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8-[SDGs] ?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란 무엇일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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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은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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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5. 성평등 달성과 모든 여성과 여야의 역량강화

일생동안 한번 이상의 성폭력을 경험하는 여성이 전 세계 여성의 35%나 된다고 한다. 1억4천만명 정도의 여성들은 성기 절제의 고통을 겪고 있고 조혼과 인신매매의 대상도 대부분 여성이다. 일상적인 폭력과 차별의 대상이 될 뿐 아니라 전쟁과 같은 특수상황이라면 더욱 더 살인과 강간의 목표가 된다. 또한 매년 800여명의 여성이 예방 가능한 임신과 출산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전 세계 문맹자의 2/3가 여성이다.(UNECOSOC, 2014)

그 동안 국제사회는 성평등과 여성 역량 강화를 위한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그 성과가 미미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SDGs에 반영되어 있다. 성평등 목표는 독자적으로 제시되어 있지만 동시에 다른 10개 목표의 세부목표 속에 성평등 달성과 여성을 자립화 하기 위한 목표들이 광범위하게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성평등 이슈를 광범위 이슈, 영어로는 크로스커팅(Cross-cutting) 이슈라고 부른다.

성평등이 크로스커팅 이슈인 데는 성차별이 사회 전반의 개발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도 있다. 조혼이 만연한 국가의 여성 교육수준은 중등교육 이하에 머문다(SDG4). 가정 내에서 여성의 의사결정권이 낮은 국가는 산모 사망률이 높고, 사회 전반의 질병치사율이 높다(SDG3). 성평등을 인류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조화를 이루기 위한 목표이자, 빈곤퇴치, 양질의 교육, 건강한 삶 등 다른 지속가능개발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유이다.

SDG5번 목표는 9개의 세부 목표로 이루어져 있다. 성차별과 모든 폭력으로부터 자유, 역량개발과 자원, 여성 리더십과 참여 증진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면, 세부 목표 5.1번은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이다. 인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적 법이나 구조를 철폐하였는지 여부, 상속권에 차별이 철폐 되었는지 여부를 지표로 사용한다. 5.2번 목표는 인신매매(여성/여아75%), 성착취, 모든 형태의 폭력을 철폐하는 것이다. 5.3번은 아동결혼, 조혼, 강제결혼, 여성 성기 절제 등의 악습을 철폐하는 것이다. 조혼은 인생 전체의 선택권을 빼앗는 폭력이고 아동출산 등으로 이어지며 여성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문제이다. 요즘 UN에서는 이주여성에 대한 폭력을 규제하려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다. 1번부터 3번까지 세부 목표가 성차별과 폭력 근절과 관련이 있다.

여자아이라서 더 낮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결국 저임금이나 육체노동으로 근로 기회가 제한되어 있다면 단순히 차별을 철폐하라는 주장만으로 성평등을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차별을 야기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5.4번 세부목표는 여성과 여야에게 교육, 보건, 안전 등 공공서비스와 사회보장, 인프라를 제공할 것과 가사노동의 가치를 인정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5.6번은 여성과 여야가 자신의 성적인 권리를 국가나 사회, 가부장이 아닌 스스로 결정하도록 보장할 것과 재생산에 대한 결정권을 보장할 것을 규정하였다. 실제 재생산은 여성의 교육과 근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선택권이 여성 자신에게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표목표로 ICT 기술 사용 확대(5.b)나 상속이나 재정서비스의 공평한 권리 제공(5.a)도 여성 역량개발과 관련되어 있는 규정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참여보장과 동등한 리더십 기회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세부목표들이 있다. 5.5번 목표는 정치, 경제, 공공분야의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이 완전하고도 효과적으로 참여할 것과 동등한 리더십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성 정치인의 비율이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전 세계 여성 고위공무원은 17% 정도 이며 세계 500대 기업의 여성 최고경영자는 단지 4%에 불가하다. 이와 같은 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장치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성평등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과 강력한 법안 채택 또한 SDG5번에서 함께 규정하고 있다(5.c).

개발협력에서 여성과 여야의 문제는 “빈곤은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라는 문장에 함축되어 있다. 놀랍도록 많은 여성과 여자아이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과 원하는 시기에 결혼을 하고, 자녀를 언제 몇 명이나 낳을지 결정하고, 교육을 받고, 건강하게 살 당연한 인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삶은 가난이라는 결과로 그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깨끗한 식수 확보는 모든 사람들의 보편적 권리

SDG6. 식수와 위생시설에 대한 접근성과 관리 능력 확보

가난을 해결하는데 물이나 위생환경이 관련이 있을까? 선뜻 개연성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2000년 이전까지 국제사회에서 식수위생분야에 투입된 재정은 전체의 12%에 불가하였다. 교육이나 보건과 같이 빈곤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분야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이다. 그러나 위생이 빈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인식이 2000년 이후 확산되었다. 지속가능한 사회와 경제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물과 위생분야에 대한 다양한 정책과 목표들이 제시되었다.

UN은 물에 대한 기준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강수량이 풍부하고 물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는 물 풍족국가(water-sufficiency)이고 강수량은 많으나 물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나라는 물 부족국가(water-stressed)이다. 강수량이 적거나 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나라는 물 기근국가(water-scarcity)로 분류한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1인당 가용 수자원량을 기준으로 1,000㎥미만이면 물 기근국가, 1,000~1,700㎥이면 물 부족국가, 1,700㎥ 이상이면 물 풍요국가로 분류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물 부족국가이다. 물 기근국가는 중동과 알제리, 요르단 등 북부 아프리카 사막국가들과 케냐, 소말리아, 르완다를 포함한 동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해당된다.

식수와 위생시설은 각종 질병예방과 설사나 기생충으로 인한 영양실조 예방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초등학교 여학생의 결석과 자퇴의 원인 중 한 가지가 생리기간 중 위생시설 부족이라고 한다. 성평등 달성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SDG6번 목표는 6개의 세부목표와 2개 부가적 목표로 되어 있다. 6.1번 목표는 2030년까지 안전한 식수에 보편적이고 형평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는 것이다. 이 목표의 달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식수 보급률과 지속적 관리 여부,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접근 가능한가라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6.2번 목표는 2030년까지 개선된 위생시설에 보편적인 접근성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세계 인구의 40%가 적절한 화장실을 갖추지 못하여 노상배변을 하고 있다(UNESCO, 2010). 이는 식수오염, 대장균 감염 등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평가 지표에는 비누를 활용하여 적절한 시점에 손을 씻는 비율(%)이 포함되어 있다.

세부목표 3번에서 5번은 수자원의 적절한 관리에 관한 것이다. 6.3번은 오염물질, 유해폐기물, 화학물질 방출을 줄이고 폐수 비율을 50% 감소시키고 재활용을 증대할 것을 규정한다. 수자원 오염을 막고 깨끗한 수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함을 요구한다.

4번 목표는 2030년까지 물 사용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물 사용을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달성여부 측정을 위해 물 수요와 공급 간 비율을 측정하는 지표인 물 스트레스 지수와 물 생산성을 활용한다.

5번 세부목표는 2030년까지 국제공유하천 등 모든 수자원에 통합수자원관리방안을 실행하는 것이다. 하천은 국경을 넘어 여러 국가에 공유되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에 276개의 공유하천이 있으며 다뉴브 강은 18개 나라를 경유한다고 한다.

공유 하천을 중심으로 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상류 지역과 하류 지역간 분쟁이나 수자원 관리를 잘 하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 다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서는 지구 전체의 한정된 자원인 물에 대한 통합적이고 조화로운 관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6.6번은 2020년까지 산, 숲, 습지, 강, 대수층, 호수를 포함한 수생태계 보호 및 복원을 목표로 한다. 습지 규모 변화율 등이 지표로 사용된다. 생태 다양성의 보고로 불리는 습지는 현재 세계적으로 50% 이상이 개발을 위해 매립되거나 제방건설로 파괴되거나 농경지로 전환되면서 그 면적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깨끗한 식수는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보편적인 권리이다. 그러나 지구촌에 생각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깨끗하지 못한 물로 생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건강, 교육, 일자리에도 영향을 받는다. 더 나아가 경제활동의 기초자원이기도 물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 이다.

글 : 조아라 국제사업국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