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몽골] Солонго, Солонгос? – 백조은 단원

4월, 럼과 삽으로 구덩이를 파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쯤 한국은 딸기로 만든 디저트들이 유행이고, 벚꽃엔딩은 또 차트역주행을 했을 거고, 나는 학교 잔디밭에 앉아있거나 수업을 듣거나 중간고사에 치이고 있겠네.”

참 신기했다. 같은 시간에 너무나 다른 환경 속에서 너무나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게.

하지만 5월의 나는 이런 생각(한국과의 비교)조차 들지 않는다.

여기(돈드고비)에서 먹지 못할 밀크버블티 따위 먹고 싶다는 생각조차 안 든다.

그만큼 나는 이 생활에 적응했고 어느 새 일상이 되었다.

(5월말에 우박이 내리고, 갑자기 정전이 되고, 모래바람으로 5일 동안 인터넷이 끊기는 것만 빼면)

주민들과 같이 일하는 것 또한 점점 적응이 되는 듯하다.

처음에는 인사하는 것조차 어색해서, 쭈뼛거렸는데 이젠 몽골식 “어이구 김사장 반갑구만, 반갑구만.”인사도 한다. 항상 피곤한지, 추운지 물어봐 주시고 (근데 내 얼굴이 되게 피곤해 보이나보다. 눈만 마주치면 물어 보신다;;) 바지 하나만 입었다고 혼내시고, 출근길에 만나면 자리를 만들어서라도 꼭 태워주신다. 몽골의 엄마, 아빠 같은 분들이라고 했던 공대리님의 말씀이 뭔지 알 것 같았다.

 

5월_에세이_백조은_사진

 

멀리서 주민 분들을 보는데 어떤 한 팀의 옷이 무지개 색깔이었다. 재미있기도 하고 눈에도 확 띄어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 이 사진을 찍으면서 문득 우리 모두가 무지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주민들과 우리는 모두 각자의 색을 가지고 있다. 따로 떨어져 있을 때는 각자의 색만 보이지만, 모두가 모여 무지개를 이뤘을 땐 또 다른 색을 만들어낸다. 나는 그들이 더 크고 아름다운 무지개(Солонго)를 만들 수 있도록 보탬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 그런 한국 사람(Солонгос)으로 기억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