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몽골] 안녕 돈드고비, 안녕 몽골! – 이보람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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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과의 첫 만남, 징기스칸 광장에서.
처음으로 몽골 시내 구경을 했던 날인데, 굉장히 추웠다.

추위와 칼바람을 뚫고 자이승 전망대에 올라갔다.
자이승은 엄청 부자동네인데,
그 맞은 편으로 끝없이 커져가는 게르촌이 보인다.

빈부 격차와 게르촌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기분이 왠지 이상해졌다.

4
언니와 단 둘이서 처음 조림지 갔던 날.
처음에는 수종 구분도 힘들었고, 몽골어로 나무 이름 외우는 것도 헷갈렸다.

이제는 이 사진만 봐도 저 나무는 무엇인지,
몇 조림지, 어디쯤에 심겨져 있는지 알 수 있다.

5
꼬마 손님들의  방문.

집주인 아주머니가 유치원 선생님이다.

새싹이 돋아나고, 나무에 잎이 나기 시작하던 봄 어느 날,
아주머니와 귀여운 꼬마손님들이 조림지를 방문했다.
고사리 손으로 조심 조심 물을 들고 가서 나무에 주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이 꼬마 손님들이 주민들과 우리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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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기노르 방문.

어기노르에서 바양노르, 다신칠링, 어기노르 세 지역 전체 주민 직원 교육이 있었다.

돈드고비에서부터 울란바타르로, 울란바타르에서 어기노르까지
600km 정도 되는 긴 여정이었다.
물이 귀한 고비 지역에서 호수가 있는 어기노르에 가니 완전 다른 느낌이었다.

다른 지역 주민들과 좋은 만남, 좋은 시간을 보냈었다.

새로 맞춘 델을 입고 갔는데, 다들 예쁘다고 칭찬해줬다.
바양노르 주민 중 한 분은 사진도 찍어가셨음ㅎㅎ 

7
뜨겁고 강렬한 몽골의 여름!

돈드고비 나담 축제 때 찍었던 사진. 몽골은 아직도 전통이 잘 지켜지고 있어서,
몽골 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다.

씨름, 말 경주, 활 쏘기를 구경하지 않아도
화려한 델을 입고 나담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속에 있다는 거 자체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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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서 콧물까지 났던 날.

8월인데도 오전에 추워서 패딩을 입었다. 심지어 콧물까지 남!

여름에도 오전에 패딩을 입을 일이 종종 있었다.

돈드고비는 햇빛이 엄청 뜨겁긴 하지만, 건조해서 그늘에 있으면 시원하다.
그리고 해가 없는 흐린 날은 쌀쌀함.

9
돈드고비 식구들의 외출.

9월엔 돈드고비, 에르덴 지역 주민들의 교육이 있었다.

오랜만의 외출에 모두가 설레고 들떴었다.
모든 교육이 끝나고 집에 가기 전, 주민들과 사진을 찍었다.

모두의 웃음이 끊이지 않은 아름다웠던 그 시간.
5
개월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10
불타는 쫑파티!

조림 사업이 끝나던 날, 노래방에서 쫑파티를 했다.
우리 주민 분들이 이렇게 흥이 많으셨구나를 제대로 느낀 날!
우리가 체력이 딸려서 힘들어했음.

떠날 준비를 하는 지금보다 조림 사업이 끝날 때가 더 아쉽고 슬펐다.
매일 만나던 주민들과, 조림지와 마치 영원히 이별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맘 때쯤 자주 울컥울컥 했음ㅋㅋㅋ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주민들을 만나면 우리가 늘 손 흔들며 인사를 했다.
조림사업이 끝날 무렵, 퇴근길에 저 멀리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우리 아주머니 한 분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셨다.
이제는 이렇게 인사도 못하겠지 싶어 울컥했다.

그리고 그 순간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기억에 남아있다.

저물어 가는 해, 노을에 비친 조림지,
그리고 우리에게 손 흔들며 인사하는 아주머니
한국에 가도 이 순간이 종종 생각날 것 같다.

11
리얼 겨울.

몽골의 겨울은 정말 춥긴 춥다. 추운데, 옷 따뜻하게 입으면 괜찮다.
대신 마스크 안하고 모자 안 쓰면 볼이 터지고 귀가 떨어질 것 같음.

겨울이 시작되자마자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였다.
허허벌판에서 푸른 초원, 그리고 하얀 설원까지.
계절의 변화를 생생하게 느꼈다.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자연이 생생하게
느껴질 때 모든 스트레스가 풀리며, 정말 행복해진다.

12 화려한 몽골의 연말.

몽골의 연말이 아주 화려하다는 걸 연말이 돼서 알았다.

화려한 옷을 입고, 신나게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연말을 즐긴다.

솜청에서 주최하는 신질파티(새해파티)에 초대 받아서 갔다왔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몽골 사람들은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춘다.
나는 흥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그런지 흥이 많고,
노래와 춤으로 흥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이 날도 음악이 연주되면 남녀노소 모두가 즐겁게 춤을 췄다.
나도 용기내서 우리 팀장님과 잠깐 춤을 즐겼음.

아무도 나를 보지 않고, 신경쓰지 않으니 춤을 못추는 건 상관이 없었다.
그냥 모두가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됐던 시간이었다.

 

1, 2월 겨울에 만난 새로운 인연.

1, 2월 한국어 교실을 하면서 새로운 만남이 많았다.

한 번도 남을 가르쳐본 적도 없고, 몽골어도 잘 못하니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나름 잘 했던 것 같다. 왜냐면 꾸준히 사람들이 왔으니까ㅋㅋㅋ

내가 잘 못 알아 들어서 몇 번이나 똑같은 말을 계속 해야 되는데도
늘 웃어줬던 고마운 사람들
.

많이 부족한 선생님인데도 늘 잘한다고 격려해줬던 고마운 사람들.

나중에 이 아이들에게, 그리고 이 분들에게 내가 어떻게 기억될까?

비록 기억 속에선 잊혀지더라도 나와 함께한 지난 11주가 즐거웠길.

 

다시 짐을 싸고 있다. 지나고 보니 1년이란 시간이 참 짧게 느껴진다. 올 때보다 짐이 반이나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짐 싸기는 힘들다. 이별의 아쉬움이 크지만, 오랜만에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에서 내가 1년을 살게 될 거라곤 2014 11월 초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우연히 단원 모집 공고를 보고 홀린 듯 지원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일하기 전 가슴이 설렜다. 생활적인 부분에서 한국보다는 조금은 부족한 환경이었지만, 지난 1년간 나의 행복지수는 거의 100에 가까웠던 것 같다.

몽골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과 추억들. 지난 1 12달은 매 순간이 온전히 기억될 것 같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거야라는 노래 가사처럼 영원한 헤어짐이 아닌 다음을 기약하며,
안녕 돈드고비, 안녕 몽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