장기간 잘 지속되도록 하는 게 진짜 관건이다. 건조지녹화국 우테토 지소장은, “그간 4차에 걸친 조림사업 중 이번이 제일 성공적”이었으며, “잘된 사업이니만큼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제일 경험 많은 직원을 현장에 파견하여 관리하면서, 틈틈이 인근 주민 교육을 실시하려한다”고 관리 포부를 밝혔다.

푸른아시아는 이번 사업을 기회로 미얀마 사회와 풍토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겪으며 향후 나아갈 방향을 고민했다. 그 결과, 마을 주민 그룹이 주체가 되어 숲을 관리하고 이용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미얀마의 공동체숲(Community Forestry) 제도를 바탕으로, 마을 단위의 공동체숲 조성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미얀마에서의 방향을 잡고 있다. 푸른아시아의 방향인 ‘기후변화·사막화 방지’ 및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이 미얀마에서는 또 어떤 형태로 구현이 될지, 계속 지켜봐주시기 바란다.

 

글 신혜정 국제사업국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