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3-[이재흥의 자연속으로] 말똥가리의 식사

 


야생의 세계에 들어서면 보이는 것마다 호기심으로 가득 차게 마련이다. 늘 예상치 못했던 광경이 벌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들녘에 들어서니 먼발치에서 맹금류 한마리가 무언가를 열심히 뜯어먹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좀 더 다가가니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고라니 한마리가 또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된지 오래인 듯 앙상한 뼈만 솟아있었다.

말똥가리 한 녀석이 주변의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남겨진 먹이를 열심히 먹고 있었다. 말똥가리가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은 또 다른 강자가 먹잇감을 지켜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철엔 이처럼 큰 동물의 사체는 각종 맹금류들의 먹이가 될뿐만 아니라 야행성 너구리나 삵과 같은 포유류들의 배를 채우게 되는 먹이가 된다.

그래서 야생 동물들은 스스로 사냥하지 않은 먹이를 발견하게 되면 바로 달려들지 않는다. 신중치 못하게 접근했다가는 은밀한 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또 다른 강자의 공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물들은 먹잇감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