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몽골] 이젠 안녕 – 박세영 단원

2012년. 나의 대학생활 마지막학기. 이날은 평범한 날 이였지만, 기억에 남는 날이다. 나는 기숙사 생활을 했었는데, 우리 학교는 기숙사가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 강의실을 갈 때 면 높은 곳에서 학교 전경을 바라보면서 내려오게 된다. 혼자서 노래를 들으며 내려오는데 그때마침 공일오비의 이젠 안녕 이라는 노래가 나왔다. 노래 가사하며, 내가 지금 보고 있는 풍경, 그리고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시간은, 잠시 감성에 젖기 충분했다. 노래가 흐르는 4분정도의 짧은 시간 이였지만, 대학생활이 카메라 필름이 감기 듯 차르르륵 떠오르던 시간이기에 이 날은 나의 소중한 기억중 하나이다.

2015년. 나는 또, 이젠 안녕을 듣고 있다. 이별을 앞두고 안녕을 해야 할 때 마다 떠오르는 이 노래는 몽골생활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몽골에선 어떤 노래와 장소가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줄지 궁금하다. 기숙사에서 내려오던 길처럼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곳일까?

돈드고비에서 내가 좋아하는 높은 곳은 3곳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큰 마두금 동상이 있는 하르어워 공원, 3조림지 뒤쪽으로 언덕을 오르면 있는 어워, 4조림지 우물집. 4조림지 우물집은 우리 조림지를 한 눈에 잘 볼 수 있다. 일을 하다가 앉아서 바라보고 있으면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고맙고, 그냥 ‘좋다’라는 느낌을 주던 곳. 3조림지 뒤쪽 언덕은 기분전환에 좋은 곳. 앉아서 마을과 조림지를 바라보고 있으면 생각도 정리 되고, 지평선이 보이는 대지위로 바쁘게 움직이는 구름의 그림자는 나의 시간을 위로해 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하르어워, 내가 1년 동안 살던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돈드고비의 전망대 같은 곳이다.

이 세 곳에서 봤던 풍경과 그때의 생각들은 아마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 세 장소에 다시 오는 날이 있을까? 얼마나 그리워할지 예상조차 할 수없는 이곳. 돈드고비.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특별할 것은 없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안녕을 하게 되는 날이 오길 바라며… 

몽골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 가장 보고 싶을 우리 돈드고비 주민들, 더르찌, 활동가분들, 다른 봉사자들, 동네사람들, 조림지, 나무들, 흐물, 종이접기교실 학생들, 자주 가던 슈퍼, 콜라, 만달호텔, 우체국, 은행, 길거리, 내방, 우리 집, 집주인식구들, 나담 경기장의 풍경, 아름답던 몽골의 자연, 춥던 봄, 파릇한 여름, 짧지만 아름다운 가을, 춥고 또 추운 겨울, 주민들과 먹던 허르헉, 단합대회, 친추소스, 빌게아저씨네 게르, 오타(연기)냄새, 무서운 개들, 흙먼지, 작은 놀이공원, 음식점, 호쇼르, 아이락, 수테차, 하르차, 집들이, 신질, 쫑파티, 춤, 몽골노래, 텃밭, 차가나 와 퉁가, 그리고 오르마. 

사랑할 수밖에 없는 몽골, 고마운 기억인 돈드고비 이젠 안녕!