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몽골] 아낌없이 내어주는 자연 – 박소현 단원

찬란하게 빛났던 계절이 지나간다. 초록이 넘실거리던 여름을 지나, 가을에 다다랐다. 소매 사이로 찬 기운이 스며든다. 하나 둘 씩 낙엽이 지고, 조림 사업장도 완연한 가을의 모습으로 접어들었다. 빨갛게 노랗게 물든 에르덴은 조심스레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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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잎이 쌓인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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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물든 나무들.

 

눈으로만 바라보던 언덕. 그 너머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쌀쌀해진 날씨에 땔감을 구하러 가는 길. 길은 숲으로 이어졌다. 근방에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던, 울창한 산림. 나무 향기와 쌓여있는 낙엽. 같이 간 주민 직원 분들도 야유회라도 온 듯 즐거워 하셨다. 야생초들의 효험을 알려주시기도 했다. 이름 모를 열매를 먹으며 올라가니 새로운 모습이 보였다. 산 너머에 또 다른 숲이 펼쳐져 있었다. 중턱 어느 그루터기에 앉아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산들바람에 몸을 싣고 잠시 꿈나라에 다녀오기도 했다. 전혀 다른 풍경은 서서히 나에게 밀려왔다. 발이 이끄는 대로, 숲이 내어주는 대로 조금씩 다가갔고 내치지 않았다. 산은 우리를 포근하게 품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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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좋다는 야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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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물든 나무와 낙엽 송.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모든 것을 내어준 나무는 행복하지 않았다고 한다(“And the tree was happy… but not really”). 땔감은 시장에서 사는 것인 줄 알았다. 사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땔감을 사본 적이 없기도 했다. 동네 뒷산에서 나무를 베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나무를 심는 사람으로서, 나무를 벤다는 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실제로 그 산은 베어진 나무의 밑 둥이 듬성듬성 자리하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튼실한 나무를 자르고 그 옆에는 새로운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숲은, 아니 자연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어준다. 아낌없이 내어준다.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는 자연은 과연 행복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자연에게 돌아가면 자연은 언제나 그렇듯 우리를 따듯하게 품어줄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나무가 그랬듯이.

“소년아, 이리 이리오렴. 여기 앉아서 쉬렴.(Come. Boy, sit down. Sit down and 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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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려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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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진 나무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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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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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베어진 나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