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9-[이재흥의 자연속으로] 파랑새, 사랑의 상징? 성질은 거칠고 포악

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다. 사람은 물론이고 여름 철새로 찾아온 새들도 힘겹게 보냈다.

비도 좀처럼 내리지 않아 산 계곡은 물론이고 실개천에도 물이 마르면서 목욕을 즐기는 새들은 물을 찾기도 어려웠다. 그럼에도 어디서 목욕을 하고 다니는지 몸의 깃털이 정갈한 청록색 파랑새 한 쌍은 딱따구리가 파놓은 소나무 구멍에 알을 낳고 번식을 했다.

이들은 5월에 우리나라로 찾아와 여름을 나기 시작했다. 파랑새들을 관찰하다보면 정말 다정다감한 것을 실감하게 된다. 암수가 나뭇가지에 함께 앉아 서로 부리를 마주대고 애정 표현을 하는가 하면, 때로는 수컷이 먹이를 잡아와 암컷에게 넘겨주며 구애를 한다. 높은 창공을 날아다니며 잠자리 같은 곤충류 사냥에 나설 때나, 휴식을 취할 때나 이들은 항상 함께 한다. 모리스 마텔를링크가 <파랑새>에서 희망·행복의 상징적 의미로 파랑새를 사용한 것도 파랑새의 이런 속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둥지1(16년9월)

둥지 속 새끼가 둥지 밖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나라 대중가요 노랫말은 물론이고, 시어에도 등장할 정도로 파랑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사랑과 행복의 상징이 되어오고 있다. 전래 민요에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고 했다. 사실은 노랫말하고는 차이가 있다. 파랑새는 녹두밭이나 풀밭에 좀처럼 앉지 않는다. 주로 나뭇잎이 없는 높은 마른 나뭇가지나, 전깃줄 같은 곳에 앉기를 좋아한다.

파랑새는 맹금류 못지않게 곡예비행을 잘한다. 보기보다 소리가 아름답지 않으며 포악스러워 숲속의 깡패로 불리는 까치며, 사납기로 소문난 꾀꼬리들과도 이웃 관계가 불편하다.

둥지3(16년9월)

파랑새 어미들이 함께 둥지주변 나무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랑의 상징 파랑새이지만 얄밉게도 스스로 사랑의 둥지를 틀지 않는다. 이들은 둥지를 잘 틀고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텃새인 까치가 힘겹게 틀어놓은 둥지며, 딱따구리들이 나무에 파놓은 구멍을 대가 없이 빼앗아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둥지로 삼는다.

6월 중순에 번식을 한 파랑새 새끼들은 어미들의 지극정성을 받으며 자라서 7월 중순경에 둥지를 떠난다.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로 어미들은 둥지에서 나와 활동하는 새끼들에게 한동안 먹이를 잡아 먹여주며 보살피다 독립을 시킨다.

둥지4(16년9월)

파랑새 어미가 사냥한 먹이를 둥지 속 새끼들에게 전해주고 날아가고 있다.

 

 

<연재를 마치며>

이재흥의 자연 속으로는 이번달로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귀하고 소중한 생태 사진과 자연 상의 야생조류의 사진을 연재해 주신 이재흥 생태사진작가님께 푸른아시아 회원들의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