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몽골] 겨울이 오면 ? 김미경 단원

몽골에 온 이후 몇 번의 이별을 겪었다. 다신칠링 조림사업장 경비원의 손녀가 이사를 갔고, 우연히 만나 하루 동안 함께 지낸 강아지의 죽음을 전해 들었고, 외할머니의 부고도 접했다. 이곳에서 수많은 만남이 있었고 그만큼 많은 헤어짐을 겪었지만 유독 저들과의 이별이 더 슬프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가 마음을 많이 쏟았기 때문이다.

생택쥐베리는 어린 왕자를 통해 말했다. “누구나 길들여지고 나면 조금 울게 될 염려가 있는 것이다.” 이별의 슬픔은 상대를 많이 사랑했을수록 클 수밖에 없다. 사랑하지 않는 삶은 불가능하다. 이별이 없는 삶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에게는 슬픔을 감내할 수 있는 무한한 의지가 있다.

조림지에 또 다른 개가 나타났다. 새로운 경비원의 개다. 처음에 그를 만지려고 손을 뻗었을 때 그는 화들짝 놀라며 도망갔다. 나는 그가 살아온 날들을 상상하며 앞으로 그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생각했다. 나는 이별할 것을 알면서도 마음을 내어줄 수밖에 없는 약한 존재다. 그러나 나의 약함을 깨달을 때마다 나의 삶은 조금씩 단단해진다. 8월 말 몽골은 새벽녘의 서늘한 공기로 벌써 겨울의 시작을 알린다. 겨울이 오면 많은 것들과 이별해야만 한다. 만남 후에 오는 헤어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마음을 비울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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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칠링 조림사업장에서 만난 강아지가 내 신발을 베개처럼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